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북중 접경지역에서 활동하는 대북 ‘송금 브로커’들이 국가보위성(우리의 국가정보원)에 체포돼 구금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고 소식통이 전해왔다.
양강도 소식통은 20일 데일리NK와의 통화에서 “최근 국경지역은 물론이고 전국에서 송금작업으로 보위부에 걸려 들어가는 사람들이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소식통은 이 같은 보위성의 대대적인 체포·구금 작업은 송금 브로커로부터 ‘뇌물’을 받기 위한 의도라고 설명했다.
흔히 국가보위성이나 인민보안성(우리의 경찰)은 북한에서 불법행위로 간주되는 대북송금을 눈감아주는 대가로 중간 단계에서 송금액의 일부를 갈취하거나 상납받고 있는데, 그보다 더 많은 돈을 챙기기 위해 매개자인 송금 브로커들을 잡아들여 뇌물을 받으려는 것이라는 얘기다.
소식통은 “어떤 사람들은 ‘보위부가 송금 작업에 협력하는데 왜 그런 일이 있냐’고 하기도 한다. 그러나 보위부는 수수료(상납금)가 적다는 이유로 벌금을 물리기 위해 일단 체포를 하고, 조사과정에서 뇌물을 받은 후에야 사람(브로커)을 내보낸다”고 전했다.
특히 소식통은 최근 들어 이 같은 움직임이 활발해진 것과 관련, “4월 15일 태양절(김일성 생일)을 맞아 보위부도 돈이 필요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국가 최대 명절인 태양절을 맞아 당국에 바칠 자금이 절실해진 상황에서, 이를 충당하기 위한 방법으로 송금 브로커를 공략한 것이라는 게 소식통의 설명이다.
이밖에 소식통은 보위성이나 보안성에 붙잡힌 송금 브로커가 풀려나기 위해 뇌물로 바치는 금액은 내륙지역에 비해 국경지역이 더 크다고 전했다.
소식통은 “국경지역 보위부나 보안서가 입이 크기 때문에 한 번 걸리면 무조건 1만 위안(元, 약 170만 원)을 낸다”며 “내륙지역에서는 국경지역에서 송금하다 단속에 걸린 브로커가 내는 돈의 절반 정도만 줘도 대단한 돈이라고 생각하고 좋아한다”고 말했다.
한편, 앞서 지난 2월 본보는 함경북도 소식통을 인용해 최근 북중 국경지역 도(道) 보위부가 송금 브로커들을 위협해 이전보다 더 높은 비율의 수수료를 물어 송금액을 갈취하고 있다고 보도한 바 있다.
당시 이 소식통은 “결국 힘이 없는 주민들이 또 한 번 눈물을 쏟아야 하는 일이 발생하는 것”이라며 “우리나라(북한)가 먹을 걱정 없이 잘 살게 될 때까지 이런 부조리는 사라지지 않을 것 같다”고 토로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