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운동권에 지각변동 온다

▲ ‘학생운동대토론회’에서 발표하고 있는 경희대 임교범 총학생회장 ⓒ데일리NK

한총련 등 친북반미적 성향의 단체들이 주류를 이뤘던 학생운동권에 지각변동이 예상된다.

세계화 시장경제, 북한인권개선 등을 주요 활동목표로 내건 ‘자유주의대학생네트워크’(www.jayou2006.net)가 출범을 기념해 25일 오후 경희대에서 ‘학생운동대토론회’를 개최했다.

이들은 친북반미 노선을 앞세운 한총련 계열과 반자본주의 운동을 표방한 ‘다함께’ ‘민주노동당 학생위원회’ 등으로 나뉘어져 있던 기존의 학생운동권을 정면으로 비판하면서 새로운 학생운동 그룹으로 등장하게 됐다. 이들은 기존 학생운동 그룹과의 공개토론회를 제안하는 등 학생운동 진영 내 사상이념 논쟁이 뜨거운 감자로 떠오를 것으로 보인다.

이들은 “과거 학생운동이 한국사회의 민주화에 일정정도 기여했고 그 정신은 숭고한 것”이었다고 긍정성을 인정하면서 “그러나 기존의 한국 학생운동은 변화된 시대를 따라잡지 못하고 오히려 역행의 방향으로 나아가 학생들과 유리되어 가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한국의 청년학생들은 과거 운동권 세력이 만들어 놓은 친북반미와 반시장, 반기업 정서에 편승해 있거나, 사회 문제에 등을 올리고 자신의 취업과 신변 안위에만 관심을 가져 제대로 된 자기 역할을 하고 있지 못하다”며 “변화된 사회에 맞는 새로운 담론을 제시해 청년에게 주어진 시대적 과제를 실천하고자 한다”고 출범 이유를 밝혔다.

‘자유주의대학생네트워크’ 이복화(명지대 정치외교) 대표는 “사회적으로 좌파와 우파, 뉴라이트, 뉴레프트 등의 사상운동이 치열하게 벌어지고 있는 반면 대학 내에서는 여전히 한총련을 필두로 한 기존의 학생운동 세력이 주류를 형성하고 있다”면서 “앞으로 이러한 운동단체들과 사상 이념적으로 적극적 토론에 나서, 대학생들이 가져야 할 진정한 진보적 가치를 대학 내에 알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날 토론회에는 ▲학생운동의 역사와 평가 ▲대학 내 북한인권운동의 의미 ▲반미를 중심으로 본 외교안보문제 ▲한국사회 반시장 반기업정서 ▲세계민주화와 테러/전쟁/기아 ▲학생회의 위상과 역할 등 6개 주제에 대한 발표가 이뤄졌다.

대학 내 북한인권운동의 의미를 주제로 발표한 <북한인권청년학생연대> 유현수 사무국장은 “2~3년 전에 비해 북한인권문제에 대한 대학생들의 관심은 놀라울 정도로 증가하고 있다”며 “북한 주민들의 인권을 생각하는 우리들이야말로 진정한 친북주의자”라고 주장했다.

새 학생운동 ‘북한인권’ 제시해야

유 사무국장은 “북한인권문제는 한총련 등 친김정일 세력의 아킬레스건으로 학생운동의 새로운 아젠더가 되어야 할 과제”라며 “우리는 북한인권문제를 민족주의 시각에서 접근하는 것이 아니라 한국의 세계화, 선진화의 과정에서 가장 시급하게 해결해야 할 문제 중 하나로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한국사회 반미정서에 대해 발표한 ‘한국대학생정치외교연구회’ 김정훈 회장은 “실제로 촛불시위에 나가 참가한 사람들을 만나 본 결과 미국을 반대해서기 보다는 호기심과 분위기에 휩쓸려 참여한 사람들이 많았다”면서 “한국사회 내에 반미정서가 강하다고 보기보다는 언론 등을 통해 확대된 면이 있다”고 밝혔다.

한미간 갈등을 좁히고 반미감정을 완화시키기 위해서는 “대북 문제에 대한 양국간의 의견조정과 경제적인 면에서의 중요성도 이해를 같이 해야 한다”며 “반미정서의 중심인 한국의 젊은 세대에게 실질적으로 다가갈 수 있는 공감대를 형성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날 토론회에는 경희대총학생회, 성균관대총학생회, 전북대총학생회, 북한인권청년학생연대, YLC(Young Leaders Club), 한국대학생정치외교연구회, 통일을 준비하는 대학생연합, Young Challenger21 등 8개 단체가 참가했다.

<자유주의대학생네트워크>는 향후 대학운영에서의 자유주의 개혁, 새로운 학생운동체 건설, 한국사회 자유주의 개혁 운동을 펼치기 위한 다양한 토론 모임과 학술활동을 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토론회가 열린 경희대 네오르네상스관 앞에서는 경희대학교 ‘다함께’ 모임 학생 20여 명이 ‘미국 중심의 세계화를 반대한다’ ‘북한인권문제를 정치적으로 이용하지 말라’ 등의 구호를 외치며 토론회 개최를 반대하는 피켓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양정아 기자 junga@dailynk.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