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인권위 北인권 발언, 누가 무슨 말했나?

국가인권위원회 내부에서 북한인권문제에 대한 입장표명에 관해 논쟁이 일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국가인권위원회가 4일 국회 법사위 김성조(한나라당) 의원에게 제출한 회의록에 따르면 인권위는 북한 인권문제에 대한 입장표명 여부를 논의하기 위해 지난 달 26일 전원위원회를 소집했다.

전원위원회에서 각 위원들은 입장표명에 대해 찬반 토론을 벌였지만 결과를 도출하지는 못했다.

입장표명에 찬성하는 위원들은 인권위의 역할에 있어서 북한인권문제는 당연히 다뤄야 할 의무라고 지적하며, 직접적인 거론이 부담스럽다면 정부에 정책 자문을 하거나 북한인권결의안 투표때 찬성할 것을 권고하는 수준으로라도 문제제기를 해야한다고 주장했다.

반대 입장을 펼친 위원들은 북한인권문제는 북한 내부에서 스스로 해결하도록 해야하며, 인권을 무기로 북한을 압박하는 것은 현 남북 평화 무드에 소금을 뿌리는 일이 될 것이라는 주장을 펼치기도 했다.

DailyNK는 회의록 전문을 입수, 입장표명에 찬성하는 위원들과 반대하는 위원들의 주장을 요약, 공개한다.

<입장표명 찬성 또는 소극적 찬성>

◆ 김호준 위원

우리 정부나 국가인권위가 북한 주민의 인권을 거론할 수 있다고 생각함. 법리를 떠나서 정치현실을 놓고 볼 때도 남북한은 하나를 지향하기 때문에 우리가 북한인권 문제를 거론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하고, 또한 의무라고 생각함.

원활한 남북관계를 위해 북한인권문제 거론에 신중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은 부분적으로 일리가 있음. 그러나 보편적인 인권문제를 다루는데 있어서는 남북관계도 대도를 걸어야 한다고 생각함. 또한 북한도 이제는 인권문제에 관해 어느정도 면역성이 생겼다고 봄. 지난 번 북경에서 6자회담이 진행되는 동안 미국에서 북한인권특사를 했지만 베이징 회담은 결렬되지 않았음. 이젠 북한인권문제에 대해 의견 표명을 한다고 해서 남북관계가 파탄에 이른다고 생각하지 않음.

◆ 신혜수 위원

한국정부를 상대로 의견표명이나 권고안을 내는 것이 좋겠다고 생각을 함. 대상은 한국으로 온 북한 이탈주민들이 잘 정착하도록 하는 것과 차별받지 않도록 하는 것. 또 하나는 중국과 인근 몽골, 베트남을 거쳐 한국에 오기까지 힘든 과정을 거치는 북한이탈주민들에 대한 적정한 외교적, 정치적 역량을 동원해야 할 것임.

북한에 대한 의제나 안건이 국제사회에 올라왔을 때 한국 정부의 입장이 적극적으로 되었으면 함. UN인권위원회에서 북한인권 관련 결의안 때 기권이나 불참하는 것은 너무 소극적이므로 적극적인 의견개진을 하도록 인권위가 권고하는 것이 필요함.

◆ 정인섭 위원

국제사회에서는 외국의 국내문제 불간섭 원칙이라는 대원칙이 있습니다만 타국의 인권상황에 대한 일정한 의견표명, 항의, 권고 등은 법적 의미의 간섭에는 해당하지 않기 때문에 내정 불간섭 약속이 이 문제에 대한 검토에 장애는 안된다고 생각함. 북한인권문제는 한 두 번만 다루고 지나갈 대상이 아니고 우리 사회가 지속적으로 관심을 가질 문제라고 생각함. 북한을 상대로 직접적 의사표명을 할 때의 부작용이나 갈등을 생각한다면 인권위원회의 입장을 우리의 연간 보고서에 실어서 국회와 대통령에 보고가 되는 방식으로 하면 어떤가 하는 생각임.

◆ 김만흠 위원

인권위가 대외적인 인권문제에 대해서는 의견 표명한 적이 없지만(이라크 파병문제는 국가내부 정책과 관련 의견 표명한 것임) 동포애에 기여할 수 있고, 통일의 파트너가 되어야 한다는 점에서 북한 인권문제를 고려해야 함. 정부 정책을 결정하는 과정에 코디네이터 할 수 있는 부처에 제출해서 국가정책의 우선순위와 외교정책의 관점에서 반영해 주기를 바란다는 식으로 의견을 표명하는 방식이 되었으면 함.

<입장표명 반대>

◆ 원형은 위원

북한 인권은 북한(정부와 주민) 스스로가 자발적으로 자주적 차원에서 진행할 수 있도록 해야 하고, 그러기 위해 북한인권에 대한 접근은 어떤 정치적 목적성도 배제하고 실질적 방안을 고려하고, 한반도의 평화권을 우선적 가치로 삼아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 국제사회에 인도적 차원의 대북 경제지원을 보다 확대해야 하며, 탈북자 문제 특히 외부세력에 의한 탈북유도는 북 체제 붕괴 의혹을 불러일으킬 수 있으므로 중지하기를 촉구해야 한다.

북한인권문제에 대해서는 미국 정부처럼 정치적 헤게모니를 위해 위선적으로 인권의 잣대를 제시할 것이 아니라, 6.15 남북공동선언 정신을 존중하여 자유권, 사회권, 발전권 등의 범주에서 논의를 하되 평화권과 민족자주권을 우선적으로 고려해서 신중하게 접근해야 할 것이다.

◆ 이해학 위원

북한인권문제는 지금은 다룰 시기가 아니라는 생각을 함. 6.15공동선언이나 남북기본합의서에서 내부간섭을 안하기로 약속을 하고서 북한의 인권문제를 국가기관에서 공식적으로 거론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

그간 사회적으로 물의를 일으킨 북한의 공개처형 부분도 그것이 사실이라 할지라도 남쪽에서도 인혁당 처형이나 5.18광주학살 등 많은 인권탄압이 있었음. 처형하는 것을 공개적으로 했느냐 비공개로 했느냐 하는 차이만 있음. 북쪽이 그 문제를 가지고 비난을 했을지는 모르나 우리 안의 문제에 변화를 주는 데는 의미가 없었음. 지금은 남북관계의 화해와 협력을 통한 전쟁 없는 평화체제로 가자는 대명제를 정부가 몰아간다고 하면 거기에 소금을 뿌리고 찬물 끼얹은 일을 국가위원회가 안해야 한다고 생각함.

인권문제는 북한에 대한 또 다른 하나의 공격이고 압박인데 우리까지 이 문제를 가지고 앞장서서 거론한다면 평화협상에 반하는 결과를 가져올 것. 나는 남쪽에서 5.18학살자들 청문회를 하듯 북의 인권문제가 있다면 반듯이 청산할 때가 올 것이라고 생각함.

◆ 정강자 위원

위원회가 북한인권문제를 거론하기 어렵다고 보고, 입장표명하는 것에도 반대함.인권위원회가 북한인권에 대한 의견표명을 하지 않는 것도 하나의 의견표명 방식이라고 생각함.

양정아 기자 junga@dailyn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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