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타산서 입수…”40세대 아파트 건설·분양시 23만달러 수익”

본지가 최근 입수한 북한 경제타산서. /사진=내부 소식통 제공

북한 권력 기관과 결탁한 북한 돈주(신흥부유층)들이 주택 건설 및 분양업을 통해 막대한 자금을 벌어들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이들은 기초 공사 비용, 자재 비용, 일공비(인건비), 아파트 판매 가격표 등이 적힌 북한식(式) 공사 손익계산서인 ‘경제타산서’를 작성하는 등 주택 건설 및 거래 과정에서 이익에 관한 철저한 대책 마련을 강구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데일리NK가 최근 단독 입수한 평양의 한 탑식(우리의 빌라와 유사한 구조의 주거시설) 아파트에 대한 경제타산서에 따르면, 40세대가 사용할 수 있는 이 아파트(총 12층)를 건설할 때 총 공사대금은 50만 달러(약 5억 3000만 원)가 소요되고 아파트 판매 이익은 약 73만 달러(약 7억 7000만 원)가 발생될 것으로 예상됐다.

이 경제타산서를 작성한 돈주들은 해당 아파트 건설을 통해 총 약 23만 달러(약 2억 4000만 원)의 수익을 예상한 것이다.

다만 이 같은 막대한 금액을 모두 손에 쥐지는 못할 것으로 보인다. 건설권을 따낼 때 주요 간부들에게 뇌물을 바쳐야 하기 때문이다. 또한 보통 건설 사업에 다수의 돈주가 참여하는 경우가 많다는 점에서 수익을 나누기도 해야 한다.

다만 여기에서 국가에 바치는 부분은 예상 수익에 포함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된다. 문서에 ‘12층-10% 국가(4세대)’라고만 명시해 놓고, 금액은 적지 않았다. 즉, 완공된 아파트 중 4세대를 국가에 상납하겠다고 정해놓고 이익에도 반영하지 않은 셈이다.

이와 관련, 본지는 지난 2월 “북한은 총 건설 수익금의 10%를 국가에 내야 하는데 일반적으로 가장 높은 층을 수익금을 대신하여 내놓는다”고 보도한 바 있다.

여기서 돈주가 가장 높은 층을 국가에 내놓는 이유는 북한에서는 보안, 전기사정 등으로 인해 최상층이 인기가 가장 없고 분양가가 낮기 때문이다. 실제로 문서에 나온 아파트 판매 금액을 보면 선호도가 높은 5~7층은 3만 달러(약 3200만 원)에 거래되는 반면 11층은 8천 달러(약 850만 원)에 판매되는 것을 알 수 있다.

특히 일공비가 1인 기준 하루 2달러로 상당히 높게 책정된 부분이 눈에 띈다. 문서에 따르면 건설노동자는 북한 국영기업소의 일반 노동자의 월급 0.5달러보다 120배 많은 60달러를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식사비의 경우 1인 1식을 기준으로 1.5달러로 책정되어 있다. 북한 돈으로 환산하면 1만 2천 원 정도로, 북한 양강도 시장에서 최근 농마국수를 500원을 내면 사 먹을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상당히 높게 책정된 것을 알 수 있다.

인건비와 식사비가 높게 책정된 것에 대해 한 탈북자는 5일 데일리NK에 “공사비를 부풀려 더욱 많은 분양가를 받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한 이 같은 비용을 실제 지불했을지도 의문이다. 최근 돈주들은 근로자와 일대일로 계약을 하기 보다는 돌격대 등 건설에 능숙한 담당자와 계약을 해서 인건비와 식사비를 일괄 지급하는 방식을 택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또 하나 눈에 띄는 부분은 문서에 물품 구매 단가를 달러로 표기되어 있는 점이다. 해당 문서에는 시멘트와 철근이 각각 1톤당 65달러, 350달러였고, 승강기(엘리베이터)는 대당 1만 5천 달러로 책정되어 있다. 이는 북한에서 주요 매매 수단으로 북한 돈보다 달러가 선호되기 때문으로, 내부에서 북한 화폐 가치가 지속 하락하고 있는 현상과도 연관된다.

한편 해당 아파트는 지하 1층, 지상 12층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1층은 상업 시설, 2~12층은 주거시설로 층별로 4세대가 거주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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