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연법 제정 1년 맞아 검열·총화…문제 있는 일꾼들 해임

북한 강원도 원산 지역의 교통안전교양실 앞에서 담배를 피우고 있는 주민들의 모습. /사진=데일리NK

북한 함경북도 당위원회가 금연법 채택 1년을 맞아 지난 1년간의 준법 및 금연 실태를 총화하면서 법 집행에 문제를 일으킨 일꾼들을 해임시킨 것으로 알려졌다.

함경북도 소식통은 23일 데일리NK에 “함경북도당은 지난 11일 그간 금연법이 어떻게 관철돼 왔는가 하는 문제를 가지고 당, 행정, 사법기관 일군(일꾼)들과 책임자들에 대한 집중 사상투쟁회의를 진행했다”고 전했다.

도당은 이 회의를 열기 전 11월 2일부터 5일까지 나흘간 도안의 곳곳에 당, 행정, 사법기관 책임일꾼들과 전문가들을 포함한 ‘준법 집행 구루빠'(검열조)를 도·시·군에 파견해 실태를 이미 파악한 것으로 전해졌다.

소식통에 따르면 검열 구루빠는 공공장소, 보육·교육기관, 운수수단, 의료보건시설 등 금연 구역으로 규정된 곳 위주로 몰래 돌아다니면서 실태를 낱낱이 파악했는데, 이를 통해 주민들 속에서 무질서한 흡연 행위가 끊이지 않고 있다는 점을 확인했다.

아울러 검열 구루빠들은 담배공장, 수매상점, 매점들을 비롯한 봉사기관들에 나가 담배 생산 및 판매를 법에 따라 집행하라는 방침과 어긋난 행위가 나타나고 있는 상황을 종합하기도 했다.

소식통은 “회의에서는 1년간 담배공장의 생산판매지표 장부들을 확인하고 상점, 매점들의 담배 판매 실태를 종합한 데 따라 우선 당 정책을 집행하는 간부들의 태도가 우선 문제라고 날 선 비판을 앞세웠다”고 말했다.

특히 이날 회의에서는 흡연이 주민들에게 얼마나 큰 피해를 주는지에 대한 점도 언급됐다고 한다.

이와 관련해 도당은 ‘대유행 전염병(코로나19)이 아직 종식되지 못하고 있는 상태에서 흡연할 때 기도와 폐를 해치기 때문에 흡연자가 악성 전염병에 걸릴 위험성이 크다’면서 이를 뻔히 알면서도 질서를 어기는 일꾼들을 처벌하겠다고 밝혔다는 전언이다.

이에 따라 도당은 금연법을 제대로 준수·집행하지 않고 형식주의적으로 일한 일꾼들을 지적하고, 이들을 해임시키는 방식으로 처리한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회의에서는 도내 금연연구보급소를 제대로 운영·이용하지 않은 문제가 도마에 올라 관계되는 일꾼들이 해임됐고, 국가 담배생산량 외에 담배를 만들어 잇속을 채운 담배 생산단위의 일꾼들도 일부 해임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밖에 사회주의애국청년동맹(청년동맹) 단속대에 미성년자 흡연으로 단속된 실례가 있는 학교청년동맹 책임지도원들도 전부 해임됐다고 소식통은 덧붙였다.

북한은 지난해 11월 4일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 전원회의를 통해 금연법을 채택했다. 당시 이 사실을 보도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금연법을 두고 “인민의 생명과 건강을 보호하고 보다 문화·위생적인 생활환경을 마련하는 데서 모든 기관, 단체, 공민들이 지켜야 할 준칙”이라고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