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양건 통전부장의 정체는?…李통일과 질적으로 달라

청와대는 29일 북한 김양건 통일전선부(통전부) 부장 방문을 두고 대선과 연결시키는 것은 역사의 흉물이라고 비난했다.

청와대가 발끈하고 나선 것은 정부가 김 부장의 방남(訪南) 목적을 ‘경제 시설 방문’이라고 밝혔음에도 언론이 김 부장의 방문 목적에 대해 의구심을 지우지 않기 때문이다.

김 부장의 방문 목적을 단순히 정상선언 이행을 위한 경제시설 방문으로만 제한하기 어려운 것은 대선을 앞둔 민감한 시기라는 점과 함께 북한 통전부가 갖는 조직적 특성 때문이다.

DJ-참여정부 이후 남북관계 발전으로 통전부가 과거 대남공작에서 각종 남북협상과 경협의 전면에 나서고 있는 것도 사실이지만, 여전히 물밑 대남 사업도 총괄하고 있다.

통일전선부는 1977년 김일성의 교시에 따라 만들어졌다. 통상적으로 대남사업담당비서가 직접 부장을 겸직할 정도로 대남공작의 핵심 부서에 해당한다. 남한의 통일부와 국정원의 대북사업 전담부서를 합쳐놓은 부서라고 보면 될 것이다.

김양건 부장이 우리 김만복 국정원장의 카운터 파트로 10월 정상회담의 막후 역할을 하고, 이번 서울 방문에서도 국정원장이 공식 초청자가 된 것에서 이러한 사실을 쉽게 알 수 있다.

통전부에는 형식상 통일부와 같은 기능을 하는 부처들이 있긴 하지만 대부분 남북회담 실무진으로 구성되고 조직의 기본 업무는 대남공작이다.

북한은 거대 대남·대외 공작부서를 가지고 있는데 노동당에 대남사업비서가 있고 그 산하에 통일전선부, 대외연락부, 35호실(테로전문부서), 작전부가 있다.

통일전선부가 다른 부서들과 구별되는 가장 큰 특징은 업무의 특성상 부서의 요원들이 공개적으로 활동한다는 점이다.

북한이 공개적으로 추진되고 있는 대남업무는 모두 통일전선부에서 다루고 있다고 보면 된다. 이런 업무에는 대남방송, 삐라 배포, 해외교포 포섭 및 친북조직 관리 등 공개적인 선전·선동 등이 속한다. 이와 같은 심리전 임무 외에도 남북 민간교류 업무도 관할하고 있다.

통전부 산하 직할부서로 직접침투과(간첩침투), 남북회담과, 해외담당과, 대남심리전 및 정보자료를 분석·연구하는 조국통일연구원 등이 있다.

이러한 부서들은 통전부의 비공개부서이며 기본 임무를 전담하는 부서들이다. 여기에서 모든 대남사업들이 설계되고 운영된다. 북한은 통전부에 이런 기능의 부서들을 만들어 놓고 주변에 외곽단체들을 배치해 평화적인 통일을 주도하고 설계하는 정부 부처처럼 꾸며 놓았다.

이러한 통전부 외곽단체로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 한국민족민주전선(민민전), 조국통일민주주의전선(조국전선), 해외동포원호위원회, 재북평화통일촉진협의회(통협), 조국통일범민족연합(범민련), 조국통일범민족청년학생연합(범청학련) , 단군민족통일협의회, 민족화해협의회(민화협),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아태위) 등이 있다.

이번 김양건 부장의 서울 방문에 동행한 인사 중 최승철 통전부 부부장 외에 원동연 아태위 실장, 강수린 아태위 실장, 이 현 아태위 참사 등 아태위 인사가 다수를 차지하는 것은 아태위가 대북사업 창구 역할을 하면서 통전부의 지도를 받기 때문이다.

통전부 산하 외곽단체는 모두 북한의 대남 노선을 관철하는 역할을 한다. 올해 조평통이 올해 지속적으로 반보수대연합을 선동해 대선개입을 노골화 한 것도 이러한 이유 때문이다. 또한 여러 통로를 통해 남한의 친북세력의 활동에 직간접 개입하고 있다.

북한이 운영하고 있는 대표적 대남선전사이트인 우리민족끼리, 구국전선, 내나라와 같은 사이트들도 모두 통전부에서 관활하고 운영한다.

김양건은 2007년 4월 통일전선부장으로 임명됐고, 국방위원회 참사도 겸임하고 있는 김정일의 핵심측근이다. 대남 기관인 아태위 부위원장겸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으로 있는 이종혁은 김정일의 김일성대 동기동창이다. 송호경 아태위 부위원장도 중앙위 부부장을 겸직하고 있다.

대남사업은 김정일이 직접 챙기는 것으로 알려진 만큼 핵심 최측근들이 대거 포진하고 있다. 따라서 대선 기간에 김양건의 돌연한 방문은 대선 정국 흐름 파악, 김영남 답방 문제뿐만 아니라 차기 정부 남북관계와 대남사업에 대한 포괄적 대책을 마련하기 위한 목적일 가능성이 크다는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