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납북자 송환은 정부 몫…운동은 NGO 중심으로”

▲ <피랍탈북인권연대> 도희윤 대표 ⓒ데일리NK

북한의 미사일 발사로 남북관계의 현안이었던 납북자 문제는 국민의 관심에서 실종된 느낌이다.

지난달 고교생 신분으로 강제 납치된 김영남씨 모자 상봉을 계기로 납북자 문제는 중요한 이슈로 떠올랐다. 이와 함께 납북자 운동이 기로에 놓여있다는 지적도 제기되었다.

북한에서 기자회견을 연 김씨는 모친 앞에서 납북 사실을 전면 부인하고 자신의 문제를 정치적으로 이용하지 말라는 메시지를 일본과 남한에 보냈다. 그는 강제 납치가 아닌 ‘돌발입북’을 주장했고 일본인 납치피해자 요코다 메구미가 자살했음을 강조했다.

북한은 김씨를 통해 그동안 납북자는 한명도 없다는 주장을 정당화 할 것이며 메구미씨 문제를 일단락 지으려 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러한 북한의 정치적 이용을 납북자 단체들은 우려했지만 80세가 넘는 노모와 막내 아들의 만남을 막을 수 없었다.

결국 김 씨 모자 상봉으로 납북자 문제가 국내외의 높은 관심을 받는 계기가 되었지만 납북자 문제 해결이 한층 어렵게 된 역설적인 상황에 놓이게 된 것이다.

<피랍탈북인권연대> 도희윤 대표는 “북한이 정치적으로 이용할 것으로 충분히 예상했지만 가족들의 소원이 상봉이기 때문에 어쩔 수 없었다”면서 “향후 납북자 운동을 이어가기 위해서는 기존 납북자 단체들의 결단이 필요한 시기”라고 말했다.

또 그는 이제 가족들의 역할은 끝났으며 그동안 분열되어 있던 납북자 단체들의 단합과 이를 통한 정부 압박을 강조했다.

그는 “김씨 모자 상봉으로 조성된 사회적 관심을 바탕으로 납북자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해야 한다”면서 “이제는 납북자 송환 등 근본적으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납북자 단체들은 정부가 적극 나서도록 압박해야 한다”고 말했다.

<납북자가족모임> 최성용 대표와 함께 납북자 송환운동을 주도해온 도 대표에게 납북자 운동의 방향에 대해 들어봤다.

-김씨 모자 상봉이 북한 미사일 발사로 벌써 잊혀지고 있는데…

김씨 모자 상봉은 가족 입장에서는 뜻 깊은 일이다. 최계월씨는 막내를 보면 죽어도 여한이 없다는 말을 했다. 이게 부모의 마음이다.

그러나 김씨 모자 상봉을 계기로 납북자 운동이 기로에 놓였다고 볼 수 있는데 이럴 때일수록 납북자 단체들이 의기투합해야 한다.

-북한은 결국 김씨 입을 통해 ‘납북이 아니다’며 정치적으로 이용하고 말았다

“납북자 송환은 정부의 몫”

충분히 예상했다. 회견을 보면서 김씨는 북한이 내놓을 만큼 ‘준비된 사람’이라는 것을 느꼈다. 김씨는 북한이 걱정하지 않아도 될 교육이 잘된 사람으로서 북한의 입장을 십분 대변했다. 어떻게 보면 1970년대 북한이 전략적으로 납치, 공작원 교관을 육성시킨 결실을 본 것이다.

-김씨 모자 상봉을 통해 납북자 송환운동이 뒷전으로 밀릴 수 있다는 의견이 있다

납북자 가족들은 당장이라도 납북 가족의 생사확인과 상봉을 간절히 원한다. 남북한 정부는 납북자 문제를 이산가족 차원에서 다룬다. 이산가족 차원에서 다루면 상봉하고 싶다는 가족들의 희망과 일치하지만 송환은 뒷전으로 밀릴 수 있다.

그동안 몇 차례 상봉이 이루어졌지만 송환은 이루어지지 않았다. 송환은 정부의 몫이다. 정부가 송환에 적극적인 의지를 보이지 않고 있는데 납북자 단체들이 압박해 정부가 적극적으로 나서게 만들어야 한다.

-그동안 정부의 납북자 대책을 어떻게 보나?

정부는 납북자 문제에서 북한에 끌려 다녔다. 정부가 소극적인 모습을 보이니까 대의 기관인 국회도 소극적이었다. 특히 야당은 과거 여당시절 납북자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 컴플렉스 때문에 구체적인 방식을 찾지 못하고 있다.

정부는 적극적으로 납치문제 해결에 나서고 있는 일본의 덕을 봤다. 일본이 메구미씨 납치 문제를 강력히 제기하는 과정에서 국내 납북자 문제가 부각되고 납북자 운동도 힘을 얻은 것이 사실이다.

“日 납치자 문제 해결되면 국내 납북자 해결 어려워져”

그러나 일본 납치자 문제가 완전히 해결되고나면 (납북자에 대한 관심이 줄어들어) 국내 납북자 문제 해결이 더욱 어려워질 수도 있다. 그래서 정부는 일본을 활용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정부는 납북자 문제만큼은 일본을 벤치마킹 해야한다. 즉 북한을 정면으로 상대해야 한다. 그리고 정부는 남북 관계의 시작이 납북자 송환이라고 인식하고 송환에 모든 것을 집중해야 한다.

-NGO들은 김씨 상봉을 계기로 정부가 구체적으로 어떤 일을 해야 하나?

우선 김씨 회견내용에 대해 정부가 공식입장을 발표해야 한다. 즉 정부는 김씨가 주장한 것에 대해 어떤 대응을 할 것이며, 향후 납북자 문제를 어떻게 풀 것인지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을 국민들에게 알려야 한다.

북한에 끌려다니는 것이 아니라면 국민들에게 알려야 한다. 또한 NGO들은 정부와 함께 고민하는 시간을 가져야 하며 정부가 적극적으로 문제제기 해야한다.

–<납북자가족모임> 최성용 대표는 일본의 납북자 단체를 비판하며 연대하지 않을 것을 밝혔는데 이에 대해 의견은?

김영남 모친 최계월씨의 일본 방문에서 한일간의 입장 차이가 있었다. 최씨 가족을 비롯해 <납북자가족모임>은 기구한 우연으로 사돈이 된 가족 만남 차원에서 방일을 했으나 일본측에서는 한일 연대를 강조한 만남을 원했다. 이렇다 보니까 문제가 생겼다.

“전문가 중심의 납북자 운동되어야”

그러나 한일 연대는 필요하다. 이러한 문제가 짧은 시간에 해결되지 않겠지만 향후 좋은 기회를 마련해 한국과 일본이 같이 가야한다.

-국내 납북자 단체들 간의 분열로 납북자 운동이 파편화 됐는데 이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은?

오해가 있는 부분이 있다. 가족들이 냉정을 찾아야 한다.

납북자 운동이 가족 중심, 즉 이해 당사자들이 운동을 하다보니까 내부 단합과 공감대 형성이 어렵다. 단체들 간의 적절한 협력과 지원을 해주는 관계가 되어야 하는데 그렇지 못했다.

또 납북자 단체들을 지원할 수 있는 전문가들이 참여하지 못했다. 이제는 탈피해야 한다. 납북자 단체에 관심 있는 전문가들과 단체들이 하나 되어 합의점을 이끌어 내야한다.

-향후 납북자 운동의 방향은?

김씨 문제로 납북자 문제를 접근하면 북한에 또 이용당 할 수 있다. 이제는 김씨 문제가 아닌 납북자 전체의 문제와 송환에 초점을 맞춰 납북자 운동을 펼쳐야한다.

또 이제는 가족을 넘어서야 할 때다. 그동안 가족들에게 많은 기대를 한 것이 사실이다. 앞으로는 정부가 적극 나서야 한다. NGO들도 서로간의 차이를 인정하고 단합하여 정부를 압박하는 데 힘을 집중해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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