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주민 “노트텔 인기 시들…요즘은 액정TV가 대세”

▲북한에서 유행하고 있는 영상 재생기 노트텔 모습. /사진=데일리NK 자료사진

북한 주민들이 외부영상을 볼 때 애용하던 휴대용 DVD 플레이어 노트텔의 인기가 시들해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복제·전송이 편리하고 단속 위험이 적은 다운로드 콘텐츠 이용이 늘어나면서 DVD의 시대가 저무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평안북도 소식통은 29일 데일리NK와의 통화에서 “요즘은 노트텔로 영화를 보는 사람들은 많이 적고 알판(CD) 자체도 많이 없다”면서 “이제는 액정 텔레비전에 USB를 꽂아서 영화를 많이 보고 있다”고 전했다.

단속에 걸릴 위험성이 높은 DVD 대신 USB를 활용해 영상을 시청하기 시작하면서 재생에 사용하는 기기가 변화했다는 것이 소식통의 설명이다.

소식통은 “109그루빠(외부 미디어 전문 단속반)가 갑자기 검열을 나올 때 알판(DVD)은 크기가 커서 숨기기 어렵다”며 “USB 메모리는 텔레비전에서 빼서 쉽게 숨길 수 있어 단속을 피하기가 쉽다”고 말했다.

그동안 노트텔은 크기가 작아 단속을 피하기 쉽다는 장점 때문에 북한 주민들에게 상당히 인기가 높았다.

통일미디어가 지난달 발표한 ‘북한 주민들의 미디어 이용환경과 외부콘텐츠’에 관한 보고서에 따르면 탈북자 200명 중 76.5%가 노트텔을 이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기술의 발전으로 인해 더욱 휴대하기 편리한 저장매체, 재생수단이 등장하면서 노트텔의 인기가 줄어든 것이다.

USB보다 작은 SD카드를 이용한 외부 미디어 접촉이 늘어나고 있는 것도 같은 맥락이라고 볼 수 있다. 심지어 일부 북한 주민들은 중국 메시지 애플리케이션 ‘위챗’을 통해 영상을 주고받고 있다. 북한 주민들의 외부 미디어 접근 방법이 상당히 빠르게 변화하는 것이다.

북한 당국 역시 이런 주민들의 미디어 이용 실태 변화 흐름을 감지하고 감시망을 더욱 조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지난 4월 양강도 혜산에서 한국 드라마를 시청하던 20대 남성 두 명이 109그루빠에게 적발된 바 있다.(▶관련기사 : 한류 단속 109 상무 활개…혜산서 한국드라마 시청 2명 체포)

한편, 일부 북한 주민들은 인민반장들에게 사전에 단속 소식을 접하고 미리 대비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소식통은 “109그루빠는 밤중에 인민반장과 함께 검열하러 다닌다”며 “일부 인민반장들은 그루빠의 검열 소식을 미리 (지역 주민들에게) 전달해 주기도 한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그리고 지금은 예전처럼 무작정 문을 열고 들어오지 못한다”며 “이 때문에 단속에 많이 적발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는 북한에 도둑이 기승을 부리면서 주민 대부분이 대문을 철문으로 바꾸면서 단속반이 집안으로 진입하기가 어려워졌기 때문으로 보인다. 또한 ‘수색 영장’을 요구하는 일이 많아지고 있다는 점도 한몫한 것으로 풀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