데일리NK 입수 살림집 이용허가증 “2개월 내 미입주시 허가 무효”

농촌 살림집이용허가증
농촌 살림집 이용허가증. /사진=데일리NK

북한 주민이 도시 주택을 배정받으면 15일 안에 주민등록 등 관련 수속을 하고 2개월 내에 이사를 마치도록 북한 살림집(주택) 이용 규정이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주택을 배정 받아도 입주 기한을 지키지 않으면 살림집 이용을 무효화 할 수 있다고 데일리NK가 입수한 살림집 이용 허가증(입사증)의 이용자 준수사항에 기록돼있다. 

북한은 주택을 살림집으로 부르고, 도시와 농촌 주택으로 구분한다. 최근 본지가 입수한 살림집 이용허가증도 도시와 농촌 두 종류이며, 내용도 상이하다. 

도시 살림집 이용 허가증은 푸른색 컬러이지만, 농촌 주택 이용 허가증은 갱지에 타이핑 형식으로 허가 내용과 준수사항이 기록돼 있다. 

허가증은 지역 인민위원회 도시경영과에서 발급하기 때문에 지역별로 종이의 질이나 색상, 형태 등에서 차이가 있다. 

농촌 지역 이용 허가증에 ‘지붕에 호박과 포도 넝쿨을 올리지 못한다’는 규정이 이채롭다. 북한 주민들은 지붕을 식량생산에 활용하기 위해 호박 넝쿨을 올리는 경우가 많은데 이 때문에 지붕 기와 등이 손상되기 때문이라고 소식통은 전했다.

살림집 이용허가증(도시지역 살림집 이용허가증. /사진=데일리NK

주택이용 허가증의 첫 장에는 ‘살림집 이용허가증’이라는 제목과 함께  ‘조선민주주의 인민공화국’이라고 하단에 굵은 글씨로 씌어져 있다. 여전히 제도적으로 북한 주택은 국가소유이며 주민은 이용권만을 가진다는 원칙을 시사하는 것으로 보인다.  

허가증 내지에는 주택을 이용하는 해당 주민의 집 주소와 호동 및 호실, 주택 형태가 단층인지 복층인지 여부를 기록하도록 했다. 그리고 난방형식도 온돌이나 기타 방식 등을 기록하도록 했다. 이러한 내부 조항은 살림집법 20조에 따른다. 

이 허가증을 제보한 내부 소식통은 “입사증에서 주민들의 이주 현황을 파악하기 위해 전현 거주지를 모두 기록하도록 했고, 가짜 입사증 유통을 막기 위해 등록대장의 순서인 입사 번호를 기록하도록 했다”고 말했다. 북한에서는 2000년대 들어 주택의 분양과 판매가 활성화 되면서 가짜 입사증이 나돌기도 했다.  

살림집에 대한 간단한 소개와 함께 허가증에는 주택 이용자의 이름과 직장 직위뿐만 아니라 전 이용자의 직위와 이름도 기록하도록 했다. 전 거주자 기록은 과거 입사증에는 없다가 새로 만들어졌다. 주택 파손이나 변형 등에 대한 책임을 묻기 위한 조치로 보인다. 

북한 살림집 이용자 준수사항에는 이용자가 건물 구조와 용도를 바꿀 수 없도록 하고 있다. 특히 도시 지역 아파트의 임의적인 변형으로 인한 사고가 발생하면서 주택 개조를 철저히 금지하고 있다. 

소식통에 따르면, 2010년 이전의 아파트는 대부분 전실(거실)이 없고 구조도 조잡하게 설계돼있다. 최근에는 아파트 베란다와 전실 등이 갖춰지고 면적도 넓어지는 추세다. 

살림집이용 허가증을 받고 입주를 한 주민이 지켜야 하는 준수사항은 총 8가지로 나온다. 비품을 파괴하거나 허가 없이 주택을 다른 사람에게 넘겨줄 수 없고, 살림집 이용자가 제시한 준수사항을 지키지 않을 때에는 법적 책임을 지도록 했다. 

한편, 북한에서 주택을 국가가 배정해주는 경우는 평양이나 영예군인 등 일부 계층에 제한되고 대부분은 개인 거래를 통해 이뤄지기 때문에 북한의 입사증 제도는 당국이 주택을 관리하기 위한 목적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