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북한 국경지역 식량가격이 1천원을 돌파하면서 주민들의 식량 확보에 비상이 걸렸다.
이달 18일 함경북도 회령 쌀가격은 1050원(kg). 양강도 혜산은 1000원, 신의주는 950원대를 기록했다. 다음날 평양 선교시장의 쌀 가격도 900원에 육박했다. 이달 1일과 비교하면 20일만에 두배 가량 폭등한 셈이다.
그러나 북한 당국은 지난 5월 각 직장과 기업소에 ‘6~8월까지 각 지역, 단위별로 식량문제를 자체 해결하라’는 지시만 내린채 아직까지 국가 차원의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평양 내부소식통은 “이미 6월부터 소규모 공장 노동자에 대한 식량 배급이 중단됐다. 노동자들은 기업소 주변 텃밭에서 생산하는 채소나 곡식류를 수확해 나눠가지거나 농촌에 직접 가서 조금이라도 싸게 식량을 사오고 있다”고 말했다.
소식통은 “기업소 텃밭에서 나오는 수확물은 밀과 보리를 섞은 형태로 배급된다”며 “배급받은 곡식들은 가루로 내 국수를 만들거나 감자와 섞어 먹어야 하는데, 모래와 돌멩이가 너무 많이 섞여 있어서 씼고 나면 채 반절도 남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그나마 이렇게 자체 해결책을 내놓는 기업소도 얼마되지 않아 식량 해결에 큰 도움은 되지 않는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이어 “중앙당에서 5월 26일 무슨 조치를 발표했다는 소식은 아직 들어보지 못했다”면서 “식량가격이 이렇게 뛰고 있는데 여전히 시장은 오후 7시에 문을 닫고 있고, 모내기 전투가 끝났어도 시장거래가 아직 살아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평양의 구역 시장들은 지난해 11.30화폐개혁 이전 상황과 큰 변화 없이 운영되고 있으나, 전체적으로 물건 거래량은 낮아진 것으로 전해진다. 소식통은 이런 현상이 화폐개혁으로 북한 주민 전체가 가난해진 데 원인이 있다고 말했다.
북한의 주요 공장기업소들은 3월부터 노동자들에 대한 임금지급을 중단해왔다. 이에 따라 화폐개혁 직후 높아졌던 출근율이 올 봄부터 다시 떨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19일 평양의 시장거래 환율은 1달러($)에 1580원, 1위안(元)에 195원을 기록했다.
북한의 식량가격 상승세는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당장 중국 등 외부 식량유입 전망이 불투명한 상황일 뿐 아니라 지난주까지 북한 전역을 뒤덮었던 장마 피해가 구체적으로 확인되면 올해 작황전망에 대한 시장의 반응은 더욱 얼어붙을 것으로 보인다. 이렇게 되면 가을 수확기 까지 식량가격 고공행진이 이어질 수도 있다.
소식통은 “9월 당대표자회를 앞두고 곳곳에서 인민경제가 나아지고 있다는 선전이 이어지고 있지만, 백성들이 겪는 생활고는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다”면서 “식량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당대표자회에 대한 인민들의 관심도 크게 떨어질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