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대학졸업예정자 80%, 3대혁명소조원 신분 공장기업소 배치”

北 당국, 대졸 인텔리 노동력 활용-기업소 노동자 사상 통제 일거양득 노린다

20211119노동신문
북한이 6년 만에 ‘3대혁명 선구자 대회’를 개최했다고 지난달 19일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이 보도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대회에 참가하진 않았으나 서한을 보내 3대혁명 운동을 위한 과업을 제시한 바 있다. /사진=노동신문·뉴스1

북한 당국이 최근 대학 졸업 예정자의 80% 이상을 3대혁명 소조원으로 파견하라는 지시를 하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코로나 국경봉쇄에 가동이 중단된 공장·기업소가 늘어나자 북한 당국이 이런 조치를 내놓은 것으로 풀이된다.

14일 데일리NK 평양 소식통에 따르면 북한 교육성이 내년 2월 대학을 졸업하는 학생들의 80%에 해당하는 인원을 3대혁명 소조원으로 할당했다.

이는 지방의 대학들도 마찬가지인 것으로 파악된다. 함경도 소식통을 통해 취재한 결과 북한 교육당국이 함경북도 소재 대학 졸업예정자의 90%를 3대혁명 소조의 정원으로 확정했다.

국가가 특별 양성한 엘리트나 부유·고위층 자제에 해당하는 10~20%를 제외한 졸업예정자를 3대혁명 소조원으로 활동하도록 조치한 것이다.

3대혁명 소조원으로 활동하는 대학 졸업예정자들은 앞으로 3년 동안 공장이나 기업소에 파견돼 특정 기간 동안 임시 노동을 하면서 당의 혁명사상을 노동자들에게 관철시키는 역할을 하게 된다.

예년의 경우 대학 졸업생의 30~40%가 3대혁명소조원으로 배치됐지만 올해처럼 많은 인원을  3대혁명 소조원으로 할당한 경우는 없었다는 게 소식통의 설명이다.

북한 교육성이 대학 졸업예정자 대부분을 3대혁명 소조원으로 배치한 것은 현재 북한 당국이 겪고 있는 경제난과 직결돼 있다는 게 복수의 소식통들의 전언이다.

국경봉쇄 이후 각 분야의 산업과 공장들이 원활하게 운영되지 못하면서 기존의 인력들도 기업소에서 제대로 급여를 받기가 힘들어졌다.

이런 상황에서 대학을 졸업한 인텔리 인력을 배치할 적절한 일자리가 제대로 마련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대학 졸업생들을 3대혁명 소조로 파견할 경우 기업소들은 급여 부담 없이(기존 노동자의 2/3 수준 지급) 노동 인력을 활용할 수 있고 당국은 혁명 소조원들을 통해 노동자들을 사상적으로 규합시킬 수 있다.

경제난 속에서 최대의 생산성을 내면서도 주민들의 사상을 강하게 통제하려는 북한 당국에게 대학 졸업생을 활용한 3대혁명 소조운동 확대는 일거양득인 셈이다.

한편 3대혁명이란 사람을 개조하는 사상, 자연을 개조하는 기술, 사회를 개조하는 문화 영역에서 이상적인 변화를 일으키기 위한 혁명운동을 이르는 말로, 북한 당국은 지난달 18일 제5차 ‘3대혁명선구자대회’를 개최하는 등 사상적 고삐를 죄고 있다.

또한 3대혁명선구자대회는 사상, 기술, 문화 분야에서 모범을 보인 단위나 간부를 예우함으로서 모범 사례를 확산하기 위한 행사다.

이와 관련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3대혁명선구자대회에 서한을 보내 “3대혁명소조운동을 활성화해야 한다”며 “혁명소조를 생산단위들에만 파견하던 종래의 틀에서 벗어나 지역 단위로도 파견해 당의 시, 군 강화 로선(노선) 관철에서 한 몫 단단히 맡아 하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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