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제재국면속 北대화 진정성 타진

미국이 대북 제재국면 속에서 6자회담 재개를 원하는 북한의 태도에 진정성이 있는지를 적극 타진하고 나서 주목된다.


미국 국무부는 1일 정례브리핑을 통해 북한이 취해야할 선행조건의 밑그림을 큰 틀에서 제시하고, 이에 대한 북한의 `화답’이 앞으로 ‘수 주일’내에 구체적이고 건설적인 행동을 통해 이뤄지길 기대한다는 입장을 보였다.


이틀전 재무부를 통해 북한의 핵심기구인 `39호실’과 `정찰총국’을 추가 제재대상으로 올리며 대북 압박의 고삐를 바짝 죄었던 것과는 사뭇 대조적인 태도다.


제재와 동시에 대화도 병행한다는 이른바 ‘투트랙 전략’을 바탕으로 “미국은 대화의 문을 열어놓고 있으니 북한이 결자해지의 자세로 6자회담 재개를 가로막고 있는 장애물을 걷어내라”고 촉구하고 나선 셈이다.


먼저 필립 크롤리 공보담당 차관보는 두 차례에 걸쳐 “앞으로 수 주간(coming weeks) 북한이 보일 행동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또 “협상테이블에 복귀하겠다는 공개적인 언급으로만은 미흡하다”고 ‘행동’을 되풀이 요구하며, “현 상태로부터의 진전(advance)이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공교롭게도 크롤리 차관보가 제시한 기간은 뉴욕에서 열리는 유엔총회와 겹치는 시기다. 국무부의 입장은 유엔 회원국인 북한 대표도 참가하게 될 유엔총회라는 공간에서 북한이 6자회담 복귀를 위한 가시적인 행동을 보이라는 완곡한 주문으로 들린다.


특히 크롤리 차관보는 올해 봄 6자회담 재개 직전까지 갔던 시점으로 되돌아갈 용의가 있다는 점도 상기시켰다. 당시 대화 재개 분위기를 깼던 사건이 천안함 문제인만큼 북한이 이에 책임을 지겠다는 사과표시를 해야 “그에 상응한 대응이 있을 것”이라는 암시다.


천안함 사건에 대해 북한이 책임을 지는 모습은 미국뿐아니라 한국도 지켜보길 원하는 문제라고 크롤리 차관보가 언급한 대목은 북한이 천안함 이후의 `출구’를 찾길 원한다면 책임지는 모습부터 보여야 한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이와 함께 2005년 9.19 공동성명의 비핵화 약속대로 추가적인 핵실험을 하지 않고, 미사일 실험발사도 중단하는 등 단순한 언어적 유희가 아닌 믿을만한 구체적 행동을 보여줘야만 앞으로 북한이 희망하는 추가 대화가 가능하다는 입장도 미 국무부는 분명히 했다.


미국은 북한이 구체적인 행동을 취하면, 6자회담에 참여하고 있는 나머지 국가들과의 협의를 거쳐 북한 행동의 진정성을 평가한 뒤 6자회담 재개 여부에 대한 최종 판단을 내릴 방침인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크롤리 차관보는 “중국은 중국대로의 생각이 있겠지만, 우리는 우리대로 생각이 있으며, 앞으로 다른 나라들과 협의를 벌여 나가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워싱턴의 싱크탱크들은 6자회담의 조속한 재개 가능성에는 회의적인 시각을 보이고 있다.


잭 프리처드 한미경제연구소(KEI) 소장은 이날 버지니아 콴티코의 미 해병대에서 열린 `한반도 안보위기’ 주제 세미나에서 특별연사로 나와 “중국이 3단계 방안을 제시하며 6자회담 재개를 위해 열심히 뛰고 있지만, 6자회담이 가까운 시일내에 열릴 가능성은 없다”고 전망했다.


미국내 한반도 전문가들이 6자회담 재개여부에 미지근한 반응을 보이는 이유는 천안함 국면에서 탈출구를 찾으려는 북한이 이 문제에 사과를 하라는 한국과 미국의 요구사항을 수용하기 힘들다는 현실론에 뿌리를 두고 있다.


결국 유엔총회를 전후해 6자회담 당사국들은 분주한 외교전을 통해 6자회담 재개와 관련한 속내 타진 작업을 계속할 것으로 보이며, 이 과정에서 상호 이견을 좁혀가는 과정을 밟게 될 전망이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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