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회담 결렬 알리고 인민의 결정에 따르라

북미정상회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베트남 하노이 메트로폴 호텔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만나 환담과 만찬을 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27일 보도했다. / 사진=조선중앙통신 홈페이지 캡처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렸던 제2차 북미정상회담이 결렬됐습니다.

김정은 위원장은 ‘영변핵시설을 폐기할 테니, 철광석 수출, 석유 수입, 해외 노동자 파견을 비롯한 다섯 가지 제재를 해제해 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 정도면 사실상 전면 제재 해제를 요구한 것’이라면서 ‘영변핵 시설 뿐 아니라, 다른 지역의 핵제조 시설과 제조한 핵무기 등에 대해서도 보고서를 제출하고, 폐기해야 한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양측의 입장 차이가 커서 이번 회담에서는 합의에 실패했습니다.

예순 시간 동안 기차를 타고 의기양양한 모습으로 베트남 하노이로 향했던 김정은 위원장은 결국 씁쓸한 표정을 하고 빈손으로 평양에 돌아왔습니다. 회담 당일 일곱개의 회담관련 기사를 내보냈던 노동신문은 회담 결렬 사실을 인민에게 알리지 않고 있습니다. 조선중앙통신이 “김 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조선반도의 비핵화와 북미관계의 획기적 발전을 위해 앞으로도 긴밀히 연계해 나가기로 했다. 새로운 상봉을 약속하며 작별인사를 나누었다”고 짤막하게 보도했을 뿐입니다. 사실상 미국과의 회담 결렬 사실을 숨기고 있는 것입니다.

‘종전선언과 제재해제라는 거창한 성과를 낼 것처럼 큰 소리 치다가 성과를 내지 못한 것이 민망’하기 때문일까요? 아니면, ‘장군님은 못하는 것이 없는 줄 알았는 데, 성과 하나 없이 빈 손으로 돌아왔다’는 식의 소문이 두렵기 때문일까요?

사실, 중요한 것은 합의에 실패한 이유가 무엇이며, 앞으로 어떻게 할 것인가 하는 문제입니다.

이번 북미회담에서 합의를 끌어내지 못한 것은 두 가지 이유가 있습니다. 먼저 협상 전술 차원에서, 북측이 ‘제재 해제 폭을 지나치게 크게 제시한 것입니다. 북 측은 지하자원 수출, 석유 수입, 해외노동자 파견 금지 등 다섯가지 제재를 해제해달라고 요구했습니다. 미국으로서는 이 다섯가지는 핵심적인 제재 항목이며, 이를 해제하라는 것은 사실상 전면적인 제재해제로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합의가 이루어지지 못한 이유를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북한이 전면적인 제재해제를 요구했기 때문’이라고 밝혔습니다.

다음 외교 전략 차원에서, ‘핵을 보유하면서 동시에 제재를 해제한다’는 김정은 위원장의 기본 전략을 미국과 트럼프 대통령이 받아들일 수 없었기 때문입니다. 현재까지 김정은 위원장은 ‘핵을 포기할 의사가 있다’는 말은 여러 차례 했지만, 행동으로 보여주지 못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만든 핵무기와 핵 제조 시설을 모두 밝히고, 미국과 언제까지 어떤 방법으로 핵무기와 핵시설을 폐기할 것인지 논의하면서, 그에 대한 보상으로 제재해제를 요구한다면, 합의를 끌어내지 못할 이유가 없습니다.

이번 회담에서 김정은 위원장의 전략과 협상 전술의 한계가 드러났습니다. 인민에게 현재 상황을 솔직히 알리고, 의견을 물어 협상 방안을 결정해야 합니다. 수령은 당을 대표하며, 당은 인민을 대표합니다. 인민의 의견과 요구를 수렴해 북미대화 전략을 수정하고 한반도 평화와 경제 발전이라는 시대적 과제를 달성해야 할 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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