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한 중인 로버트 킹 미 국무부 북한인권특사가 11일 “미북관계 개선을 위해서는 북한인권이 개선돼야 한다”고 말했다.
킹 특사는 이날 서울 도렴동 외교통상부 청사에서 유명환 외교부 장관을 예방한 뒤 기자들과 만나 “북한은 최악의 인권국가 중 하나”라면서 이같이 강조했다.
그는 또한 “북한인권문제는 6자회담의 맥락에서 논의될 수 있다”며 또한 “미북관계 정상화 실무그룹에서 논의할 수 있다”고 밝혔다.
탈북자를 난민으로 인정하느냐는 질문에는 “그렇다”고 답변한 뒤 “유엔 인권고등판무관(OHCHR)과 협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북한으로 자진 월경한 로버트 박 사건과 관련해서는 “영사보호권을 통해 그의 상태를 파악했는데, 아직까지는 그에 대한 답변이 오고 있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킹 특사는 이날 유 장관과의 면담 이후 위성락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오찬을 함께 하며 북한 인권과 탈북자 문제 등 양국간 관심 사안에 대해 협의할 예정이다.
오후에는 현인택 통일부 장관을 예방해 탈북자의 국내 정착과 한국 정부의 지원제도, 납북자 문제, 북·중 국경지대의 탈북 실태 등에 대해 의견을 교환한다.
지난해 11월 미국 상원 인준 이후 처음으로 한국을 찾은 킹 특사는 방한 일정 중 한국 정부 당국자들과 만나 북한인권문제와 관련한 양국간 정책을 조율할 예정이다.
2004년 미 북한인권법 입안을 주도하기도 했던 킹 특사는 파트타임으로 일했던 전임 제이 레프코위츠 특사와는 달리 상근직 대사급이라는 점에서 무게감이 더해지고 있다.
특히 킹 특사의 이번 방한은 북핵 대화국면 속에 진행되는만큼 인권문제가 향후 미북관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에 대해서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킹 특사는 오는 14일까지 한국에 머물며 정부 당국자들과 탈북자 및 그 가족, 북한인권 관련 비정부기구(NGO) 관계자들과 만나 북한 인권실태에 대한 자료를 수집하고 향후 정책적 대응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이 외에도 킹 특사는 이날 오전 방한하는 비팃 문타폰 유엔 대북인권 특별보고관과 별도로 회동해 북한인권문제에 대한 국제사회의 공동대응 방안을 협의할 예정이다. 문타폰 보고관은 북한인권 보고서 작성을 위한 자료수집차 11일부터 16일까지 방한했다.
문타폰 보고관은 방한 기간 탈북자 사회정착 지원기관인 하나원과 하나둘학교를 방문하고 외교부, 통일부, 북한인권 관련 시민단체 관계자들을 면담할 예정이다.
한편, 필립 크롤리 미국 국무부 공보담당 차관보는 킹 특사가 방한을 전후해 북한을 방문할 것이라는 관측에 대해 “그런 계획은 없다”고 부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