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은 북미대화를 마친 1일(현지시간) “북한은 국제 의무를 준수할 필요가 있고, 그들의 핵프로그램이 무엇인지를 전 세계에 투명하게 보여줄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마크 토너 국무부 부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방미 중인 북한의 김계관 외무성 제1부상이 우라늄농축프로그램(UEP)을 중단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는 소식에 이같이 말했다.
김 부상은 지난달 31일 기자들을 만나 미국이 농축프로그램의 중단을 요구했느냐는 질문에 “비핵화는 포괄적으로 토의했다”면서 “하고픈 사람이 하고픈 대로 이야기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같은 발언은 미북대화에서 UEP문제를 포함한 비핵화 문제를 의제로 대화를 진행했지만 각자 입장을 밝히는 수준에 머물렀다는 점을 시사한다. 북한은 6자회담 재개의 전제조건인 UEP를 포함한 북핵 활동 중단 요구에 부정적인 입장을 밝힌 것으로 추정된다. 실제 김 부상은 “우라늄 농축은 전력생산을 위한 평화적 목적”이라며 기존 입장을 재확인 했다.
일본의 아사히신문도 “미북회담에서 미국이 북한에 우라늄 농축 즉각 중지를 요청했으나, 북한이 이를 거절했다”고 보도했다.
이에 대한 미국의 반응은 애초 이번 회담이 탐색전 성격의 회담이었던 만큼 기대도, 실망도 하지 않는 분위기다. 토너 부대변인은 “우리는 비핵화에 대해 진지하다는 북한의 구체적인 신호들을 계속 기대하고 있다”면서 “지켜볼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6자회담 국가들과 향후 조치들에 대한 협의를 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얐다.
이와 관련 스티븐 보즈워스 미 대북정책 특별대표와 클리퍼드 하트 신임 6자회담 수석대표는 8월중 한·중·일 3개국을 방문해 미북대화 결과를 설명하고 향후 대응책을 논의할 예정이다.
김 부상도 1일 전미외교정책협의회 일정을 마치고, 중국 베이징을 거쳐 북한으로 돌아갈 예정이다. 귀국길인 4일 오전 베이징에서 우다웨이 중국 한반도 사무 특별대표를 만나 이번 회담 결과에 대해 협의를 가질 것으로 관측된다.
미북 양측이 이번 회담를 통해 상대의 입장을 확인한 만큼 각자 대책 마련과 다음 수순을 준비하는데 적지않은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성렬 유엔 주재 북한대표부 차석대사는 향후 일정과 관련 “다자(6자회담) 전에 쌍무적인 만남이 계속 있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