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자강력제일주의’, 대북 제재 맞설 대책될 수 있나

장마당서 북한산이 중국산보다 인기…전문가 “경제 위기 근본적 해결책 아냐”

북한 당국이 국산화를 통한 ‘자강력제일주의’를 강조하고 있는 가운데 최근 북한 장마당에서 북한산 물건이 중국산보다 인기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정은 정권도 “국산화로 인민소비품이 개선되고 있다”고 선전하고 있으나 자력자강 정책이 대북제재에 대한 근본적인 대책이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북한 내부 소식통은 21일 데일리NK에 “양강도 혜산, 평안북도 신의주 등 북한 장마당에서 중국 물건보다 국산(북한산) 물건이 더 인기가 있다”며 “중국산보다 질도 좋고 가격도 저렴하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과거엔 우리 물건의 질이 떨어져 주민들에게 중국산 물건이 선호됐지만 최근 당국이 경공업 부문에 대한 자력갱생을 강조하면서 상품의 질이 좋아진 부분이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현재 북한 장마당에서 중국산보다 인기 있는 품목은 빵, 사탕과자 등 식품 종류와 신발, 옷, 양말, 가방 등 의류 및 학습장, 장난감, 화장품 등 주로 경공업 제품이다. 핸드폰이나 기계류는 아직 기술이 미흡해 외국 부품을 조립하는 수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뜻이다.

북한 정권은 2015년부터 공업 분야에 대한 국산화 정책을 강조해 왔다. 김정은은 2015년 신년사에서 “모든 공장, 기업소들이 수입병을 없애고 원료, 자재, 설비의 국산화를 실현하기 위한 투쟁을 힘 있게 벌여야 한다”며 국산화를 언급했다. 결과적으로 공장 및 기업소의 원료, 자재, 설비 등을 국산화하는 데에 실패했지만 김정은 정권은 2015년 공업 분야의 기초부터 국산화하려는 계획을 가졌던 것으로 보인다.

2016년 신년사에서 김정은은 ‘자강력제일주의’라는 용어를 처음으로 사용하면서 “경제 발전과 인민 생활 향상에 전환을 일으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자강력제일주의’는 북한의 대외의존 특히, 중국에 대한 경제적 의존도를 낮추기 위한 전략으로 분석됐다.

김정은은 2017년 신년사에서도 ‘자력자강’을 강조하며 “경공업 부문에서 원료와 자재의 국산화를 이루고 인민소비품의 다종화, 다양화, 질 개선의 전환을 가져와야 한다”고 밝혔다. 경공업 부문의 국산화 전력을 위한 보다 구체적인 주문을 내 놓은 것이라 할 수 있다.

실제로 김정은은 2016년 이후 방직, 화장품, 식품 공장 등 경공업 분야에 대한 현지지도에 자주 나서며 “누구의 도움 없이 자체의 힘으로 생산할 것”을 강조했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김정은 정권이 자력갱생 정책을 강조하면서 국제 사회의 대북 제재에 대한 대안으로 활용하려는 의도라고 분석하고 있다. 이근영 중국 연변대학교 교수는 “경제가 침체되기 전 북한 당국이 손을 써 국산품을 유통되도록 유도한 점이 주목된다”며 “북한 주민들이 기꺼이 돈을 주고 살 수 있는 중국 물건에 대한 대체품을 만든 측면이 있다”고 평가했다.

이 교수는 또 “북한 주민들이 국산품을 이용하면 그 수익은 국가에 돌아가고, 싼 값이 물건을 사다보면 정권에 대한 충성도도 높아질 수 있다”면서 “이러한 자력갱생 정책이 김정은 정권에 어느 정도 자신감을 줬을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해 김정은은 2018년 신년사에서 “방직 공업, 신발과 편직, 식료 공업을 비롯한 경공업 부문 공장에서 우리의 기술로 인민소비품의 다종화, 다양화, 제품의 질 개선을 위한 담보를 마련했다”고 자평한 바 있다.

그러나 북한의 자력갱생 정책이 대북제재에 대한 대안은 될 수 없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조봉현 IBK 경제연구소 부소장은 “자력갱생으로 일정 부분은 효과가 나타날지 모르지만 북한 경제의 위기를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는 없다”고 지적했다.

조 부소장은 “자력갱생하게 되면 생산성은 올릴 수 있지만 북한은 궁극적으로 원료나 기계 등 100% 자체 생산이 안 되는 구조”라며 “결국 외부 수입을 해야 하는데, 국제 경제에 의존하지 않고서는 버티기 어렵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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