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개드는 김정일 방중說 배경이 ‘종전선언’?

북한 김정일이 이른 시일 내에 중국을 방문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고개를 들고 있다.

일부 국내 언론들은 31일 복수의 베이징 소식통을 인용,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이 김정일에게 방중(訪中)을 요청하는 친서나 구두 메시지를 전달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과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평양을 방문 중인 류윈산(劉雲山) 중국공산당 선전부장이 30일 김정일을 만났고, 이 자리에서 류 부장이 후진타오 주석의 ‘구두친서’를 전달했다고 보도했다.

김정일의 방중 가능성을 유력하게 보는 외교 소식통들은 이 구두 친서에 후진타오 주석의 초청 메시지가 들어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그러나 신화통신은 두 사람의 회동에서 류 부장이 “새 중국 공산당 지도부는 양국 관계를 매우 중요하게 여기고 있다”고 말하자, 김정일은 “중국 정부가 전면소강(小康·먹고 살만한 수준) 사회 건설을 위해 노력하는 모습이 인상 깊었다”는 의례적인 대화 내용만 소개했다. 김정일의 방중설을 유추할 만한 특별한 언급은 없었다.

최근 김정일의 방중설이 나오게 된 배경은 주로 외부적 요인이다. 중국 공산당 17대 전대에서 신임지도부가 선출되면서 양측의 상견례가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또 하나는 한반도 종전선언과 평화체제 협상 등 한반도 정세의 굵직굵직한 현안들이 준비되고 있어 양국이 입장조율의 필요성을 느꼈을 것이라는 추측이다.

그러나 김정일의 방중 시기가 중국 지도부 교체 시기와 맞물렸던 것도 아니고 종전선언도 미국의 선 비핵화 입장이 확고해 두 정상이 만나 구체적인 진전을 이루기도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편, 김정일이 베트남을 방문하기 위해 중간 경유지로 중국을 방문할 것이라는 다소 확대된 주장까지 이어지고 있다.

상하이에서 발행되는 신문신보(新聞晨報)는 올 들어 활기를 띠고 있는 북한의 외교적 성과 가운데 하나로 김정일의 베트남 방문이 화제가 되고 있다며 기차로 방문할 경우 중국을 경유해 고위 지도자들을 만날 것으로 보인다고 이날 전했다.

김일성은 1958년 11월에서 12월 사이에 정부 대표단을 이끌고 베트남을 방문했을 당시에도 중국을 경유했으며 중국 지도자들의 영접을 받은 바 있다.

김정일은 2000년 이후 4차례에 걸쳐 중국을 비공식 방문했다. 지난해 1월 김정일이 중국을 방문한 뒤 8월에도 방중설이 나왔다. 그러나 북한은 예상과 달리 핵실험을 결행하면서 이 사실을 중국 정부에 20분 전에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정일이 만약 방중설이 현실이 된다면 올해 활발했던 북한 외교의 마침표를 찍을 상대로 중국을 고른 것일 가능성이 적지 않다.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의 7-8월 알제리, 에디오피아, 이집트, 싱가포르 순방, 김영일 내각 총리의 베트남, 말레이시아, 캄보디아, 라오스를 방문 중이다. 노동당 대표단이 아세안을, 무역상 대표단이 이란과 시리아를 순방했다.

북한은 미얀마, 과테말라, 도미니카 그리고 중동의 아랍에미리트연합 등과 수교했다. 무엇보다 남북 정상회담과 북-베트남 정상회담, 북미-북일 관계정상화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

북한 김정일은 중국 방문을 통해 대외적인 ‘개방 행보’ 효과를 극대화 할 수 있다. 또한 중국 지도부에 핵과 한반도 정세와 관련한 북한의 입장을 전달 함으로서 향후 6자회담과 미북 관계개선 협상에서 주도권을 보장 받으려 할 가능성도 있다. 신임 중국 지도부와의 교류는 보너스가 된다.

그러나 단기간 내 종전선언에 대해 미국이 부정적인 입장이고, 12월까지 특별한 변수가 없는 한 핵 문제도 순항할 가능성이 커 김정일이 중국에 갈 특별한 이유가 없다는 회의적인 시각도 없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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