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첩 누명쓴 北간부, 유서 남기고 자살”

지난해 비사그루빠(비사회주의 그룹) 검열로 수백 명이 감옥행과 추방령을 받았던 양강도 혜산시가 지금은 국방위원회 검열로 몸살을 앓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 내부 소식통은 8일 ‘데일리엔케이’와의 전화 통화에서 “국방위원회 검열로 밀수가 중단되면서 쌀값을 비롯한 모든 물건 값이 오르고 있다”면서 “최근엔 비밀문건을 안기부(현 국정원)에 넘겼다는 누명을 쓴 간부가 유서를 쓰고 자살하는 일까지 있었다”고 말했다.

또다른 소식통도 “제지연합 간부가 문건을 도난당했는데 국방위원회 검열대가 간첩혐의를 씌우자 아비산을 먹고 자살했다”고 확인했다.

국방위원회 검열에서 간첩혐의를 쓰고 자살한 사람은 혜산시 제지연합기업소 초급당 지도원으로 전해졌다. 그는 지난 5월말 밖으로 유출할 수 없는 국방위원회 지시문과 당 내부문건을 가방에 넣고 주변의 협동식당에서 술을 마시다 술에 취해 가방을 두고나와 문건을 통째로 분실한 것.

이 간부는 문건을 분실한 후 처벌이 두려워 분실 사실을 숨긴 게 발단이 됐다. 초급당비서가 문건을 찾자 문건을 분실한 간부는 사실을 고백하고 용서를 빌었다. 그러나 분실한 문건이 중요해 보위부 조사를 받게 됐다.

도 보위부를 비롯한 사법당국이 즉각 분실한 문건에 대한 수사에 나섰지만 행방이 묘연했고, 이 사건은 6월초 혜산시에 들어 온 국방위원회 검열대에 넘겨졌다.

국방위원회 검열대는 평소 그의 사생활이 깨끗하지 못했다는 점, 아랫사람들로부터 뇌물을 잘 받고 중국장사꾼들과 무역업자들 간 거래가 많았다는 점을 들어 고의적인 문건유출로 가닥을 잡고 그를 구속시켰다. 아울러 안기부와의 연계사실을 캐물으며 가혹한 고문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소식통은 이에 대해 “억울한 간첩누명을 쓰고 죽을 수 있다고 생각한 그 간부는 감옥에서 자신의 결백함을 밝히는 유서를 미리 써서 품속에 간직했다. 그리고 분실한 문건이 자기 집에 감춰져 있다고 허위 고백을 한 다음 보안원(경찰)들과 함께 문건을 가지러 집에 갔다”고 설명했다.

이어 “보안원들을 자기 집 아랫방에 세워놓고 방안에서 문건을 찾는 것처럼 시간을 끌다 품속에서 미리 써두었던 유서를 꺼내 놓은 후 장롱 속에 감춰뒀던 아비산을 입에 처넣었다”며“이에 보안원들이 급히 그를 병원으로 호송했으나 그는 병원에 채 못 미쳐 숨이 끊기고 말았다”고 전했다.

가족들에 따르면 초급당지도원이 먹은 아비산은 제지공장에서 펄프(종이원료)를 생산하는 과정에 들어가는 첨가제로 겨울철에 사냥꾼들에게 팔아먹으려고 몰래 공장에서 빼내 숨겨뒀던 것이었다고 소식통은 말했다.

유서에는 보위부가 간첩누명을 덮어씌우려고 갖은 고문까지 한 악행이 유서에 의해 가족들에게 드러났다. 이에 대한 소문이 퍼지면서 여론이 악화되자 국방위원회 검열대는 사건을 무마하기에 급급해 하면서 가족들이 더는 소문을 퍼뜨리지 못하도록 강한 압력을 가하고 있다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혜산시는 지난 6월 초 국방위원회 검열이 들어와 본격적인 검열이 시작되면서 시장통제가 강화되는 등 진통을 겪고 있다.

이에 따라 주민들은 지난해 8월 초부터 10월 말 까지 있었던 비사그루빠 검열로 수백 명이 감옥과 노동단련대 처벌을 받고, 가족들이 농촌으로 추방됐던 악몽을 떠올리며 공포에 떨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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