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당국이 최근 중국을 오고가는 화교(華僑)들에 대한 동향 감시와 추적을 강화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한 화교를 ‘체제를 위협하는 간첩’이라는 인식 하에 귀국 시 협박에 가까운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소식통이 알려왔다.
평양 소식통은 13일 데일리NK와의 통화에서 “중국에 한번 왔다 간 화교들은 보위부에 불려가 체류기간 무엇을 하고, 누구를 만났는지에 대한 취조를 받는다”면서 “화교들이 진술할 때 보위부는 ‘어느 날 어디 식당에서 만난 사람은 누구냐’고 물어보는 등 일정을 너무 잘 알고 있어, 화교들이 깜짝 놀란다”고 말했다.
이어 소식통은 “예전엔 한 번만 가서 조사를 받으면 됐지만 이제는 (당국이) 시도 때도 없이 불러 불순한 세력들과 접촉했는지를 캐물으면서 진실하게 말할 것에 대한 으름장도 놓고 있다”면서 “화교들에 대한 감시 강도가 높아져 화교들 간 불신임도 점점 높아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화교들은 ‘중국에 가면 감시를 받는 것 같아 공포가 온다’ ‘간첩 보듯 하는 보위부 시선에 기분이 안 좋지만 비자문제가 꼬일 것 같아 참을 수밖에 없다’고 말하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소식통에 의하면 북한에 거주하는 화교들은 북한 정부의 특별한 관심을 받지 못하다가 1990년대 들어 북한 시장에 중국 상품 시장이 생기면서 ‘몸값’이 오르기 시작했다.
화교들은 북한 주민들과는 달리 중국 비자를 손쉽게 받으면서 시장에 중국 상품을 들여오는 역할을 맡게 됐고, 중국 비자를 취급하는 외사과(보위부 반탐과 소속)와의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면서 당국과 외부와의 돈벌이 창구 역할을 해왔다는 것.
그러나 최근 들어서는 외부와의 접촉면을 늘리는 화교들의 활동이 증가하면서 ‘외부 정보 유입’ ‘내부 정보 유출’에 대한 가능성을 차단하기 위한 당국의 움직임이 강화되고 있다. 지난 4월엔 데일리NK 소식통에 의해 화교를 회유·협박해 본국에 소환하는 움직임이 포착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중국의 대북 소식통은 “김정은 체제 들어 조선(북한) 보위부가 화교들을 바라보는 시각이 급격히 달라졌다”면서 “중국에 거주하는 화교에 대한 동향을 지속 주시하는 등 보위부 통제가 이제는 노골화 되고 있다”고 말했다.
소식통은 “보위부는 중국 무역을 다니고 있는 화교들을 통해 돈을 벌기 위한 사업을 벌이는 경우도 많이 있었다”면서 “지금은 외부 세계에 ‘조선 당국이 숨기고 싶은 치부’를 제공하는 중계자로 인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