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각한 경제난을 겪고 있는 북한 당국이 올해 외화 확보를 위해 국제사회의 대북제재 위반 사안이 포함된 다양한 자금 마련 방안에 골몰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27일 데일리NK 내부 소식통에 따르면 북한 당국은 석탄 수출과 해외 노동자 파견 사업을 단기간에 대규모 당자금(통치자금)을 마련할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외화벌이 방안으로 판단하고 있다.
2017년 12월 채택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제재 결의 2397호는 해외에 파견된 북한 노동자를 24개월 이내에 모두 송환하도록 규정했다.
하지만 당국은 중국과 러시아 등에 체류 중인 자국 노동자들을 모두 송환하지 않았으며 최근 신규 인원도 모집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당국은 러시아에 노동자를 파견하기 위한 모집 사업을 이달 초부터 시작한 것으로 확인된다. 본지는 당국이 약 1만 명의 노동자를 러시아에 파견할 목적으로 평양을 비롯한 주요 도시에서 지원자를 받고 있다고 보도한 바 있다. (▶관련기사 바로가기: 당대회 이후 해외노동자 파견?… “러시아 벌목공 암암리 모집 중”)
현재 지원자들의 출신 지역을 살펴보면 평양시 자원자가 가장 많고 그 뒤로 평안도, 황해도, 함경도, 강원도 순이다. 자강도는 기밀 유지에 민감한 군수공업지대가 대부분이어서 처음부터 러시아 파견자 모집을 실시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당국은 바이러스 유입 위험성 때문에 해외에 체류 중인 자국민이나 외국인이 북한으로 입국하는 것을 철저하게 통제하고 있다. 하지만 내국인이 해외로 나가는 것은 상대적으로 감염 위협이 적다는 판단에 따라 해외 노동자 파견 카드를 고안해 낸 것으로 보인다.
소식통은 “단기간에 외화를 가장 많이 확보할 수 있는 사업이 노무자 파견”이라며 “출국이 용이해지면 곧 바로 파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더욱이 러시아와 모종의 합의가 끝난 후 파견 인원을 모집하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노동자들의 입국 절차와 관련한 문제도 이미 해결한 상태라는 전언이다.
이런 가운데 북한 당국은 지속적으로 중국에 석탄을 밀수출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또 다른 소식통은 “남포를 통해 석탄 수출이 이뤄지고 있다”며 “현재로서는 석탄 수출이 당자금을 마련을 위한 가장 용이한 방안”이라고 언급했다.
지난 2017년 7월 채택된 유엔 안보리 결의 2371호는 북한산 석탄 수출을 전면 금지하고 있지만 북한 당국이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여전히 석탄으로 외화를 마련하고 있다는 얘기다. 특히 최근 들어 중국 측의 석탄 수요가 많아져 양측의 이해관계가 맞아 떨어졌다는 분석도 이어진다.
중국이 호주와의 정치적 갈등으로 호주산 석탄 수입을 중단한 이후 부족분을 일부 북한산 석탄으로 메우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소식통은 “경제봉쇄조치(대북제재)가 있다 하더라도 외화 부족 문제가 너무 심각하기 때문에 꼭대기(중앙당)에선 어떻게 하면 자금을 확보할 수 있을지 분주하게 모색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