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기형아 속출’ 보고에 개인 제조 농약·비료 사용 엄중 처벌지시”

농사철을 맞아 최근 북한 당국에서 개인이 제조한 ‘짝퉁’ 농약과 비료 사용을 차단하기 위해 “마약과 같이 취급하라”는 지시를 하달함에 따라 강력한 단속이 이뤄지고 있다고 소식통이 알려왔다.

소식통에 따르면, 북한 당국은 작년부터 화학공업 지대도 아닌 물도 맑고 공기도 좋은 농촌에서 기형아들이 자꾸 태어나는 것에 의문을 품고 원인 규명에 들어갔다. 이에 개인들이 만든 비료와 농약에 문제가 있다는 결론을 도출했다고 한다.

함경북도 소식통은 20일 데일리NK와의 통화에서 “농약을 직접 다룬 농장만이 아니라 그곳에서 생산한 쌀을 먹어도 기형아가 태어날 수 있다는 보고서가 전달됐다”면서 “이에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노발대발하면서 당장에 이 문제를 마약과 똑같이 엄중하게 처벌할 데 대해 지시문을 내려보냈다”고 전했다.

원래 북한에서 농약은 대체로 함흥과학원 분원, 평성과학원 분원, 농업과학원들에서 생산한다. 여기서 문제는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는 데 있다. 이에 당국은 ‘불을 태우고 난 재, 버드나무나 쑥을 우린 물’과 같은 재래식 방법으로 농약 문제를 해결하라는 지시를 하달하곤 한다.

하지만 농장 입장에서는 이는 비현실적인 방안이다. 땔감도 부족한데 불을 때서 일부러 재를 만들어내기보다는 차라리 개인들이 만드는 농약을 사서 쓰는 편이 낫다고 판단하는 것이다. 강력한 통제에도 개인 제조 ‘가짜’ 농약이 시장에서 불티나게 팔리는 이유다.

소식통은 “중국산 농약도 있지만 1통에 20만 원(북한 돈)이라 너무 비싸고, 벌레가 잘 죽지 않아 인기가 없다”면서 “개인들이 만든 농약은 1통에 4만 원으로 싸면서 효과가 뛰어나서 올해도 농장들은 개인이 만든 농약에만 매달리고 있다”고 현지 분위기를 소개했다. 당국과의 신경전을 짐작해 볼 수 있는 대목이다.

문제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제대로 된 교육을 받지 못하다 보니 농도를 강하게 해서 농약을 살포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예를 들면 PCP라는 개인 제조 농약은 원래 물 1000, 농약 1의 비율에 맞춰야 하지만, 벌레만 죽으면 된다는 생각으로 과도하게 사용하고 있다고 한다.

소식통은 “국가가 영농조건을 보장하지 못하는 조건에서 돈이 없는 농장들은 수확고에만 매달릴 수밖에 없는 것”이라면서 “이에 대해서는 농장 간부들부터 눈을 감고 있는 형편”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단속‧통제 강화에 판매자들은 농약을 시장에 내가지 않고 숨어서 팔고 있는 상황”이라면서 “어떻게든 근절되기 쉽지 않은 만큼 당국이 농장원들을 올바른 농약 사용에 대해 교육하는 방향으로 나가는 게 더 옳은 방법일 것”이라고 부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