南에 가족이 있지만 이산가족임을 숨겨야 하는 이유

통일 한반도, 누구나 꿈꾸는 미래일텐데요. 통일을 위해 각자의 분야에서 연구하고, 또 일하고 있는 전문가들과 이야기를 나눠보는 ‘통일대담’ 시간입니다. 북한의 비무장지대 지뢰도발과 포격으로 고조된 남북 긴장상황이 고위급 접촉 합의가 이뤄지면서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었습니다. 특히 추석을 계기로 이산가족 상봉을 추진하기로 하면서 그 성사여부가 주목되고 있는데요. 4일 통일대담 시간에는 남북 공동합의문에서 논의된 이산가족 상봉 문제와 전망에 대해서 짚어보고자 합니다. 김영수 서강대 교수님 자리에 나와 계십니다.

1. 북한 주민들께서 참 반가워하실 분이 오늘 자리에 나와 주셨습니다. ‘만날 수만 있다면’ ‘휴전선’ 등과 같이 가슴 따뜻한 노래, ‘통일음반’을 통해서 가수로 활동하고 계신 교수님이신데요. 많은 북한 주민들께서도 교수님 노래를 들으셨을 것 같습니다. 오늘 방송을 듣고 계실 북한 주민들께 한 말씀 부탁드리겠습니다.

분단70년 동안 만나지도 못하고 같이 살아보지도 못하는데요. 많이 답답하실 겁니다. 저도 무척 아쉽고 답답합니다. 그러나 끈질기게 통일을 기다리고 만들어보려고 노력하면 그 마음이 언젠가 이루어지겠죠. 제 노래 ‘만날 수만 있다면’에서 “만날 수만 있다면 껄껄 웃고 춤이라도 추겠네”라는 가사처럼 그런 마음으로 통일을 기다려 봤으면 합니다.

2. 교수님의 따뜻한 마음이 잘 전달되었을 것 같습니다. 교수님이 나오셔서 그런지, 오늘 주제도 따뜻한 소식입니다. 전화위복이라고 할까요? 남북 고위급 접촉 결과에 따라 추석 즈음이 이산가족이 상봉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공동합의문에 있는 이산가족 상봉문제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2박3일 동안 조금씩 만나는 것도 자주만나지 못해서 아쉬웠는데 이번에 모처럼 합의가 돼서 기다리고 있습니다. 추석은 지나야 만날 수 있다고 얘기가 나오는데요. 그만큼 잘 준비해서 그래도 처음으로 만나는 사람들이 마음 다치지 않게 해줬으면 합니다. 이산가족 상봉은 늘 그리지만 마음대로 잘 안됐네요. 곧 실무접촉이 진행된다고 하는데요. 이번 특징은 앞으로도 계속 정례화해서 진행한다는 것을 문구에도 넣었지만 남북 간 합의에서 제대로 지켜진 적이 별로 없어서 이번만은 지켜졌으면 합니다. 사실 이산가족상봉은 당연히 이뤄져야 함에도 불구하고 상봉이 미뤄지는 것이 답답했는데 오랜만에 물꼬가 트여서 기대를 많이 하고 있습니다.

3. 남북관계는 항상 변수가 많아서 예측하는 것이 참 어려운데요. 이산가족 상봉 문제도 마찬가지 인 것 같습니다. 지금까지 이상가족 상봉 행사는 어떻게 이루어졌나요?

한 20차례 만났어요. 그러나 기대를 언제 하는지 모를 정도로 그때그때 상황에 따라 결정이 됐었죠. 기억을 되살려보면 장관급회담이 열리면 거기서 비료나 쌀을 주는 대가로 이산가족 상봉이 열리는 분위기였습니다. 그래도 지금까지 어렵게 20여 차례 열렸고요. 처음에는 서울과 평양을 교차방문 했었죠. 한 3번쯤 하다가 북쪽에서 금강산에서 하자고 해서 금강산에 면회소도 짓고 또 멋있는 금강산에서 한다니까 좋아서 만났었는데 지금은 나이도 많이 드시고 각자 멀리서 금강산까지 가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니더라고요. 그래서 요새 응급차들도 많이 쫓아다니고 상봉도 못하고 중간에 나오시는 분들도 많더라고요. 아무튼 전체상봉, 개별상봉, 작별상봉하면서 2박 3일 5, 6차례 만나는데, 저는 작별상봉이라는 말이 참 싫습니다. 어떻게 그런 말을 만들었을까. 상봉인데 작별상봉이라니요. 아무튼 이산가족은 아직도 우리의 마음을 푸근하게 해줄 수 있는 상황은 아니지만 어려운 기회에 만난다니까 또 한 번 기대해 봅니다.

4. 상봉을 위해서는 특별한 절차가 필요할 것 같습니다. 한국에서 이산가족 신청자들은 어떤 과정을 거쳐서 이산가족 상봉 대상자로 선정이 되나요?

일단은 만나고 싶다고 이산가족 접수하는 곳에 신청을 해놓습니다. 그리고 이산가족 상봉이 이루어진다고 예고가 되면 추첨을 하죠. 추첨을 해서 뽑힌 사람들의 명단을 북쪽에 제공하면 북쪽은 그 명단을 가지고 가족이 있나 없나 확인해서 우리한테 명단을 줍니다. 그러면 서로 성사되고 최종확인이 돼서 만나게 되죠. 그런데 우리만 명단을 주면 북쪽에 명단이 다 있을 줄 아는데 재차 1차 추가, 2차 추가해서 명단을 만들고 있습니다.

5. 북한에서도 마찬가지로 이산가족 상봉을 위한 절차가 있을 것 같습니다. 북한에 있는 이산가족 대상자들은 어떤 과정을 거쳐서 이산가족 상봉 대상자로 선정 되나요?

알려진 대로 정리해보면 우리처럼 이산가족 명단을 먼저 작성하는 것으로 알고 있었는데 아닌 것 같아요. 우리가 명단을 주면 그때부터 찾는다고 해요. 북한은 이산가족을 미리 접수해놓지 않고 우리의 명단이 오면 그때부터 행정기관에서 전국으로 찾아 나서는데요. 북한에서는 이산가족이라는 자체가 체제에서 크게 환영받지 못하는 부류로 돼 있기 때문에 이산가족 명단을 보고도 본인이 아니라고 극구 부인하는 경우도 많다고 합니다. 북한 체제에서 살면서 나는 남쪽에 월남가족이 없는 줄 알고 살아왔는데 갑자기 맞느냐고 물으면 동명이인이라고 하고, 나는 그런 가족 없다고 부인하기도 한다는데 충분히 이해는 하죠. 부인하고 뒤돌아서서 얼마나 울겠습니까.

아무튼 명단에 포함되면 북한은 체제 특성상 상봉교육을 시킵니다. 남쪽 사람만나면 어떻게 해라. 특히 남쪽 언론인들을 만나면 체제 특성을 홍보하고 장군님 덕분에 만나게 됐다는 것을 꼭 얘기하라는 교육을 시키기도 하고 심지어 이산가족 상봉 장소에서도 교육한대로 안 되면 문을 걸고 야단도 치고 교육도 시켰다는 얘기도 종종 들렸는데, 최근에는 그렇지 않은 것 같습니다. 북한은 상봉 전에 집단으로 모여 연습하고 훈련도 하기 때문에 이산가족 상봉이 바로 이뤄지는 게 아니라 어느 정도 교육기간이 필요하다는 것이 늘 보도를 통해서 확인되고 있습니다.

6. 이산가족 상봉을 위해 진행되는 내용을 살펴보니, 대한적십자사가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대한적십자사가 이산가족 상봉 문제를 담당하는 이유가 있나요?

남과 북 사이는 주로 정치적인 문제가 이슈가 되는데 이산가족 상봉은 인도주의적인 영역에 있다고 하죠. 그러니까 국가의 대표적인 기구가 나서기보다는 비(非)정치적인 성격을 갖고 있고 정치적이지 않은 문제, 아주 첨예하게 대립되는 문제가 아닌 것을 다루는 적십자사가 좋습니다. 그리고 적십자라는 단체 자체가 그런 취지로 생겼기 때문에 전쟁중에도 적십자가 서로 중계역할도 하고 적십자사가 하는 구호활동도 허용하는 그런 규정들이 있어서 우리도 남북이 분단된 상태에 있어서 적십자 정신에 입각해 비정치적인 기구임을 감안해서 우리도 대한적십자사 북쪽에서도 적십자사가 나오는 것으로 돼 있습니다.

7. 북한에서도 대한적십자사와 같은 역할을 하는 곳이 있겠죠?

보통 북적이라고 하죠. 북한적십자를 줄여서 북적이라고 합니다. 결국 북한은 남북 간에서만 필요한 것이 아니라 국가 간 국제대회 등 공동으로 모일 때도 적십자라는 이름으로 활동을 해야 하기 때문에 북한도 오래전부터 북한적십자를 만들어 두고 있습니다.

8. 이산가족 상봉 행사는 그 자체로 큰 의미를 가진 행사입니다. 문제는 상봉의 대상이 되는 이산가족 분들이 대부분 고령이라는 점인데요. 현재 추산되는 남북이산가족 수의 현황이 어떻게 되나요?

우리가 보통 1천만 이산가족이라고 하죠. 그러나 실제로 이산가족 신청하신 분들은 한 12, 13만 명 됐는데 그동안 많이 돌아가셨어요. 1년에도 5천 명씩 적게는 3천 명씩 돌아가셔서 지금 현재 신청하신 분 중 생존하신 분이 약 6만 6천명에서 6만 7천명 그 중 절반이 80세가 넘은 고령자들이십니다. 90세 넘은 분들도 12%나 됩니다. 물론 요새 많이 정정하다고 하시지만 연세들이 많으시죠. 거동도 불편하고 기억력도 쇠퇴돼 있고 또 치매라는 병에 걸려서 정상적인 활동은 못하시지만 놀랍게도 자기 흩어진 가족들 기억만은 또렷하게 하고 계신 것을 보면 얼마나 마음이 아팠겠는가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

9. 고령인 이산가족 분들을 고려해서 이산가족 상봉 시 ‘화상상봉’을 고려하고 있는데요. 화상상봉은 어떻게 이뤄지는 것이고, 장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화상상봉 이것도 작별상봉처럼 안 썼으면 하는 마음이 있습니다. 그동안 직접 서로 만나기 어려운 사람들 거동도 불편하고 사정 상 직접 못 만나는 사람들의 이유를 듣고 7차례 상봉을 했습니다. 시간을 정하고 카메라를 가지고 와서 북은 북쪽에서 남쪽에는 남쪽 가족들이 영상을 통해 확인하는 건데, 꿈에도 그리는 순간이지만 살 냄새를 맡고 만져봐야 되지 않겠습니까? 그러나 서로 누군지 잘 모르고 기억이 안 맞아서 또 확인하는 절차를 갖더라고요. 몇 살 때 어떻게 됐냐, 어디 흉터가 있냐라고 물어보고 그렇게 만나고 나서는 또 다시 못 만나고 있잖아요. 그런 것에 대해서 화상상봉은 과학기술이 발달해서 가능하긴 하지만 사람 사는 곳에서는 직접 상봉하고 실제 만나서 이야기 하고 잠시 헤어졌다 다시 만날 것을 기약하는 게 더 좋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10. ‘화상상봉’ 문제와 함께 이산가족 상봉의 정례화 문제도 부각되고 있습니다. 이산가족 정례화 가능성 어떻게 보십니까?

정례화라고 하면 시간을 정해놓고 정확히 지켜야 하는데 어렵죠. 이제는 좀 자주 만났으면 좋겠습니다. 앞으로 지속한다고 하지만 그거야 언제할지 모르는 애매한 표현이니까 서로 노력을 해야겠죠. 북측 지도자가 모든 약속을 제대로 실천하자 이렇게 얘기를 했다고 하니까 기대를 해봅니다. 그러나 북측의 실무자들은 정례화를 싫어하는 것 같습니다. 왜냐하면 명단을 줄때마다 찾으러 다녀야 하니까 1년 내내 북한 전국을 뒤지고 다녀야 되고 북한에 있는 이산가족들도 반가워하지 않고 다들 피하는 분위기니까 정례화 부담이 큰 것 같습니다.

특히 만나고 난 다음에 가족들이 입 다물라고 하지만 조금씩 이야기하지 않겠습니까. 물론 금강산에 만나면 남쪽을 보지는 못하지만 남쪽에서 온 피붙이를 보면 얼마나 잘사는지, 얼마나 편안한지 얼굴에서 금방 느껴지겠죠. 그런 점에서 북한은 이산가족 상봉을 인도주의적 행사라고 안하고 어쩌면 가장 정치적인 행사로 여기고 있을지도 모릅니다. 그 상황을 이해할 수는 있지만 그래도 가족을 70년 이상 못 만나게 하는 이유가 무엇이 있겠습니까? 그것만은 예외로 두고 돌아가시기 전에 만나게 하는 마음을 한번 통 크게 열어봤으면 합니다.

11. 이산가족 상봉이 정례화하기 위해서는 남북한이 어떤 부분을 서로 양보하고 준비해야 할까요?

이제는 절차적인 문제는 크게 없습니다. 우리도 양보할 것은 다했죠, 지난 번 연세 드신 분들이 만나지도 못하고 응급차에 다시 실려 오는 것을 보고 이제 개성공단에서 만나자 가까운데서 만나자고 했어요. 개성공단에도 호텔이 있어요. 아직 사용도 못한 호텔이 있기 때문에 200명씩 만나지 않고 30~40명씩 만나면 100개의 객실이 있으니까 충분히 만날 수 있구요. 공단마다 큰 회의실도 있고 광장도 있으니까 괜찮겠죠. 그러나 북한은 개성공단에서 이산가족 상봉을 하려고 하지는 않을 겁니다. 그래도 노력을 해서 조금 더 가깝게 만나고 제 마음은 이번 광복 70년을 맞아 대규모 이산가족 상봉을 했으면 좋겠습니다. 대상봉은 재상봉도 하고 신상봉도 하는 거예요. 지금까지 만났던 분들이 재상봉도 하고 새롭게 만나는 분들은 신상봉도 해서 이것을 합쳐서 올해 대 상봉했으면 했는데 그 뜻이 좀 통했으면 좋겠습니다.
 
12. 이산가족 상봉이 무산될까봐 염려스러운 부분도 있는데요. 상봉이 무산될 가능성도 있을까요?

지금 시기가 조마조마한데요. 서로 천천히 준비하고 명단 확인을 하다보면 추석 넘어서 10월 중순쯤 된다고 하는데 저는 좀 당겼으면 하는 마음입니다. 왜냐하면 10월 10일이 당 창건 70주년인데 늘 북한에서도 공언했지만 힘을 보여준다고 했기 때문에 장거리 미사일이나 핵실험 같은 추가도발을 하게 되면 결국 제재국면으로 들어가고 남북은 또 대결국면으로 들어가게 되잖아요. 그럼 이산가족 상봉을 준비했다가 또 못하게 되죠. 작년에 이산가족상봉 1차하다가 2차 때는 키리졸브 훈련시작기간이라고 해서 무산된 경우도 있었어요. 이번에도 보면 추석 전에 하길 바라는데 약속했으니까 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13. 이산가족 상봉을 기점으로 각 분야에서 민간교류가 활성화될 수 있다는 가능성이 나오고 있습니다. 이 점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저도 기대는 그렇게 하지만 남과 북의 문제는 연속극이 아닙니다. 남과 북은 늘 단막극이 계속 벌어졌어요. 연속극은 미리 예고편도 볼 수 있고 미리보기도 할 수 있지만 남과 북은 미리보기가 없어요. 늘 단막극으로 끝나고 또 한참 있다가 단막극이 시작되고 이렇게 되죠. 따라서 이산가족이 잘된다고 해서 다음 민간교류가 잘 될 것이다? 아니에요. 민간교류 안에서도 넘어가야 될 것을 넘어가야만 잘 이루어질 수 있습니다.

14. 교수님께서 부르신 노래 ‘휴전선’의 가사를 보면 다음과 같은 구절이 나옵니다. 구름도 바람 따라 저 산을 넘어가고 / 철새도 한가로이 휴전선을 넘나드는데 / 나는 왜 갈 수 없나 그 고운 산천지척이 고향인데 / 울고 말까봐라는 부분의 가사가 와 닿더라고요.

통일 문제를 오랫동안 고민해 오신 교수님이십니다. 이산가족 뿐 아니라 한반도의 모든 구성원들이 ‘통일’을 염원하고 있을 테데요. 우리가 어떤 것을 준비하고 실천해야 할지 제언 부탁드립니다.

철새는 휴전선 상관없이 넘나드니까 남과 북을 다 보고 있을 것입니다. 그런데 우리는 북을 잘 모르고 북한은 남한을 몰라요. 통일은 한다고 하지만 서로를 모르고 통일하면 많이 불편할 거예요. 통일이전에 서로를 이해할 수 있는 노력을 해서 서로 잘 알아야 통일이 보인다는 뜻입니다. 북한에서는 우리 오징어를 낙지라고 하고 낙지를 오징어라고 하거든요. 그러니 나중에 낙지볶음을 먹으러 가도 서로 오징어다 낙지다 서로 싸우면 안 되잖아요. 서로를 잘 알아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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