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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과 2006년 두 해에 걸쳐 유엔총회에서 통과된 ‘북한인권결의안’은 북한인권의 심각성에 대한 전 세계의 공감대를 이끌어냈다.
결의안이 채택되기까지는 수많은 사람들의 노력과 땀이 뒷받침됐지만, 그 중에서도 세계기독연대(CSW) 엘리자베스 바사 변호사의 활약은 단연 독보적이었다.
지난 7년간 유엔 무대를 누비며 북한 인권의 심각성을 알려온 바사 변호사는 내년 2월 북한인권보고서 발표 준비를 앞두고 한국을 찾았다. 바사 변호사를 26일 데일리NK 사무실에서 만났다.
그는 작은 체구와 맞먹는 가방 안에 한국에 와서 수집한 북한인권 실태 자료들을 가득 담고 사무실을 찾았다.
바사 변호사는 보고서를 통해 북한인권문제가 국제법상으로 어떻게 접근가능한지를 집중적으로 다룰 계획이라고 했다. 그는 선언적인 활동보다는 법제 연구를 통해 실제적인 북한인권 개선 방안을 찾아보겠다고 했다.
바사 변호사는 탈북자들을 처음 만났던 것이 굉장히 충격적인 경험이었다고 회상했다. 그는 “이제까지 그렇게 참혹한 얘기를 들어본 적도 없었고, 국제변호사로써 이 얘기에 관심을 갖지 않는 것은 정당하지 않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바사 변호사는 인터뷰에서 북한인권상황에 개선하기 위해 무엇보다 유엔이 적극적인 활동을 펼쳐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는 “유엔인권이사회의 활동에 큰 실망감을 느낀다. 앞으로 얼마나 현실적인 활동을 펼칠지 모르겠지만, 북한인권 탄압 현실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적극적으로 활동해줄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특히 “북한이 인권특별보고관에 전혀 협조하지 않은 상황에서, 좀 더 현실적이고 구체적인 방안이 준비돼야 한다”면서 “지금은 사무총장이 나서서 이 문제에 대처할 때가 되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북한 내에서 벌어지는 기독교인들에 대한 철저한 탄압에 심각한 우려를 나타냈다.
그는 “정확한 통계수치를 갖고 있진 않지만, 북한 내 기독교인들에 대한 박해는 굉장히 철저하고 광범위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며 “우리가 내린 결론은 북한 내 기독교인에 대한 학대가 지구상에서 최악은 아닐지라도 최악 중 하나라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엘리자베스 바사 변호사 인터뷰 전문]
– 한국에 여러 번 방문한 것으로 알고 있는데, 이번 방문의 목적은 무엇인가?
첫 번째로 2007년 한국에서 ‘북한을 위한 기도회’ 제정을 위해 방문했다. 또 하나의 목적은 지금 북한인권상황에 관한 보고서를 작성하고 있는데 보고서에 대한 한국 내 북한인권 활동가들의 의견을 듣기 위해서이다.
– 보고서에는 어떤 내용이 담겨 있나
CSW에서는 지난 6년 동안 북한 인권문제에 관심을 가져왔는데 활동들을 정리하는 차원에서 보고서를 작성하려고 한다. 지금은 초안 단계라서 여러 사람들의 의견을 듣고 있는 중이다.
그동안 유엔 등지에서 북한인권결의안이 통과됐지만 아직도 북한에 있는 사람들은 극심한 인권침해로 고통 받고 있다. 북한 인권상황을 구체적으로 개선될 수 있도록 무엇인가 해야 한다는 것이 우리의 목표이다. 그래서 국제법적으로 (북한인권 개선을 위한) 어떤 방법이 있는지 연구하려고 한다.
북한 인권문제가 국제법상으로 어떻게 취급돼야 하는지가 보고서의 주 내용이다.
2월 말까지 완성될 이 보고서는 주로 여러 인권단체와 기구 등지에 배포할 것이다. 보고서가 유엔인권결의안 채택에 영향을 미칠 수 있도록 유엔에도 적극 알릴 생각이다. 필요하다면 기자회견도 개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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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제사회에 북한인권의 심각성을 알리는 활동을 초창기부터 해왔다. 그동안 국제사회의 흐름을 변화를 평가한다면
상당히 의미있는 발전이 있었다고 생각한다. 처음 활동을 시작할 때는 북한인권문제에 대해 알고 있는 사람도 없었고 알려고 하는 사람도 많지 않았었다. 그 후에 주로 유엔을 중심으로 결의안들이 채택되며 관심을 갖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이런 것들을 큰 성과라고 본다.
– CSW는 전 세계의 종교자유를 위해 활동하고 있다. 북한의 종교 자유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우리는 자기 목소리를 낼 수 없는 사람들을 대신해 목소리를 내는(voice for voiceless) 대변자의 역할을 하고 있다. 사람들에게 북한 기독교 신자들의 참상에 알리는 일은 하지만 직접적으로 돕는 활동은 하고 있지 않다.
그동안 우리는 북한 기독교인들의 실상을 알기 위해 많은 탈북자들을 만나 얘기를 들었다. 그 후 우리가 내린 결론은 북한 내 기독교인에 대한 학대가 지구상에서 최악은 아닐지라도 최악 중 하나라는 것이다.
– 북한의 종교 실태를 구체적으로 설명한다면
정확한 통계수치를 갖고 있진 않지만 북한 내 기독교인들에 대한 박해는 굉장히 철저하고 광범위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탈북자들은 예수를 믿으면 온 가족이 몰살당하기 때문에 종교를 갖는다는 것은 너무나 위험한 일이라고 입을 모은다. 또한 기독교인이라는 이유로 공개처형 당한 사람을 봤다는 증언들을 들으며 북한 내 기독교 박해가 심상치 않은 상황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리고 또 남한에 정착한 탈북자들이나 북한인권 연구가들을 만나며 북한에서 기독교 신앙은 상당히 중대한 범죄로 취급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래서 우리도 나름대로 조사원들을 중국에 파견했는데, 그분들의 결론도 결국 같은 것이었다. 북한에서는 기독교인에 대한 철저한 탄압이 자행되고 있다.
– 한국 정부가 북한인권문제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다는 것을 알고 있을 것이다. 이를 어떻게 생각하는지
내가 한국사람도 아니고 외부자의 입장에서 뭐라고 말하긴 어렵지만 객관적인 북한의 실태를 볼 때, 또 국제사회의 표준에 비교해 볼 때 북한 내 인권 침해 상황이 보통 수준이 아니라는 것은 엄연한 현실이지 않는가. 여기에 대해 우리가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생각해봐야 한다.
– 2007년에는 유엔인권이사회가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가고, 유엔총회에서는 반기문 총장이 북한인권실태에 대한 보고서를 제출하기도 하는데, 올 한해 북한인권운동의 흐름을 전망한다면
먼저 인권위원회를 개혁하자는 의미에서 만들어진 인권이사회의 활동이 실망스럽다고 평가하고 싶다.
앞으로 인권이사회가 현실적으로 활동에 도움이 될런지는 두고 봐야 하겠지만, 앞으로 북한인권 탄압 현실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적극적으로 활동해줄 것을 기대한다.
북한이 인권특별보고관에 전혀 협조하지 않은 상황에서, 좀 더 현실적이고 구체적인 방안들이 강구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유엔 사무총장이 책임을 지고 이 문제에 대해서 대처해야 할 때가 되었다고 생각한다. 유엔은 그 자체가 인류의 인권신장을 위해 일하는 곳이다. 지금까지 유엔은 해야 할 일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
유엔이 보다 이 문제에 관심을 가지고 북한 강제 노동수용소 등에 대한 철저한 조사를 착수하기를 바란다.
– 최근 북한 핵 문제에 대한 국제사회의 관심이 높아지며, 인권 문제는 상대적으로 중요시하게 다뤄지지 않고 있다.
핵문제로 인해 북한에 주목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그러나 지금 이 시간에도 고통당하고 있는 북한 주민들을 생각 할 때, 북한의 인권문제는 절대로 우리가 묵과할 수 없는 심각한 사태다. 북핵문제도 심각하긴 하지만 인권적 차원에서 인권침해 사례는 보다 더 중요한 문제라고 생각한다.
– 앞으로의 활동 계획은?
우선은 보고서 발간하는 일에 집중할 것이고, 유엔에 가서 국제 활동을 더욱 증진시키기 위해서 활동할 것이다. 이런 활동들을 통해 손정남 씨의 경우처럼 북한 주민들이 직접 자신들의 의사를 발표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