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정운 우상화에 김일성 신화 적극 이용

평양시 각 구역 당간부를 대상으로 하는 강연에서 후계자로 지명된 김정운(26)의 외모가 항일무장투쟁시기 김일성과 쏙 빼어 닮았다는 선전 내용이 포치됐다고 이 지역 소식통이 24일 전해왔다.

소식통은 “새로운 후계자의 용모가 죽은 김일성 수령을 닮았다는 내용을 당원들에게 적극 홍보하라는 구두선전이 포치(지시하달) 되었다”고 말했다.

최근 평양 시내 구호 간판에 김일성을 찬양하는 문구가 등장하고 있는 것은 바로 김일성의 혁명전통을 김정운이 계승할 수 있다는 점을 선전하기 위한 의도로 풀이된다.

평양 시내에는 ‘위대한 수령 김일성 동지 혁명사상 만세’ 등 김일성을 찬양하는 표어가 여러 곳에 내걸렸다. 조선중앙통신 등 북한 언론매체엔 최근 ‘백두의 혁명전통 계승’ ‘만경대 가문’ 등 ‘김일성-김정일-김정운’으로 이어지는 혈통을 강조하는 표현이 자주 등장하고 있다.

이어 “당국은 당 간부들에게 김정운은 ‘군사 기질적으로 타고났다. 총명하다. 항일무장투쟁 시기 수령님의 모습과 완전히 일치한다’는 내용을 가지고 후계자에 대한 선전교양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후계자 문제와 관련해 교양이 진행된 당 간부와 직접 선전 지시를 받은 당원들은 후계 세습에 대한 동의를 적극적으로 말하고 있지만, 주변 사람이나 술자리에서 전해들은 주민들은 ‘30대장군이 올라서면 우리 인민들이 겪는 고초가 과연 풀리겠는지’ ‘나이가 어려 장성택 역할이 커질 텐데 잘 되겠는가’ 라며 쉽게 동의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소식통은 “후계문제와 관련해 인민들의 반응이나 분위기는 예상보다 높지 않고 그냥 순응하는 분위기가 대다수”라면서 “김정일의 첫째 아들(김정남)이 나라 일에 관심 없고 놀기만 좋아하기 때문에 ‘놀새’라는 별명이 퍼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탈북 지식인들의 모임인 ‘NK지식인연대 정보센터’는 이날 “주민강연회와 근로단체학습회를 통하여 지난달 27일 중앙당 지시문인 ‘영명하신 김정운 대장을 위대한 김정일 장군님의 유일한 후계자로 추대할 데 대하여’라는 전문이 정식으로 하달 됐다”고 전했다.

이번에 전달된 지시문에는 “영명하신 김정운 대장은 지략과 천재적 예지, 성품에서 위대한 김정일 장군님과 꼭 같으신 분이며 우리조국의 미래이고 휘황찬란한 내일의 희망이다“며 하루빨리 추대하여 장군님의 선군사업을 보좌하도록 해야 한다고 지시되었다고 주장했다.

한편, 김정운 우상화를 위해 보급된 ‘발걸음’이라는 노래는 최초 지난 3월 하순부터 군대에서 처음 불리기 시작했고 지금은 유치원생들까지 따라 부를 정도로 확산된 것으로 확인됐다.

평양 소학교 학생들이 대열을 지어 ‘발걸음’을 합창하는 장면이 동영상에 담겨 일본 니혼TV를 통해 지난주 외부에 공개기도 했다.

소식통은 “평양에서는 김일성종합대학에서 시작해 중학교, 소학교로 확산됐고 지금은 유치원생들도 이 노래를 따라 부를 정도가 됐다”면서 “다들 발걸음이라는 제목보다 중간에 나오는 김대장을 칭송하기 위한 노래이기 때문에 김대장 노래라고 말한다”고 전했다.

노래는 “주민들은 여기서 나오는 김대장이 김정운을 뜻한다는 것은 대부분 알고 있다”면서도 “김정일의 자식인 것까지는 눈치를 챘지만, 누구와의 사이에서 난 몇째 아들이라는 말은 거의 알지 못한다”고 전했다.

아직까지 김정운이 김정일과 셋째 부인 고영희(사망) 사이에서 태어난 3남이라는 사실에 대해서는 대다수 주민들이 모르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어 소식통은 “평양 중심 구역(중구역 등)에 사는 주민들은 김대장의 이름을 정확히 알고 있지만 사동구역 같이 외곽에 사는 주민들은 ‘김정훈’으로 알고 있고, 나이도 서른 여섯 살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