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장 인력 동원 강조하면서도… “머릿수만 채우지 마라”

실제 가용 가능 인력 보충 의도...黨 창건일 앞두고 원산·삼지연 등 국가건설에 총력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지난 1월 20일 “평양시 안의 10여개 대학 청년 대학생들이 겨울철 방학기간 삼지연시 꾸리기 3단계 공사장에 달려나가 청춘의 구슬땀을 바치었다”며 현장 사진을 공개했다. /사진=노동신문·뉴스1

북한 당국이 또다시 주요 건설장에 파견할 인력 동원에 나섰다. 노동당 창건일 75주년(10·10)을 앞두고 원산-갈마(강원도), 삼지연 지구(양강도) 등 건설 성과를 내기 위해 북한 당국이 총력을 다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평안남도 소식통은 29일 데일리NK와의 통화에서 “최근 지역별로 돌격대 노력(인력)을 보충하라는 지시문이 하달됐다”며 “당 창건 기념일까지 완공해야 하는 건설 대상에 부족한 인원을 추가 파견하기 위한 것”이라고 전했다.

이번 지시문은 중앙당에서 각 도당위원회로 하달됐으며 졸업을 앞두고 있는 고급중학교(고등학교) 학생들과 최근에 제대한 군인들이 우선 동원 대상인 것으로 알려졌다.

원산갈마해안관광지구, 삼지연시 꾸리기, 단천발전소(함경남도) 등 북한 당국이 역점을 두고 추진하던 주요 건설 사업들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지난 2월부터 최근까지 공사가 지연돼왔다.

북한 당국이 코로나19 유입을 차단하기 위해 국경을 폐쇄한 이후 자재 수급이 어려워졌을 뿐만 아니라 자국 내 이동을 통제하면서 건설 차량 이동도 제한됐기 때문이다.

사실상 중단됐던 지역별 국가 대상 건설들이 이달 초부터 일제히 재개되면서 당 창건 기념일 전에 무조건 완공돼야 한다는 명령도 하달된 것으로 알려진다. 때문에 빠른 공사 진척을 위해 돌격대 동원 지시가 전국적으로 내려온 것으로 풀이된다.

이런 가운데, 이번 지시에는 형식적인 인력 동원이 아니라 실제로 노동을 할 수 있는 사람들을 동원시켜야 한다는 조항도 포함됐다고 한다.

소식통은 “이번 방침에 머릿수나 채우는 형식적인 동원은 철저히 금지해야 한다는 조항이 들어 있었다”며 “무조건 많은 사람을 동원하도록 독려했던 과거와는 다른 양상”이라고 전했다.

이 같은 조항이 포함된 것은 최근 북한 경제 상황이 어려워지면서 돌격대에 자원해 끼니를 해결하려는 빈곤층이 많아진 것과 관련이 있다는 게 소식통의 설명이다.

소식통에 따르면 최근 주요 건설장에서 인력 추가 모집 과제가 하달됐는데 자원 인원 중 약 7천 명 이상이 굶주린 배를 채우기 위한 목적으로 돌격대에 자원한 사람들이었다. 이들은 결국 영양 상태가 좋지 않아 노동을 할 수 없다는 이유로 돌격대 지원마저 거절당했다고 한다.

빠른 시일 내에 건설 성과를 내기 위해 박차를 가하고 있는 당국 입장에선 식량만 축내는 인원은 돌격대 동원에서 제외하라는 지시인 셈이다.

소식통은 “끼니를 굶는 절량세대가 눈에 띄게 늘었는데 나라에선 성과를 내기 위해 인력도 돈도 건설장에만 쏟아붓고 있다”면서 “이 때문에 이번 돌격대 모집 지시에도 불만이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