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국자 “러시아 행보 우리에게 플러스 요인”

러시아가 한국의 포사격 훈련이 한반도 긴장을 고조시킨다며 유엔 안보리 긴급회의 소집을 요구한 데 이어 의장성명을 도출하기 위해 ‘북한 규탄’ 내용에 동의하는 등 한반도 문제에 능동적인 역할을 자임하고 나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김성환 외교통상부 장관은 21일 국회 외교통상통일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러시아가 회의를 소집했고 성명서 채택과정에서 (북한) 규탄에 동의한다고 했다”며 “언론에 공개했던 문안보다 훨씬 강한 문안에 러시아가 동참했다”고 밝혔다.


물론 러시아는 한국 정부의 서해사격훈련에도 공식적으로 반대 입장을 표명, 중재자 모습을 보이려고 애쓰고 있다. 러시아는 한반도 긴장을 더욱 고조시킬 수 있다는 이유로 한국의 서해상 사격훈련과 북한의 대응 사격 자제를 요청했다. 사격훈련이 끝난 이후에는 한반도 안정을 위한 6자회 재개를 요구하고 나섰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러시아가 실제로 한반도의 긴장고조를 우려하는 측면도 있지만 최근 북핵 문제 등 한반도 정세가 미중 중심으로 전개되는 것을 경계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북핵문제에서 중국이 한미일에 대해 중재자 역할을 하는 데 반해 소극적인 태도로 한반도 역내에서 입지가 좁아진 러시아가 운신의 폭을 넓히기 위한 행보라는 관측도 제기된다. 북한 감싸기로 일관하는 중국과는 다른 색깔로 한반도에서 역할 확대를 기대하고 있다는 것이다.


외교부 고위 당국자는 안보리에서 러시아의 행보에 대해 “우리에게 플러스이며, 고맙게 해준 것”이라면서 “강대국들은 자기 이해가 걸리면 어떠한 행보를 보이는데, 말하자면 피스메이커(중재자)처럼 보이기를 원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향후 러시아는 철저한 국익중심의 행보를 보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른 정부 관계자는 “러시아는 기본적으로 비핵화를 위한 NPT체제를 지지하고 있기 때문에 북한이 핵을 개발해 이단아처럼 되는 것을 우려하고 있다”면서 “특히 안보리 상임이사국으로서 최근 이와 같은 행보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정은숙 세종연구소 연구위원은 데일리NK와의 통화에서 “러시아는 한반도의 정세가 미중 중심으로 흘러가는 것을 꺼리고 있다”면서 “이번과 같이 적극적인 행보를 보여, 대북 지렛대를 회복하고 한반도에서의 영향력을 키우려는 의도가 읽혀진다”고 분석했다.


특히 정 연구위원은 “중국과 러시아가 북한을 감싸는 나라라는 이미지를 탈피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볼 수 있다”면서 “이런 가운데 최근 러시아의 행보는 중국과 차별성을 두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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