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응원단 훈련 돌입…“南걸그룹 모방 춤도 과감히 선보일 듯”



지난 2003년 8월 대구 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계 유니버시아드 대회 개회식에서 북한 응원단이 응원하는 모습. /사진=연합

2018 평창동계올림픽에 참가할 북한 응원단이 본격적인 교육과 훈련에 돌입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9일 남북 고위급회담을 통해 파견이 합의됨과 동시에 관련 동향이 감지됐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대북 소식통은 11일 데일리NK와의 통화에서 “평창올림픽에 파견될 응원단 선발과 관련된 서류는 이미 내적으로 작년 연말에 끝났다”면서 “공식 참가가 선전매체로 보도(10일)되면서 평양시 각 체육관에서 현재 본격적인 훈련과 교육이 시작됐다”고 말했다.

소식통은 이어 “북한은 2월 평창올림픽 기간 텔레비전과 라디오방송을 통해 선수단의 경기는 물론 응원단의 율동과 활동상을 집중 보도해 주민들이 시청하도록 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평창올림픽에 집중되는 세계적 관심을 내부 주민들에게 전달해, 내부 결속을 꾀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미인계 전술?…“핵 강대국의 힘을 문화 위력으로 과시하라”

북한 응원단이 평창에 온다면 13년 만에 모습을 드러내는 셈이다. 북한의 응원단은 2002년 부산하계아시안게임에 처음으로 모습을 드러내면서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2003년 대구하계유니버시아드, 2005년 인천아시아육상선수권대회 때도 인기를 모았다.

이는 북한 응원단이 오랫동안 기량을 쌓은 여성들로 구성돼 있고, 비교적 나이가 젊고, 미모가 뛰어났기 때문이다. 금성학원 출신인 김정은의 부인 리설주도 응원단에 포함된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화제를 모았다.

이번 평창올림픽에 파견될 응원단 역시 예술 인재를 양성하는 금성학원과 평양연극영화대학 출신이 중심이 될 것이라고 소식통은 전했다. 김정은 체제 이후 처음으로 국제사회에 모습을 드러내게 될 응원단 역할은 핵 강국을 자처하는 북한의 ‘위력’을 과시하는 것이라고 한다.

소식통은 “당국이 진행하는 교육의 핵심 내용은 ‘핵 강대국으로 우뚝 솟은 공화국(북한)의 힘을 문화 위력으로도 과시하라’는 것”이라면서 “대북 제재에 동참한 세계 각국의 인식을 변화시키는 동시에 (북한) 주민들의 불안도 해소시키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남한의 민심을 북한에 우호적으로 바꾸려는 의도도 내포돼 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그는 “이번 응원단은 기존 응원방식에서 벗어나 남한의 걸 그룹 못지않은 춤동작을 선보이게 될 것”이라면서 “조선예술과 문화가 세계적 수준에 올라섰다는 것을 과감하게 보여주면서 국제시선을 집중시키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응원단 최종 선발 발표 아직 안해…치열한 경쟁 승자는 ‘재력’ 있는 자”

소식통에 의하면, 응원단 최종 선발 발표는 이달 중순 이후다. 키 165cm이하는 안 되며 170cm을 우선적으로 뽑는다. 인물이 좋아도 키가 작으면 탈락이다. 올림픽 개최지가 적대국인 남한인 만큼 8촌까지 성분 문제가 없어야 하며 특히 탈북자 가족은 제외된다. 또한 최근 사상동향자료를 꼼꼼히 체크한다. 탈북 가능성을 사전에 차단하려는 조치라고 한다.

그러나 소식통은 “금성학원 출신이 대부분이어서 성분은 문제없으며 인물도 곱기 때문에 선발기준은 종잇장 차이로 경쟁력이 치열하다”며 “승자가 되려면 재력이 있어야 한다. 서류를 작성하는 중앙당 조직부에 바치는 뇌물재량에 따라 응원단에 최종 합격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국가대표 선수 출신 김원(가명, 2010년 탈북) 씨는 “평양연극영화대학 출신 딸을 응원단에 넣으려고 뛰어 다녔지만 끝내 항일 투사 자녀에게 밀린 적이 있었다”며 “또한 국가대표선수들도 남조선에 가는 걸 갈망하지만 돈이 없으면 선수든, 응원단이든 끝내 실패한다”고 증언했다.

설송아 기자
북한 경제 IT 석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