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평양 공장기업소 지배인에 경제교육 실시”

최근 북한 당국이 평양 지역의 공장기업소 지배인들을 대상으로 경제 관련 교육을 실시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강연이 끝난 이후에는 각 기업소 별로 향후 운영 내용을 담은 사업계획서와 함께 노후화된 생산 설비에 대한 개선 및 공장 노동자들을 관리·감독할 수 있는 방안을 제출하라고 지시했다.


북한은 앞서 이번 달부터 공장기업소의 자율성 증대 및 월급제 실시, 농업개혁을 골자로 한 새로운 경제관리 체계인 6·28 방침을 시행하겠다고 예고했지만 아직까지 구체적인 추진 내용은 알려진 것이 없다. 그러나 책임자들을 중심으로 관련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는 점에서 공장기업소 자율화 조치가 조만간 구체화 될 것으로 예상된다.


평양 내부 소식통은 21일 데일리NK에 “얼마 전부터 중앙에서 내려와 공장 관리소의 경영 방법에 대한 강연이 진행됐다”며 “그런데 대상자들에게 물어보니 (강연자의 말이) 무슨 말인지 못 알아듣겠다고 하더라. 다만 이날 강연에서는 다른 내용보다는 ‘월급제 실시’에 대한 질문만 이어졌다고 한다”고 전했다.


그러나 내부 소식통들에 따르면  평양 일부 지역을 제외하고 다른 지역에서는 아직 기업소를 대상으로 한 교육이 실시되지 않고 있다. 신의주 소식통은 “10월부터 교육을 시킬 것이라는 이야기는 있었으나 아직 이렇다 할 말이 없다”고 말했고, 황해도 소식통도 “바로 시작하지 않고 12월 정도에 교육을 시작한다는 소문이 돌고 있다”고 전했다.


공장기업소 자율화를 위해서는 그동안 유지해 왔던 사회주의 계획경제시스템에 대한 수정이 불가피하기 때문에 우선 일부 지역에서 시범적으로 시행해 보겠다는 의도로 해석된다. 실패했을 경우 부담감이 크지 않고 현실 상황과 맞지 않을 경우 일부 수정도 가능하기 때문이다.


또한 이번 강연에서는 월급제에 대한 내용은 거론되지 않았다고 한다. 강연 참석자들이 “만약 월급제를 통해 돈을 올리면 그 돈은 어디서 구하나? 직접 해결해야 하나”라는 질문에 강연자는 “김정은 원수님께서 직접 해 주실 것”이라고만 말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그러면서 “강연자가 김정은이 ‘내 정책에 따라오지 못할 자들은 그냥 쉬어라’라고 했다”면서 “우리 원수님만 믿고 따라가면 된다”고 말했다고 덧붙였다.


한편, 북한이 ‘6.28방침’의 일환으로 제시했던 알곡 생산량의 30%를 개인에게 분배하겠다는 농업계획 또한 올해 흉년으로 무산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해지며 새로운 경제 관리 체계의 시행이 늦춰지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그러나 북한이 준비 미흡을 이유로 경제개선 조치 시행을 미룰 경우 부작용이 만만치 않을 것이라는 점에서 일부 지역을 중심으로 시작해 북한 전역으로 확산되는 단계별 시행을 준비하고 있을 것이라는 예상도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