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평양종합건설에 필요한 자재를 확보하기 위해 노인과 학생들을 광산에 총동원한 것으로 뒤늦게 전해졌다. 당국이 당(黨) 창건 75주년(10월 10일)을 목표로 공사를 서두르고 있다는 점에서 이들은 주야(晝夜)로 노동에 시달리고 있다고 한다.
자강도 소식통은 8일 데일리NK에 “지난 7월 초 자강도 시중광산에 평양종합병원 건설용 칼시움(칼슘) 10t을 가공 원석 가루로 생산해 보장하라는 내각과 중앙당의 지시가 하달됐다”면서 “이 때문에 지도 성원들의 감시하에 22시간 교대제 근무가 적용돼 광산이 만가동 상태다”고 전했다.
자강도 시중군에 위치한 시중광산 석회석을 채굴할 수 있으며 탄산칼슘 산지로도 유명하다. 탄산칼슘은 시멘트의 주요 원자재로 활용된다.
다만 이번 칼슘 채광 지시는 시멘트용 원료 확보 목적이 아닌 ‘아크릴 수성 칠감’ 원료 확보 차원이라는 게 소식통의 전언이다. ‘아크릴 수성 칠감’은 북한이 자체적으로 제조했다는 내외부 마감재로, 주요 원료가 칼슘이라는 이야기다.
실제,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에 따르면 평양종합병원은 지난달 말 외벽 타일 작업이 진행됐다. 평양종합병원의 공정이 상당히 진행된 만큼 시멘트보다 각종 마감재가 필요한 상황이다.
당국은 원료를 최대한 확보하기 위해 인원 동원에 주력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소식통은 “광산 당(黨) 위원회가 모든 가족이 전부 나와 일(채광)을 하라고 선전사업을 하고 있다”면서 “광산 노동자, 종업원, 일군(일꾼) 뿐만 아니라 가족 중 한 명은 하루 4시간씩 도급제(할당량)를 마치고 들어와야 한다”고 전했다.
도급제는 일정한 노동을 하고 수행 정도에 따라 임금을 지급하는 제도다. 다만 이번에 동원된 주민들이 제대로 된 임금을 받았는지 여부는 정확하게 확인되지 않았다.
소식통은 “이번 동원에는 75살 이상 노인만 아니면 무조건 나가야 한다”면서 “년료보장(정년퇴직)은 60살인데 국가 관련 일을 시킬 때는 75살을 기준으로 동원하고 있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이어 그는 “눈도 잘 보이지 않고 잘 걷지도 못하는 노인들 상사(장례)를 치르지 않을까 걱정이다”면서 “간부들을 욕하는 목소리가 이만저만이 아니다”고 덧붙였다.
또한 북한 당국은 노인뿐만 아니라 학생들도 광산에 동원하고 있다.
소식통은 “시중읍 학교들에서는 학생들에게 방학 기간 소, 초, 고급중학교 학년별로 퇴석 처리 작업 등에 나가라는 지시가 내려왔다”고 말했다. 사실상 역내 가용 인력을 총동원해 원자재 채광에 나서고 있는 셈이다.
그러면서 그는 “도(道)당 위원회와 군당 위원회에서는 작업이 다음 달(10월) 초까지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면서 “그러면서 주민들에게 잡도리들 단단히 하라는 엄포를 놓고 있다”고 전했다. 평양종합병원 건설 마감 기한인 10월 10일까지 지속 주민들을 동원하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한편, 열악한 근로환경에 생계보장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주민들의 불만이 상당한 것으로 전해졌다.
소식통은 “개인 뙈기밭(소토지)에 가서 비료도 주고 밭을 지켜야 먹고 살 수 있는데 무리하게 동원하고 있다”면서 “이곳도 모자라 광산에 동원된 사람들에게도 먹을 것을 보장해주지 않아 주민들이 힘들어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