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당국이 김정일 사망 전에 배포돼 사망일(12.17)이 표기되지 않은 달력들 가운데 일부를 회수하고 나머지는 김정일 관련 선전문구와 12월 행사일정 등의 부분만 수정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사실은 데일리NK가 19일 북한 무역일꾼을 통해 입수한 2012년 달력을 통해 확인됐다.
당초 북한 당국은 김정일 사망 전에 제작·배포된 달력을 전량 회수·폐기하기로 하고 당기관, 기업소, 인민반 등을 통해 배포된 달력 수거 방침을 하달했다. 하지만 광범위하게 배포된 달력을 모두 회수해 폐기하고 다시 제작에 들어갈 경우 엄청난 비용이 소요된다는 현실적인 문제에 부딪히면서 이 같은 조치를 병행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수정된 달력을 데일리NK에 전달한 무역일꾼은 “지난주 초부터 선전부원들이 인민반장을 앞세워 각 가정을 방문해 수정할 내용의 종이를 나눠주고 그 자리에서 달력에 붙이게 했다”고 말했다.
북한은 달력의 표지에 ‘위대한 수령 김일성 동지는 영원히 우리와 함께 계신다’로 표기하고 1월 판에는 김정일 우상화 선전 문구를 넣어왔다.
‘명절표기’ 위 부분에는 그림 형태의 ‘쪽사진’이 들어가는데 12월 판은 7월 판과 마찬가지로 ‘금수산기념궁전’이 들어갔다. 김일성, 김정일의 시신이 금수산기념궁전에 영구 보존되고 있음을 강조한 것이다. 이밖에 김정일 생일이 있는 2월은 정일봉, 김일성 생일이 있는 4월은 만경대 생가 등의 쪽사진이 배치됐다.
이 무역일꾼에 따르면, 당국 차원에서 공급하는 한 장짜리(2~4절) 달력의 경우도 김정일 사망을 표기하는 내용을 추가한 새로운 종이를 공급해 부착케 했다. 한 장 달력의 경우 명절표기는 달력 중간 부분에 위치한다.
관심을 모았던 김정은 생일(1.8)은 종전과 마찬가지로 특별하게 표기 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