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주민들에게 올해 3월 1일은 대보름(2일)을 하루 앞둔 ‘큰 장날’로 인식되는 분위기라고 소식통이 알려왔다.
3‧1절은 우리 민족이 일제의 지배에 항거하며, 한국의 독립 의지를 세계에 알린 날을 기념하는 날이다. 한국에서는 유관순 열사를 비롯한 순국선열들을 추모·애도하며 민족정신을 되새기는 각종 기념행사들이 진행됐지만, “(북한 주민들은) 유관순도 3‧1절 의미도 잘 모른다”는 것이 소식통의 설명이다.
평안북도 소식통은 1일 데일리NK와의 통화에서 “오늘은 봄을 맞는 첫 장날이어서 종합시장은 발 디딜 틈이 없다”면서 “도시 주민들은 가축종자 구매하러, 농촌 주민들은 집에서 기른 새끼돼지‧개‧병아리와 어미 염소까지 팔러 나왔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소식통은 이어 “또한 대보름 하루 앞뒀기 때문에 액풀이(고사)용 돼지머리와 검정 닭이 불티나게 팔려나가고 있다”며 “최근 경제가 어려워 살기 힘들어진 주민들이 보름달 뜰 때 신령님께 운수를 빌려고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강력한 대북 제재에 따른 정세 긴장과 경제난이 지속되면서 미신에 기대려는 주민들이 늘어나고 있다는 것으로, 김정은 체제에 대한 주민 신뢰 하락도 엿보인다.
또한 3·1 인민봉기라고 선전하는 3·1절에 대한 관심도 지속 떨어지고 있다.
소식통은 “(김일성이) 3‧1절 독립만세 불렀다는 정도는 배워서 알고 있지만 그런 건 누구도 관심 없다”고 말했다. 먹고 살기 바빠 정치에 관심을 두려는 주민들이 줄어들고 있다는 점이 읽혀지는 대목이다.
한편 북한은 3·1운동도 김정은 일가 우상화를 위해 활용하고 있다. 3·1운동이 시작된 곳은 충청도 ‘아우내 장터’가 아니라 평양이고, 핵심 인물은 유관순 열사가 아니라 김형직(김일성의 아버지)이다. 또한 김일성은 7살의 나이로 ‘대한독립 만세’를 외치며 3·1운동에 참여했다고 선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