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쪽같이 사라진 35만 달러, 1년 넘은 조사에도 “나는 모른다”

평양시 외화벌이 지배인 차량서 분실…평성에선 5천 달러 횡령사건 발생

지난해 8월에 촬영된 평양 거리 모습(기사와 무관). / 사진=데일리NK 소식통

평양시 만경대구역에 소재한 외화벌이 회사 지배인이 국가에 납부할 회사 수익금을 분실해 인민보안성 예심국에서 1년 넘게 조사를 받았지만 자금의 행방은 여전히 오리무중이라고 내부 소식통이 7일 알려왔다.

인민보안성 예심국은 주로 평양의 고위 공직자와 당 간부, 권력 주변의 비리 사건들을 맡아 초동 수사된 사건의 피심자(심문 대상자)를 확정하고, 보강수사를 통해 사건의 전모를 밝히는 역할을 한다.

북한 형사소송법은 예심기간을 예심이 시작된 이후 2개월, 최장 5개월까지로 제한하고 있다. 그러나 해당 외화벌이 지배인은 자금 분실 이후 1년 넘게 조사를 받아와 건강 상태가 매우 좋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이 지배인은 2017년 12월경에 외화벌이 기관을 운영하면서 거둔 수익금 35만 달러(한화 약 4억 1000만 원)를 국가에 귀속시키기 위해 본인의 차량으로 이동하던 중 점심을 먹기 위해 잠시 식당에 들렀다가 나와 보니 차 안에 있던 돈 가방이 사라졌다고 일관되게 진술하고 있다.

보안성은 분실 신고된 돈 가방을 회수하기 위해 비상 발령을 내리고 수색에 나섰지만 가방의 행방을 찾지 못했다. 이후 지배인은 체포돼 인민보안성 예심국에서 고의 은닉 여부를 포함해 강도 높은 수사를 받아왔다고 한다.

대북 제재로 외화난을 겪고 있는 북한 당국의 입장에서 35만 달러는 매우 큰돈이다. 양강도 삼지연 지구건설, 강원도 원산 해안관광지구 건설 등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지시로 추진되는 국가적인 건설 사업에 필요한 경비를 마련하는 데도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소식통은 ‘당국이 이 돈 가방을 찾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마라’고 지시했다고 전했다.

소식통은 “(당국은) 돈이 실제로 도적질로 사라진 것인지, 아니면 외화벌이 지배인이 자기가 숨겨놓고 거짓 고발한 것인지 파악하기 위해 수사를 벌여왔다”면서 “감쪽같이 사라진 돈 가방 소재를 파악하기 위해 모질게 취조했지만 성과가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탈북민들은 북한에서 미해결 사건의 예심은 가혹하기로 이름나 잠을 안 재우고 폭행과 가혹행위가 일상적으로 이뤄진다고 말한다. 이런 상태로 1년 6개월을 버티면 정상적인 상태로 볼 수 없다는 것이다.

이 지배인은 분실 과정에 대해서만 밝힐 뿐 돈 가방이 어디로 갔는지 알 수 없다고 일관되게 진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소식통은 “예심국 담당자들도 수사를 해도 결론이 나지 않는 보기 드문 사건이라고 한다”면서 “미해결 상태로 두고 결국 이 지배인만 본보기로 처벌을 당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평안남도 평성에서는 4월 초에 북한에서 유명한 ‘모란봉’ 시계를 만드는 ‘모란봉 시계공장’ 지배인과 회계과장이 수천 달러 규모의 국가자금을 횡령한 혐의로 예심을 받은 뒤 검찰에 송치됐다고 이 지역 소식통이 최근 알려왔다.

이 공장은 자재 부족으로 시계 생산을 중단하고 중국에서 극소형 변압기 코일선을 감는 작업등을 임대 받아 공장을 강동해왔다. 이 외에도 가발, 보석장식 가공, 구슬 꿰기, 머리띠 따기, 칼 고리 등을 제작해왔다.

지배인과 회계 담당자는 여기서 나온 국가 상납금 일부를 서류 조작을 통해 5,000달러를 빼돌려 개인 생활에 이용한 것으로 밝혀졌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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