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 케리 미국 국무장관은 18일 북한 현영철 인민무력부장 숙청 등을 거론하며 “김정은의 행동, 성격과 연계되는 것”이라면서 “가장 말도 안 되는 핑계로 공개처형이나 숙청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케리 장관은 이날 윤병세 외교부 장관과의 공동기자회견에서 “북한은 인간에 대한 존엄성이 가장 없는 나라라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이어 “유엔은 북한인권문제를 국제형사재판소(ICC) 회부 사안으로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케리 장관은 또 “북한의 행동은 점점 안보리의 감시를 받게 될 것”이라면서 “결정이 내려진 것은 아니지만 그런 회부로 나아가고 있다고 말씀드린다. 북한의 행동이 점점 나빠지면 그 방향으로 나갈 수밖에 없다는 얘기”라고 설명했다.
북한의 잠수함탄도미사일(SLBM) 시험발사에 대해서는 “북한의 미사일 시스템이라든지 지속적인 핵무기 추구는 상당히 위험한 발상”이라면서 “그것의 또 다른 사례로 볼 수 있고, 매우 도발적이고, 유엔이나 국제기준에 어긋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케리 장관은 서울 용산 미군 기지 장병들과의 대화에서 “우리는 (북한이 야기할) 모든 결과에 대비해야 한다. 이것이 오늘날 우리가 고고도미사일방어(THAAD·사드) 체계를 비롯, 다른 수단들에 대해 이야기하는 이유”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김정은은 매우 도발적 행위를 일삼고 있으며 유엔 협약에 어긋나고 다른 6자회담 당사국들이 막으려 하는 핵무기를 개발하고 있다”면서 “서울에 있는 미국의 첫 방어선이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지 아무도 정확히 알지 못한다”고 전했다.
사드 배치에 대해 미 국무장관이 공식석상에서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케리 장관은 앞서 박근혜 대통령과 윤 장관과 회담을 할 때는 사드를 전혀 언급하지 않았다고 외교부는 전했다.
이수석 국가안보전략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19일 데일리NK에 “미국 국무장관이 북한인권 문제를 거론하는 것은 당연한데 ICC제소까지 거론한 것은 이제는 더 이상 북한과 대화로 해결할 수 없다는 미국의 강한 의지를 보여준 것이라고 평가된다”고 말했다.
이어 이 연구위원은 “이는 현영철 등을 무자비하게 숙청하는 것과 핵문제에 대한 미온적 태도 및 미국 시민들을 지속 억류하는 모습에서 대북압박이 더 필요하다는 미국 당국의 의중이 반영된 것”이라면서 “북한이 SLBM시험 발사, 대량살상무기를 개발하는 상황에서 안보를 매개로 한 한미동맹 강화와 굳건한 협력체제를 이어갈 것”이라고 부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