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단장 “계속 만우절 쇠는 느낌” 압박

26일 판문점 남측지역 평화의 집에서 열린 제6차 남북 장성급 군사회담 마지막날 회의에서 양측이 팽팽한 신경전을 벌였다.

북측은 특히 오전 10시부터 시작된 전체회의에서 서해상에서 북방한계선(NLL)을 재설정하자는 자신들의 주장이 받아들여지지 않는데 대해 간접적으로 강한 불만을 표시했다.

북측 김영철(인민군 중장.우리의 소장격) 단장은 “거짓말 하는 이솝우화 생각이 난다. (회담이 시작된) 지난 24일부터 오늘까지 연속적으로 만우절을 쇠는 느낌이다. 인내를 갖고 기다리는데..”라며 포문을 열었다.

그는 “상대 측의 옳지 못한 주장에 대해 무조건 이해한다거나 존중한다는 법은 없다”며 “그래서 존중이라는 말은 정확하고 진실하고 아주 정정당당할 때 적용되지만 이치에 맞지 않을 때 어떻게 존중하겠느냐”고 말했다. NLL 재설정 주장을 염두에 둔 얘기로 들렸다.

이에 대해 남측 수석대표인 정승조(소장) 국방부 정책기획관은 곧바로 반격에 들어갔다.

정 수석대표는 “회담을 할 때는 항상 상대방 입장과 나의 입장이 다를 때도 있고 같을 때도 있다. 입장이 다를 때는 상대방 입장을 잘 이해하려고 노력하고 또 내 입장 가운데서 상대방 입장을 시험해 조정할 부분이 없는지 생각해보고 하는 것이 회담 하는 사람들의 기본자세”라고 꼬집었다.

그는 이어 “상대방의 옳고 그름을 나의 잣대로 재단하는 것 보다 상대방 입장이 나와 다른 입장이라는 것을 이해하고 그 다음에 한번은 역지사지 해서 상대방의 잣대로 생각을 해주는 것이 필요하다”고 북측의 태도 변화를 간접적으로 촉구했다.

그러자 북측은 거의 매번 남북회담 시작 전에 내세웠던 레퍼토리인 ‘회담 공개’를 화두로 끄집어냈다.

김 단장은 “서로 옳다고 주장하는 것보다 공정한 여론 공개를 통해 누가 옳은지, 그른지를 판별할 때가 됐다고 생각한다”며 “기자분들도 (회담에) 참가하는 게 어떠냐. 좋은 이야기면 기자들도 들어야 되지 않느냐”며 공개회담을 주장한 것.

이에 대해 정 수석대표가 “회담을 비공개로 하기로 한 것은 애초 (남북 간) 합의사항”이라며 비공개를 주장하자 김 단장은 마치 생색이라도 내듯 “정 그렇다면 정 수석대표 의견을 존중하겠다”며 주장을 접었다.

김 단장은 또 전체회의 시작 때 정 수석대표와 악수를 하고 난 뒤 “악수는 조선사람의 예의가 아니다”며 돌출 발언을 했다.

그는 “최근 우리는 악수 인사법을 없애고 있다”며 “상대를 만났을 때 나이가 많고 하면 반쯤 고개를 숙이고 인사를 하는 게 조상들의 인사법”이라며 “우리의 고유한 풍습을 찾는 게 좋겠다는 것이 장군님(김정일 국방위원장)의 말씀”이라고 말했다.

정 수석대표는 이에 “아, 그렇습니까”라면서도 “악수는 국제적인 인사법이다. 국제적 행사 등에서 다른 사람을 만나면 그 사람들 방법을 존중해주고 자기들끼리 만나면 자기들끼리 (그렇게) 할 수 있겠죠”라고 북측의 태도를 간접적으로 꼬집었다.

남북이 장성급회담 마지막날 회의에서도 이 같이 팽팽한 신경전을 벌임에 따라 이날 회의에서 서해상 충돌방지와 긴장완화를 위한 공동어로구역 설정, 남북 경협을 위한 군사적 보장 등의 이행방안에 과연 합의를 이룰 수 있을지 주목된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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