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자년 새해 0시 평양 상류층이 인사차 보낸 ‘통보문’ 살펴보니…

소식통 "숫자 '5' 들어간 전화돈 송부 문화 유행...돈독함 과시 의도"

김일성, 김정일 동상. /사진=노동신문 캡처

“1월 1일 0시에 5단위 돈을 받으면 2020 ‘백쥐 해(경자년(庚子年))’ 가정에 복(福)과 영광이 차려진대요.”

새해 12시 북한 상류층 사이에서 ‘딩동’하는 통보문(메시지) 소리가 무수히 들려온다. 당국이 김일성광장에서 조직한 ‘2020 설맞이 축하 무대’에 참석한 와중에도 이들은 이같이 ‘전화돈’을 주는 방식으로 축하 인사를 나눴던 것이다.

여기서 ‘전화돈’은 부족한 ‘휴대전화 전화통화 시간’을 주고받는 서비스를 말한다. 북한 주민들은 이를 간편송금과 간편결제에도 활용하고 있다. (▶관련 기사 바로 가기 : 북한판 핀테크 ‘전화돈’ 유행…간편 송금·결제도 가능

또한 평양을 중심으로는 ‘전화돈 카드’도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복권처럼 동전으로 긁어 나오는 번호를 입력하고 상대방 전화번호를 누르면 그 당사자에게 돈이 전송되는 방식이다.

소식통은 1일 데일리NK와의 통화에서 “55원, 555원 같이 숫자 5가 들어간 전화돈을 지인이나 친척 등에게 보내주는 방식으로 양력설 인사를 하는 문화가 생겼다”면서 “새해 전(前) 전화돈 카드를 여러 개 사놓는 것이 하나의 풍습처럼 되었던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 휴대전화 문자 자판
북한 휴대전화의 문자 자판. /사진=데일리NK 내부 소식통

이처럼 상류층은 ‘올해 5자 달린 숫자의 돈을 받으면 한해 복과 영광이 생긴다’는 속설을 만들어 냈다. 유례에 대해서는 제대로 알고 있는 사람은 거의 없지만, 일명 ‘영광 5자’라고 불린다고 한다.

소식통은 “이런 문화를 간부와 돈주(신흥부유층)들이 은밀히 즐기면서 서로 더욱 돈독함을 뽐내는 것”이라고 말했다. 자신들만의 ‘룰’을 만들어 놓고 새해에도 끼리끼리 문화를 과시하고 있는 셈이다.

특히 소식통은 “무엇이든 풍족한 상류층도 있는 반면 ‘아무리 힘들어도 새해 첫 끼니는 이밥을 먹자’고 다짐하는 빈곤층도 많다는 것이 바로 ‘혁명의 수도’ 평양의 실체”라고 지적했다.

한편 북한 당국은 올해 양력설 휴식은 1~3일 사흘로 지정했다. 다만 4일부터는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 주민들은 아침에 바로 충성을 다짐하는 일종의 ‘선서’를 하고 ‘퇴비전투’에 총동원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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