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식량난 대비?… “자강도도 자체로 먹는 문제 해결” 강조

소식통 "식량 자급자족 대비책 마련 지시에 대대적 관개·관수 공사 진행 예정"

북한 자강도의 한 지역에서 북한 기차가 지나가는 모습. /사진=데일리NK

군수공장이 밀집해 있는 북한 자강도에 대대적인 관개(灌漑)·관수(灌水) 공사가 진행될 예정이라고 소식통이 알려왔다. 식량 문제를 해결하라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지시에 따라 농사에 필수적인 용수(用水) 문제 개선에 나섰다는 것이다.

자강도 소식통은 13일 데일리NK에 “최근 당(黨) 중앙위원회가 자강도의 밭 관개·관수 공사를 결정했다”면서 “이에 따라 도(道) 당 위원회가 인민위원회와 농촌경리위원회에 관련 계획을 세우라고 지시했다”고 전했다.

소식통은 이어 “이번 공사 계획은 군수공장이 집결된 자강도 인민(주민)들의 먹는 문제를 풀어주라는 원수님(김 위원장) 심려 말씀에 따라 진행되는 것”이라면서 “자강도 전체 인민들이 자체로 강냉이(옥수수)밥이라도 실컷 배불리 먹을 수 있도록 만들라는 지시가 있었다”고 말했다.

자강도는 강계트랙터종합종장, 강계정밀기계종합공장, 2·8기계종합공장 등 민수(民需)로 위장한 군수공장이 즐비한 북한의 대표적인 공업지대다.

그 때문에 북한 당국은 기밀 유출을 막기 위해 자강도로 주민의 타지 이동을 철저하게 통제하면서 외부인이 들어오는 것도 엄격하게 차단하고 있다.

외부와 고립된 특수 지역인 자강도의 식량문제를 자체로 해결할 수 있도록 관련 시설들을 정비하고 확충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소식통은 “관개 공사에 필요한 자재와 기술 등을 국가가 철저히 도와주라는 원수님의 방침이 있다”며 “다락밭(계단식 밭)과 뙈기산밭(소토지)이 대부분인 자강도의 특성에 맞게 일체 관수자재와 양수 설비들을 모두 국가가 풀어주고 보내준다고 당에서 힘을 줘 말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공사 시작은 자체적으로 단위별로 진행하되 도, 시(市), 군(郡) 당에서 철저히 밀어주고 도와줄 예정이다”며 “지금이라도 공사를 진행할 수 있다면 당장 시작하라고 격려하는 중”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대부분 지역이 산지로 곡물을 생산하기 힘든 자강도에서 관개·관수 공사만으로 주민들의 식량문제를 제대로 해결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또한, 당국에서 자강도에 충분한 식량을 공급하는 데 난항이 예상되자 자력갱생을 강조하며 관개 공사를 진행하려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이와 관련, 유엔식량농업기구(FAO)가 지난 7월 발표한 ‘북한 코로나 19 인도적 대응 개정 보고서’에 따르면 북한 인구의 40%에 해당하는 1010만 명이 식량 부족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최근엔 이번 홍수와 태풍으로 북한의 식량 안보가 위기에 처했다는 분석도 나온 바 있다.

한편, 현재 자강도의 식량 배급 사정은 상당히 좋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소식통은 “최근 5개월 동안 자강도 내 군수공장, 특수기관, 군부대 배급이 보름분만 지급되고 있다”면서 “그런데 출근은 무조건 하라고 해 다들 고비(나물) 비빔밥을 벤또(도시락)로 싸서 갱도로 들어가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