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북한이 강등됐던 박정천을 권력 핵심 요직에 발탁하고 총참모장과 사회안전상, 당 군수공업부장 등을 교체한 가운데, 그 배경이 전해져 이목이 쏠리고 있다.
먼저 비상방역 관련 중대사건으로 강등됐던 박정천이 북한 권력의 핵심인 노동당 정치국 상무위원 겸 당중앙위원회 비서로 선출된 것과 관련, 데일리NK 북한 내부 소식통은 “김정은 동지가 인정한 유일무이한 포 및 화력 무기 능력자이기 때문”이라고 14일 전했다.
비록 박정천은 지난 6월 말 열린 정치국 확대회의에서 원수에서 차수로 일계급 강등 처분을 받는 일이 있었지만, 함께 질책을 받고 자리에서 물러난 리병철(당시 당 정치국 상무위원), 김정관(당시 국방상)과 달리 총참모장 직책은 그대로 유지한 바 있다.
당시 사안이 군량미 부족 문제와 직접적으로 연관돼 있어 군부 핵심 인사들이 줄줄이 문책을 당했으나 기본적으로 인사의 초점은 리병철에게 맞춰져 있었기 때문에 박정천은 상대적으로 가벼운 처벌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관련기사 보기: 軍, 군량미 부족에 외부서 쌀 들여왔다…김정은 언급한 ‘중대사건’?)
포병사령관 출신인 박정천은 김 위원장이 후계자 신분일 때 포 화력 무기를 다루는 법을 직접 가르친 스승으로도 알려져 있다. 김 위원장은 김일성군사종합대학(現 김정일군정대학) 포병지휘관조 2년제를 졸업하고 못 다루는 포 무기가 없을 정도로 해박한 포 지식을 갖췄는데, 여기에 박정천의 가르침이 큰 몫을 했다는 게 소식통의 설명이다.
즉 박정천은 포 무력 강화를 중시하는 김 위원장의 안중에 든 인물일뿐더러 실제 포 무기 개발에서도 실질적인 역할을 하는 실력 있는 지휘일꾼으로 평가받아 권력의 최상부에까지 오를 수 있었다는 전언이다.
특히 그는 이번 승진 이후 공식 석상에서 양복 차림으로 등장하고 있지만, 여전히 군 신분을 유지하면서 차수 계급장을 가지고 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이어 박정천의 후임으로 50대 중반의 림광일이 총참모장에 발탁돼 화제를 모았다. 이를 두고 소식통은 “그가 총참모부에서 일한 과거 경력이 있다고 하더라도 드문 간부사업”이라면서도 “공로나 향후 정책 비중으로 총참모장 자리에 앉은 것”이라고 말했다.
림광일은 총참모부 제1부총참모장 겸 작전총국장을 거쳐 지난해 정찰총국장에 올랐으며, 올해 1월에는 당 중앙군사위원회 위원에 선출됐다. 그런 그가 젊은 나이에 우리의 합참의장에 해당하는 총참모장에까지 오르며 승진 가도를 달린 것은 해킹부대를 활용한 사이버전(戰) 성과가 크게 작용했다는 게 소식통의 이야기다.
소식통은 “그는 적의 간담을 서늘케 하는 우리식의 현대적 전자전을 주도하고 지휘했다는 것에 높은 평가를 받았다”며 “군 수뇌부의 두뇌전 중시 정책으로 총참모장에 발탁된 것이나 다름없다”고 했다.
아울러 북한은 군부 출신인 장정남을 사회안전상에 임명해 그 의도가 무엇인지에도 관심이 집중됐다. 이에 대해 현재 북한 내부에서는 “반(半)사민, 반군대라는 안전성의 해이성을 타파하고 제2의 수뇌부 보위군으로 기강을 강화하려는 것이다” “안전성의 가족주의, 집안 감싸기 근원을 송두리째 뽑으려는 것이다”는 등 여러 해석이 나오고 있다는 전언이다.
이 같은 상황에 안전성 일꾼들은 앞으로 자체적인 단속이 심해질 것을 예감하고 잔뜩 긴장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소식통은 “국방성 부상 겸 병기국장(중장)을 하고 있던 사람이 안전상으로 오게 되니 안전성 일군(일꾼)들은 ‘군 출신(리영길)이 나갔다 했더니 이번엔 더 뼛속까지 규율, 무조건 복종 정신을 무장한 군 출신이 왔다’면서 내부 잡도리를 단단히 각오해야 한다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한편 소식통은 이번에 당 군수공업부 부장직에 오른 유진에 대해 ”집안은 평범하지만 본인 실력, 자력으로 톺아 올라온 장군님(김정일) 시대 인재이자 장군님께서 키워주신 금싸라기”라며 “군수공장, 군수담당 비서, 제2경제위원회, 군수공업부를 두루 거친 상위 1% 군수 지식인이라는 평가를 받는 인물”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국가정보원은 중대사건으로 문책을 당한 리병철이 당 군수공업부장으로 강등된 것으로 보인다고 보고했지만, 이번에 유진이 신임 군수공업부장에 선출되면서 리병철의 직책이나 거취에도 이목이 쏠리고 있다.
이와 관련해 지난 7월 본보는 리병철이 군수공업부 제1부부장직에 있다는 내부 군 소식통의 말을 전한 바 있다. (▶관련기사 보기: 리병철 군수공업부로 좌천…내부서 “끈 떨어진 조롱박” 말 나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