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김정일 생일에 어린이에 당과류‧학용품 선물…특별 공급은 無

학용품은 7세에 한정 공급...소식통 “‘뭐라도 줘야 한다’ 절박함 느껴져”

김정일 생일맞이 선물.
김정일 생일 맞이 선물(2021년). /사진=데일리NK 내부 소식통 제공

북한 당국이 ‘코로나 경제난’에도 최대 명절 김정일 생일(2월 16일, 광명성절로 선전)을 맞아 어린이들에게 선물을 공급한 것으로 확인됐다.

함경북도 소식통은 16일 데일리NK와의 통화에서 “14일 회령시에서 광명성절(79주년)을 맞으며 시 안의 소학교(초등학교)와 유치원 어린이들에게 당과류와 학용품을 명절선물로 공급했다”면서 “올해 선물이 지난해보다 매우 초라해 주민들이 놀라움을 금치 못하고 있다”고 전했다.

소식통을 통해 확보한 선물 사진을 보면 일단 모든 어린이에게 공급한 당과류 선물엔 사탕(1봉지), 과자(2봉지), 콩알사탕(1봉지), 입쌀강정(2개)이 들어있었다.

또한 학용품은 각종 연필(72자루), 지우개(8개), 크레용(12색), 수채화구(12색), 중성필(2자루), 원주필(볼펜, 3자루), 연필깍개(연필깍이, 1개), 필갑(필통, 1개), 각종 자(4개), 학용품곽(학용품통, 1개)으로 구성됐다.

여기서 학용품은 유치원 높은 반에서 소학교로 올라가는 어린이들에게만 공급했다고 한다. 물량을 넉넉히 준비하지 못할 정도로 상황의 여의치 않았다는 점이 느껴지는 대목이다.

김정일 생일맞이 선물 목록
김정일 생일 맞이 선물 목록(2021년). /사진=데일리NK 내부 소식통 제공

다만 당국은 선물명세표에 ‘광명성절을 맞으며 경애하는 아버지 김정은 원수님께서 보내주신 선물’이라는 문구를 새겨넣었다. 경제난 속에서도 ‘어린이들을 위한 원수님의 사랑은 변함없다’는 점을 강조해 주민결속을 꾀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소식통은 “이번 선물에서 ‘선대(先代) 수령님 생일에 그래도 뭐라도 줘야 한다’는 절박함이 느껴진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북한 당국은 주민들에게는 술 한 병도 공급하지 못했다고 한다.

소식통은 “민족 최대명절이라고 선전만 하고 공급은 주지 못한다는 건 우리나라(북한)의 경제상황이 좋지 않다는 걸 보여준다”면서 “이에 주민들 사이에서도 ‘자력갱생, 자급자족을 호소하더니 진짜 그런 세상이 오고야 말았다’는 비난의 목소리가 나온다”고 현지 분위기를 소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