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수도 베이징(北京)의 예술 관광명소에서 북한의 유명 화가들이 그린 작품이 판매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이 문화·예술 분야에서 적극적으로 외화벌이에 나서고 있는 모습이다.
중국 대북 소식통은 29일 데일리NK에 “북경의 798예술거리에 있는 ‘조선민예문화중심’에서 조선(북한)화가들의 그림이 판매되고 있다”면서 “그림을 누가 그렸는지에 따라 가격이 다른데, 유명하지 않은 사람이 그린 것은 1장당 3000위안(한화 약 48만 원)에 판매되고 있고 공훈예술가나 인민예술가들의 그림은 10만 위안(한화 약 1600만 원)을 호가하는 것도 있다”고 말했다.
798예술구는 베이징 동북쪽 다산쯔(大山子) 지역에 위치한 중국의 대표적 예술거리로, 미술 애호가뿐만 아니라 일반 관광객도 많이 찾는 명소다. 다산쯔 지역은 과거 1950년대 소련의 원조를 받아 군수물자를 생산하는 공장단지였지만, 2000년대 초 예술가들이 몰려들면서 중국에서 가장 규모가 큰 복합 예술단지로 변모했다.
이처럼 중국 문화예술의 중심지에 자리 잡고 있는 조선민예문화중심에서는 인물화부터 산수화, 풍경화 등 다양한 그림들이 내걸려 있으며, 심지어 방문객들이 원하는 그림을 직접 주문제작해 제공하는 개별맞춤 서비스도 이뤄지고 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소식통은 “2년 전까지만 해도 798구에서 조선 그림을 판매하는 곳은 없었다”며 “요즘 중국에서도 많은 사람이 공예품이나 미술품을 소장하려고 하기 때문에 (북한에서도) 외화벌이를 하려고 나온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실제 조선민예문화중심은 북한 문화성 소속 ‘민예연합상사’의 산하 기구로, 북한 문화예술의 창작 및 해외교류 등을 주된 활동 목표로 삼고 있다. 특히 민예연합상사는 북한의 대외무역을 담당하는 주요 국영기업 중 하나로 알려져 있어, 북한이 문화·예술을 외화벌이 수단으로 적극 활용하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분석도 제기된다.
이와 관련해 본보는 앞서 지난달에도 중국 소식통을 인용해 북중접경지대인 랴오닝(遼寧)성 단둥(丹東)의 조중문화전람관에 북한 유명 화가들의 작품이 내걸리고, 이 가운데 일부는 비싼 값에 팔리고 있다고 보도한 바 있다.
당시 소식통은 북한 유명 화가들의 작품이 중국에서 고가에 거래되고 있는 데 대해 “북한 무역일꾼들의 외화벌이 사업의 일환”이라면서 “유명 화가들의 작품이 큰 돈벌이가 되는 것으로 인식되면서 점점 더 많은 북한의 무역일꾼들이 문화·예술 분야에 뛰어들고 있다”고 전하기도 했다. (▶관련기사 바로가기 – “北 무역일꾼들, 북중 접경서 예술품 거래로 외화벌이”)
한편 조선민예문화중심은 현재 ‘조선민예 해외 공식 미술관'(Korea Traditional art center)이라는 이름의 인터넷 홈페이지를 통해서도 북한 화가와 그림을 상세히 소개하고 개별 맞춤 서비스를 제공하는가 하면, 별도의 온라인 고객 문의 시스템까지 갖춰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운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