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희, 양강도 ‘소백수 특각’서 요양…사실상 유배”

▲북한 조선중당TV는 4월 15일 김정은의 금수산태양궁전 건립 업적을 다룬 기록영화를 재방송하면서 김경희가 나왔던 장면을 빼고 다른 화면으로 대체했다. 김경희(위 붉은 원안)의 모습이 포함돼 있던 작년 12월 13일 기록영화 첫 방송분과 김경희가 없는 다른 화면으로 대체해 4월 15일 재방송분(아래) 비교 모습. /사진=조선중앙TV 캡처

작년 장성택 처형 이후 ‘와병설’ ‘숙청설’ ‘사망설’ 등 갖가지 소문이 나돌았던 북한 김정은의 고모 김경희가 양강도 삼지연군에 위치한 한 특각에서 요양 중이라고 내부 소식통이 8일 알려왔다. 그러나 주민들 사이에서는 ‘말이 요양이지 유배나 다름없다’는 말이 소리 소문 없이 돌고 있다는 게 소식통의 설명이다.

양강도 소식통은 이날 데일리NK와의 통화에서 “김경희가 삼지연 ‘소백수 특각’에서 요양을 하고 있다는 소식을 보위부 간부로부터 들었다”면서 “이 간부는 ‘남편(장성택)이 그렇게(처형)되고 신경을 많이 썼는지 몰골이 말이 아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소식통은 이어 “(김경희는) 장성택이 숙청, 처형되는 과정에서 조카(김정은)와 다툼을 하다 정신을 잃기까지 했다”면서 “어떤 사람들은 장성택의 숙청에 대해 김경희가 무관심했다고 하는데 장성택의 숙청을 많이 말린 사람이 부인인 김경희였다”고 설명했다.

김경희가 요양 중인 곳으로 알려진 ‘소백수 특각’은 양강도 삼지연군 백두산지구에 위치해 있다. 이곳은 북한이 김정일의 생가라고 선전하고 있는 백두산 밀영지구와 가까운 곳이다. 때문에 평양에 의지할 곳 없는 김경희가 ‘혁명의 성지’인 백두산과 가까운 곳에서 심신을 달래기 위해 양강도를 찾은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소식통에 따르면 김경희는 남편 장성택이 처형되고 한 달 후인 올해 1월 말경에 ‘평양-혜산’행 제1급행열차를 이용해 양강도 혜산시에 왔다. 이 때문에 당시 평양-혜산행 열차는 4일간 운행이 중단됐으며, 양강도 혜산 춘동에 위치한 지구사령부(10군단, 380부대) 군인들과 혜산시, 백암군, 운흥군, 삼지연군의 보안원들이 선로보수 작업반으로 위장하고 비밀리에 호위업무를 맡았다.

소식통은 이어 “지난해 장성택이 숙청당했을 때 주민들 사이에서는 ‘늙으면 값이 떨어지는 법’이라면서 ‘고모(김경희)나 고모부(장성택)가 늙었기 때문에 조카(김정은)가 하고싶은대로 (숙청)한 것’이라는 말들이 나돌기도 했다”면서 “이제는 ‘김경희도 저러다 양강도에서 끝을 보는 것 아닌지 모르겠다’는 말들도 하고 있다”고 전했다.

소식통은 또 일부 주민들 사이에선 ‘양강도가 공기도 맑고 물도 좋으니까 요양을 하라고 (김정은이) 내려보냈겠지’ ‘고모까지 충격(장성택 숙청)받아 죽으면 체면이 안 서니까 (김경희를) 양강도에 보낸 것’이라는 반응도 나오고 있다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소식통은 “자식보다 더 어린 조카(김정은)에게서 괄시를 받다보니 가까이에 있고 싶은 생각도 없었을 것”이라며 “어쩌면 김경희로서는 부모(김일성, 김정숙)와 오빠(김정일)의 채취를 느낄 수 있는 삼지연에서 안정을 찾고 싶은 마음이었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소식통은 “올 초에 (양강도에) 내려왔다는 소식이 있은 후 지금까지 다른 소식이 없기 때문에 혹시 의식불명 상태에 빠진 것 아닌가하는 소문이 간부들 속에서 쉬쉬하며 나오고 있다”면서 “말이 좋아 요양이지, 귀향살이나 다른 게 뭐가 있냐는 말도 돌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올해 평양에서 모란봉악단이 첫 지방순회 공연으로 혜산에 내려온 점, ‘물고기’도 무상으로 준 것도 다 이유가 있었던 것 같다”면서 “김정은이 고모(김경희)가 내려가 있는 양강도의 민심이 흉흉하면 본인이 잘못됐다는 것을 입증하는 꼴이 되니까 두메산골 양강도를 챙긴 것 같다”고 지적했다.

김경희는 작년 9월 이후 공식석상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고, 지난달 중순 방영된 기록영화에서 김경희의 모습이 삭제돼 사실상 정치적 생명이 소멸됐다는 평가가 나왔다. 그러다가 같은달 말 조선중앙TV이 방영한 기록영화에서 재등장한 바 있어 숙청 가능성을 일축했다.

한편 2012년 7월 숙청된 것으로 알려진 북한 리영호 전(前) 군 총참모장이 함경북도 경성군 주을리에 위치한 ‘장령요양소’에서 여전히 감금된 채 생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함경북도 소식통은 “리영호는 2012년 숙청되고 그해 11월 정도에 이곳(함북 경성)으로 내려왔다”면서 “김정은이 요양차원에서 배려로 내려보냈다는 말이 있지만, 곧이 곧대로 믿는 주민들은 거의 없다”고 말했다.

앞서 데일리NK는 2012년 11월 총참모장에서 해임된 리영호가 숙청과정에서 부상을 입고 함경북도 경성군에 있는 요양소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고 보도한 바 있다.

소식통에 따르면 리영호가 감금된 장령요양소는 인민군 장성들이 휴양 또는 요양하는 곳으로 북한에서 백두산(2744m) 다음으로 높은 관모봉(2540m) 자락에 위치해 있다.

소식통은 “리영호가 있는 장령요양소는 호위사령부가 1차 경계를 서고 있으며, 2차 경계는 9군단이 완전 철통 감시를 하고 있어 누구도 접근할 수 없게 되어 있다”면서 “리영호는 철창없는 감옥에서 생활하고 있다”고 전했다.

1차 경계를 담당하고 있는 호위사령부는 북한 최고권력자의 경호를 전담하는 기관으로 한국의 대통령 경호실에 해당한다. 또한 2차 경계를 책임지고 있는 9군단은 1995년 군사쿠데타를 모의하다 발각돼 1996년 해체된 6군단에서 변경됐다. 9군단 사령부는 관모봉에 위치하고 있으며 함경북도 전 지역을 방어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리영호는 평양방어사령관이던 2009년 김정은이 후계자로 내정되면서 군 총참모장으로 고속 승진하며 2인자로 급부상했으며 김정일 사망 때 운구차를 호위했던 8인 중 한 명이다. 그러나 2012년 7월 소집된 노동당 정치국 회의에서 ‘신병’ 이유로 전격 해임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