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화폐개혁 후 신흥 빈곤층 생겼다’

지난해 11.30 화폐개혁 이후 이어진 시장통제 정책으로 인해 최근 북한에 신흥 빈곤층이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함경북도 내부소식통은 30일 데일리NK와 통화에서 “시장에서 하루벌이로 생계를 이어가던 도시 하층민들이 화폐교환 이후 극심한 경제난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화폐개혁 직후 두 달 가까이 시장이 폐쇄됐고, 시장이 다시 문을 연 뒤에도 북한당국의 ‘시장가격 상한제’가 유지됐던 탓에 소규모 상인들이 적지 않은 타격을 받았던 것으로 풀이된다.


소식통은 “매대 장사꾼, 노점 장사꾼 뿐 아니라 시장 주변에서 물건을 날라주던 사람, 남의 집 품일을 하며 먹고 살던 사람들까지 가진 돈을 다 까먹었다”며 “시장이 다시 활성화 되고 있지만 이런 사람들은 밑천이 없기 때문에 큰 곤란을 겪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도시 하층민들의 경우 식량 사정도 심각하다”면서 “국가에서 ‘구제미를 푼다, 빈곤가정을 지원한다’면서 각종 사업을 벌이고 있지만 실제 이런 사람들에게 차려지는 도움은 별로 없다”고 말했다. 


소식통은 “이 사람들은 벌써부터 5~6월 춘궁기를 걱정하고 있다”면서 “현재 함경북도 온성, 회령, 무산에서는 쌀값이 1kg에 400원 대까지 떨어졌지만, 옥수수도 못 사먹는 사람들이 많다”고 강조했다.


무산시에 거주하고 있는 A씨는 화폐개혁 전까지 시장에서 중고 공업품 장사를 하면서 근근히 생활을 이어갔다.


A씨는 보통 2~30만원(구화폐)의 현금을 운용하면서 아내와 함께 자전거 부속이나 중고 타이어를 판매했다. 그러나 지난해 11.30 화폐개혁 과정에서 그의 손에 남은 돈은 신화폐 1900원이 고작이었다. 


A씨 집에는 지난해 10월에 간신히 구매해 두었던 옥수수 100㎏밖에 없었다. A씨 가족은 옥수수로 근근히 끼니를 때우며 2월을 넘겼으나 두달 가까이 장사를 하지 못하면서 수중의 돈은 조금씩 줄어갔다.


2월 이후 무산 시장이 다시 열렸지만, 장사는 신통치 않게됐다. 물가가 불안정하니 물건을 사는 사람들도 없었고, 갖고 있던 중고 공업품들은 필요할 때마다 식량이나 생활필수품으로 바꿔 장사 밑천도 바닥나기 시작했다. 


A씨는 마지막으로 지금 살고 있는 방 한칸 짜리 단층집 주택을 팔기로 결심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소식통은 화폐개혁과 시장폐쇄, 인플레이션 등으로 가장 큰 피해를 본 사람으로 도시 하층민을 꼽았다. 


그러면서 그는 “지금 도시 주민들은 옥수수 밥만 먹어도 다행”이라면서 “5~6월 춘궁기가 시작되면 빈곤층 문제가 더욱 심각해 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