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일성, 비핵화 지지” 외교문서 첫 공개

1960년대 북한 김일성 주석이 비핵화를 지지한다고 직접 언급한 공식 외교문서가 처음으로 공개됐다.

김일성 주석이 한반도 비핵화를 지지했다는 것은 각종 루트를 통해 전해졌지만 이같은 입장이 김 주석이 직접 써서 중국에 보낸 답신 형태의 외교문서로 확인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16일 연합뉴스가 중국 외교부 문서관리소를 통해 입수한 ‘김일성 주석이 저우언라이(周恩來) 총리에게 보낸 답신’이란 제목의 문서에 따르면 김 주석은 북한은 핵무기의 전면적 금지와 핵무기 폐기를 지금까지도, 또 앞으로도 계속 지지한다고 밝혔다.

김 주석은 1964년 10월 30일께 보낸 서신에서 “조선 민주주의 인민공화국 정부는 핵무기를 전면적으로 금지하고 핵무기를 철저히 폐기해야 한다고 일관되게 주장해 왔다”면서 “조선 인민은 핵무기의 전면 금지와 철저한 폐기를 실현하고자 평화를 사랑하는 전 세계 인민과 일치단결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김 주석은 이 서신에서 미국 제국주의의 핵위협 정책과 핵전쟁 도발 음모에 반대하기 위한 투쟁은 계속하겠다는 단서를 붙였다.

당시 김 주석이 보낸 이 서한 내용은 단서를 달긴 했지만 한반도 비핵화에 대한 김 주석의 단호한 의지를 천명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은 지난해 10월 노무현 당시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우리는 핵무기를 가질 의사가 없다. (김일성 주석의) 유훈이다. 우리의 이 의지는 확고하다”고 말했고 이에 앞서 정동영 당시 통일부 장관도 2005년 “김 위원장이 비핵화는 고 김일성 주석의 유훈이라고 말했다”고 전한 바 있다.

그러나 1960년대 북한은 핵개발에 반대한다는 원칙적인 입장을 견지하면서도 혈맹 국가이던 중국의 핵개발에는 지지하는 태도를 보였다.

김 주석은 저우 총리에 보낸 서한에서 “중국이 핵무기를 보유하고 제1차 핵실험을 성공한 것은 미국의 핵 위협에 맞선 방어적 조치로서 명백히 옳은 것”이라면서 아시아와 세계 평화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주석은 또 1965년 5월 17일 최용건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과 공동명의로 보낸 별도의 서한에서 마오쩌둥(毛澤東) 전 주석을 비롯한 중국 지도자들에게 제2차 핵실험의 성공을 축하한다고 밝혔다.

이 서한에서 김 주석은 “조선 노동당과 최고인민회의, 조선 인민을 대표해 중국이 제2차 핵실험에 성공한 것에 대해 중국 공산당과 중국 인민들 모두에게 열렬한 축하를 보낸다”며 “중국이 이룩한 성과는 미 제국주의의 핵위협에 맞서 사회주의 인민들의 평화 수호에 큰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중국 외교부는 김 주석의 서신을 비롯해 중·소 관계, 중국-인도 관계 등을 담은 1961~1965년 작성된 외교문서 4만1천97건의 기밀을 해제해 12일부터 공개한 바 있다./연합

소셜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