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지난달 ‘준전시 상태’를 선포하고 한반도 군사적 긴장을 고조시키기 위해 고암포 앞 바다에 전진 배치시켰던 공기방석정(공기부양상륙정) 20여척이 엔진 소음과 총격에 약한 고무 공기통 사용으로 실질적인 작전 수행이 어렵다는 증언이 나왔다.
평안남도 군(軍) 소식통은 17일 데일리NK와의 통화에서 “지난달 21일 갑작스런 준전시상태 명령이 하달되면서 전연(前緣)부대에서는 한동안 긴장된 분위기가 조성됐다”면서 “때마침 남북 고위급 회담이 성사되어 긴장상태가 완화되기 시작하자 대부분 군인들은 ‘참다행’이라며 안도의 숨을 내쉬었었다”고 전했다.
이어 소식통은 “우리 군인들은 자기(북한) 수준을 너무나 잘 알고 있을 뿐 아니라 미국과 남조선 군사력에 대해서도 어느 정도는 알고 있다”면서 “서해상에 투입되었던 20여척의 해군 공기방석정 부대 해병들은 자기네를 가리켜 ‘치면치는 대로 얻어맞는 백자루(샌드백) 부대’로 말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소식통은 “지난달 23일경 평안북도 철산군에 배치됐던 20여척의 공기방석정이 황해남도 앞바다에 투입돼 한반도는 한동안 긴장됐었지만 이 방석정은 엔진소리가 10리 밖에서도 들릴 정도로 큰데다 고무로 둘러싼 커다란 공기통은 기관총탄 몇 발만 맞아도 그 자리에 풀썩 주저앉고 만다”고 설명했다.
소식통은 “높은 마력을 내야하는 공기방석정은 그만큼 소리가 큰 것이 특징이다”면서 “더욱이 구소련 함선용 엔진 ‘M400’을 라진군수공장에서 개조해 만든 ‘라-15기관’을 북한의 고속함선용 엔진으로 장착했는데 이 엔진의 소음이 심하다”고 설명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바닷물 저항을 최소화시키기 위해 고무보트와 같은 공기통 위에 선박을 올려 놓은 공기방석정은 물의 잠김 면이 좁고 고무보트 아래의 수십 개 구멍에서 높은 압력의 공기를 내뿜어 속도를 낸다. 하지만 철로 된 선박 변두리에 구멍 나기 쉬운 고무로 된 공기통을 부착했기 때문에 총탄이나 파편에 매우 취약하다. 자동차 타이어가 펑크 나면 차가 주저앉는 식이라는 것이 소식통의 설명이다.
해당 부대 군인들 반응과 관련 소식통은 “상부는 이번에 공기 방석정과 잠수함을 서해 해상에 대량 배치시켰지만 승산이 없는 허세에 불과했다”면서 “당시 공기방석정에 승선한 병사들은 ‘우리들은 총알받이와 같은 운명’이라 말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또 소식통은 “서해 함대에 소속된 잠수함 군인들은 언제 침몰할지 모를 노후한 함선을 놓고 늘 불안을 느끼고 있다”면서 “특히 남조선 해상에는 어민들이 쳐 놓은 양식어장이 많아서 자칫하면 고기그물에 감겨 ‘독안에든 쥐 신세’가 될 수 있다는 위기감에 고민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끝으로 소식통은 “각 부대 군인들은 전쟁 대비차원에서 ‘적군’ 과목을 학습하는데 이를 통해 남조선과 미군의 주요무기에 대해 알게 된다”면서 “적군 과목을 학습하면 할수록 군인들은 미군과 남조선의 무기와 우리(북한)무기를 비교하게 되고 곧 엄청 큰 차이가 난다는 것을 알게 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