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정상회담이 나흘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북한 간부들 속에서 회담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고 소식통이 알려왔다.
평양 소식통은 8일 데일리NK와의 통화에서 “중앙당 간부들 속에서는 조미(북미) 정상회담에 대해 당국과 생각이 다른 사람들이 많다”면서 “‘원쑤(원수)인 미제(미국)마저도 김정은을 지지하면 정부는 더 배짱을 갖고 호령할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고 말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북한 간부들은 이번 북미 정상회담을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지원과 투자를 노리고 벌이는 ‘쇼’라고 보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이번 회담을 통해 김정은 체제를 유지할 명분을 제공하면 공포 정치는 오히려 강화될 수 있다는 우려다.
때문에 일각에서는 “우리는 전보다 더 묶여 버릴 신세가 되고 말 것” “미국 대통령은 왜 이런 회담을 하려고 하는 것인가”라는 원망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고 한다.
이는 그동안 처형 및 출당·철직 등 일삼는 등 김정은식(式) 공포정치에 억눌려왔던 간부들이 김 위원장의 권한 강화를 우려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또한 이런 우려는 북한 당국이 미북 정상회담 날짜가 확정된 이후 연일 간부들 대상으로 정치교양 사업을 진행하면서 더 확산되는 양상이다.
소식통은 “조미 회담이 가까워 올수록 간부들의 회의는 더 잦아지고 회의 집행자는 엄숙한 분위기로 모임을 이끌어 가고 있다”면서 “‘사상적으로 건전해야 적들과의 싸움에서 승리할 수 있다‘는 식으로 맹렬하게 다그치는 바람에 오히려 혼란을 느끼는 간부들이 많은 것 같다”고 말했다.
양강도 소식통도 “간부들은 가까운 사람들끼리 모여 앉으면 ‘조미 회담이 어떻게 될 것인가’를 먼저 이야기 하고 있다”면서 “지금 북한 사회는 간부들이 가장 동요하고 있으며 조미 회담을 지켜보는 자세가 당국의 뜻으로 흐르지 않기를 바라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들은 별다른 개혁 없이 ‘본인들이 편하게 돈 벌 수 있는 세상을 원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