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의 프로젝트 룬(loon)과 김정은의 몰락

세계 최대 인터넷 검색 서비스 기업인 구글(google)이 최근 김정은 정권을 위협할 새로운 물건을 공개했다. 이름 하야 ‘프로젝트 룬(loon)’으로 헬륨 열기구를 이용해 전 세계에 무선 인터넷을 공급한다는 사업이다. 구굴은 이번 프로젝트의 가장 큰 수혜자는 폐쇄된 국가의 국민들이라고 설명한다. 철저한 폐쇄 정책으로 외부 정보가 유입되지 않고 있는 북한도 예외가 아니다.


이미 시작 단계에 접어든 이 사업은 ‘풍선으로 세상 모든 이에게 인터넷을(balloon-powered internet for everyone)’이란 모토로 요약된다. 지구 상공에 인터넷 중계기를 단 수많은 열기구를 띄우고 엮어 전 세계적인 무선인터넷망을 구축한다는 것이다. 열기구는 비와 바람의 영향을 받지 않는 지상 20km 성층권에 머물려 태양 전지로 작동한다. 공중에 떠 있는 수많은 WIFI중계기라고 보면 된다.


인류역사는 구글 같은 창의적인 기업이나 기업가에 의해 발전을 거듭해왔다. 만약 이번 프로젝트가 북한 주민들에게도 영향을 미친다면 구글은 김정은 정권 붕괴의 주역으로 기억될 것이다. 물론 구글이 노골적으로 그것을 의도한 증거는 ‘아직까지’ 없다. 그들은 단지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끊임없이 생각해내고, 구현하며 미래를 향한 큰 도박(big bet)을 하고 있을 뿐이다. 이를테면 각종 이상한 물건을 늘어놓고서 “이 물건들이 새로운 세상을 만들 것이오!”라며 너스레를 떠는 떠돌이 장사꾼 같이 말이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그 이상한 물건들(예를 들어 안드로이드 시스템)은 세상을 변화시켰고 인류의 삶을 컴퓨터와 스마트폰으로 집중시키고 있다. 아직까지 북한 주민들이 스마트 폰이나 와이파이 존(wifi zone)에서 커피를 즐길 수 있는 여건은 조성돼 있지 않지만 멀지 않아 인민이라는 이름을 벗어던지고 인터넷과 스마트폰에 능숙한 초고속 인터넷 시민으로 거듭날 수 있을 것이다.


어린왕자 김정은의 심기를 매우 불편하게 만드는 것 중 또 하나가 대북전단지(일명 대북삐라)다. 일정 시간이 지나면 대기권에서 살포되게 설계 된 대형 풍선에 담긴 대북전단지의 파급력은 미약할지언정 전혀 무의미한 물건은 아니다. 비용대비 만만치 않은 효과를 거두고 있다. 북한이 대북전단지 살포에 아주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전단지 살포를 남북관계 악화의 주된 요인으로 주장하고 있다는 점이 이를 방증한다. 그러나 한계는 북한 내륙지방이나 평양인근까지는 물리적으로 도달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만약 구글 인터넷 풍선을 통해 대북 전단지를 보내면 어떨까? 현재와 같은 문제는 일거에 해소될 것이다. 눈에 보이지 않는 대량의 웹 전단지를 북한 주민들에게 전달할 수 있는 가능성이 열리는 것이다. 혹자는 북한이 그 인터넷 풍선들을 모두 격추해 없애버리지 않을까?라며 의문을 던질 수 있다. 핵심은 인터넷 중계기를 단 헬륨 풍선은 생산 단가가 매우 저렴하다는 것이다. 성층권에 널리 퍼진 풍선들을 일일이 찾아 격추하는 비용은 만만치 않다. 결국 김정은은 자신의 머리위로 쏟아지는 웹 전단지를 속수무책으로 받아보게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북한 주민들에게 와이파이 수신을 가능하게 할 단말기(가급적 최소화된 형태)만 전해진다면 북한의 체제 붕괴를 가속시키는 주역은 구글의 풍선이 차지할 것이다.


2013년 1월 북한을 방문한 에릭 슈미츠 구글 회장은 “북한, 인터넷 환경이 매우 제한적”이라며 인터넷 개방을 촉구했다. 당시 김정은은 슈미츠의 발언을 대수롭지 않게 여겼을 것이다. 구글이라는 창의 집단이 가진 파괴력을 경험해 보지 못했거나 애써 무시했을 수 있다. 구글이 북한을 염두하며 인터넷 풍선 프로젝트를 진행했는지는 알 수 없다. 다만 인류의 운명을 바꾼 변화와 혁신은 상당수 목적의식적이지 않은 순수한 재미와 지적욕구에서 출발됐다는 것이 힌트다.


세상을 바꾸는 힘은 결국 인간의 이기심이다. 창의력은 개인의 욕망으로 인해 만들어지는 것임을 알고는 있으나 애써 부정하려는 북한의 고위층들은 정작 자신들의 머리 위로 다가오고 있는 변화의 조짐은 깨닫지 못하고 있을 것이다.


우리는 이미 몇십 년 전에 꿈같은 일이 현실화되는 세상에 살고 있다. 통일을 대박으로 만들기 위해 거시적인 전략에만 몰두할 것이 아니라 북한의 변화와 통일을 이끌 혁신적이고 창의적 ‘기술력’ 개발에도 집중해야 한다. 통일의 주인공 자리를 타국 기업에 빼앗긴다면 썩 유쾌한 일만은 아닐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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