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당국이 이달 8일 방영된 김광혁∙고정남 부부의 재입북 기자회견을 의무적으로 시청해야 한다고 주민들에게 지시한 것으로 22일 전해졌다. 당국은 이례적으로 기자회견 방송 시간대에 맞춰 일반 가정집에도 전력을 공급한 것으로 전해졌다.
양강도 소식통은 이날 “직장 당간부가 직접 ‘남조선에서 다시 돌아온 동무들의 인터뷰를 TV를 통해 모두 시청하라’고 지시했다”면서 “가을 탈곡으로 전기가 긴장한다며 살림집 전기를 끊었는데 기자회견 방송 시간에는 전기를 공급했다”고 말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이번 TV 시청 지시는 직장뿐만 아니라 기층 당 조직과 여맹 같은 외곽단체, 인민반 등을 통해서도 주민들에게 전달됐다. 탈북자 재입북 기자회견을 남조선을 비방하는 사상 교육용으로 이용하려는 의도가 드러난다.
당시 김∙고 부부는 한국 사회에 대해 ‘사람 못 살 세상’, ‘거미줄이 있고 벌레가 다니는 집에 살았다’면서 속았다는 말을 수차례 반복했다.
소식통은 “회견에 나온 부부는 남한에서 살기 힘들어 돌아왔다고 했지만 주민들 생각은 이와 다르다”면서 “대다수 주민들은 ‘고생한 얼굴이 아니라 신수가 훤하다’, ‘멀쑥한 얼굴은 남한사회에서 호강했다는 증거’라는 말을 한다”고 전했다.
소식통은 당국이 이 부부에게 평양에 집을 마련해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주민들은 이에 대해 ‘남조선 비방 선전을 하는 동안만 혜택을 줄 것 같다’, ‘중국에 간 사람들도 반역자라고 하는 판국에 남조선에 갔던 사람을 그냥 어루만지기만 하겠는가’라는 반응을 보인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