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29일 새로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인 ‘화성-15형’ 발사에 성공했다고 발표하며 사실상 국가핵무력 완성을 선포했다.
북한은 이날 낮 ‘중대보도’를 통해 발표한 정부성명에서 “조선노동당의 정치적 결단과 전략적 결심에 따라 새로 개발한 대륙간탄도로켓 화성-15형 시험발사가 성공적으로 진행됐다”고 밝혔다고 조선중앙방송이 전했다.
성명은 “김정은 동지는 새 형의 대륙간탄도로켓 ‘화성-15’형의 성공적 발사를 지켜보시면서 오늘 비로소 국가핵무력 완성의 역사적 대업, 로켓 강국위업이 실현되였다고 긍지 높이 선포했다”고 전했다.
북한이 이번에 발사한 ‘화성-15형’은 고도가 4천500㎞를 넘고 비행 거리는 1천km에 가까운 것으로 파악돼 사정거리가 역대 최장인 미사일로 평가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 미사일이 정상 각도로 발사됐다면 미국의 수도인 워싱턴 DC까지 도달할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실제로 성명은 “대륙간탄도로켓 화성-15형 무기체계는 미국 본토 전역을 타격할 수 있는 초대형 중량급 핵탄두 장착이 가능한 대륙간탄도로켓”이라며 “지난 7월에 시험 발사한 화성-14형보다 전술 기술적 재원과 기술적 특성이 훨씬 우월한 무기체계”라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 국가정보원은 북한의 ICBM급 도발에 대해 “이번 시험 발사 배경은 미국에 대한 타격 능력을 과시하는 한편 중국의 대북 제재에 대한 불만을 표출하기 위한 의도”라고 분석했다.
국회 정보위원회 더불어민주당 간사인 김병기 의원에 따르면 국정원은 이번 미사일 발사가 “내부적으로 체제 결속 도모 목적도 있다”며 “앞으로 북한의 외교 고립이 심화되는 가운데 계속되는 도발과 국제사회 압박 강화로 정세 긴장이 고조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이와 관련 전현준 우석대 초빙교수는 데일리NK와의 통화에서 “북한은 그동안 미국과 중국의 태도를 지켜본 것 같다”며 “대북압박정책이 약화될 가능성이 있을 경우에는 미사일 실험을 안 했겠지만 협상 가능성이나 대북정책의 완화가 불가능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도발을 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유동열 자유민주연구원 원장은 “북한의 ICBM급 미사일 발사실험 성공(발표)은 김정은의 통치역량을 과시하고 체제 공고화로 이어질 것”이라며 “최근 북한 핵과 미사일 발사로 인해서 유엔 및 국제사회가 북한에 대한 제재 국면에 돌입했기 때문에 ‘니들이 제재를 해도 우리는 멈추지 않는다’라는 의지를 보여주는 다목적 효과를 얻으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처럼 북한의 계속된 미사일 기술 개발이 미국 본토를 사정권에 두는 역량 확보 과정의 일환이라는 점이 분명히 드러난 만큼 향후 미국의 초강경 대응이 예상된다. 우선 유엔 안보리를 통한 추가 대북제재를 추진하는 방안과 함께 ‘세컨더리 보이콧’ 등 독자 제재도 본격화 할 것으로 점쳐진다.
특히 미 정부와 의회 내에서 일부 제기되고 있는 군사적 옵션의 사용 가능성도 적극적으로 검토될 가능성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전 교수는 향후 미국의 대응에 대해 “북한이 상당히 오랜 준비 끝에 미국 본토까지 공격할 수 있는 ICBM을 개발했기 때문에 미국은 경악을 금치 못하고 있을 것”이라며 “군사적 수단까지 사용할지는 미지수이지만 군사적인 수단을 제외한 모든 방법을 총동원해서 북한을 압박하고 대화의 테이블로 끌어내기 위한 여러 가지 노력을 계속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유 원장은 “트럼프 정부 출범 이후로 공공연히 군사적 옵션을 취하겠다는 말을 했지만 아직 한 번도 실행한 적이 없다”며 “실제로 한국전쟁 이후에 북한의 크고 작은 대남, 대미 도발이 있었지만 그 동안 미국이 제대로 북한을 응징한 적이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런 게 학습효과가 돼서 미국은 페이퍼 타이거, 종이호랑이에 불과하다는 인식을 줄 수도 있다”며 “이번에 북한이 한 도발에 대해서는 낮은 단계로라도 군사적 대응조치를 취해서 북한이 더 이상 군사모험주의에 빠지지 않도록 하는 것이 필요한데, 과연 트럼프 행정부가 이런 군사적 조치를 행할지는 의문”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