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은 12일 3차 핵실험을 강행한 후 미국이 대북제재에 앞장선다면 추가 핵실험을 실시하겠다고 경고했다. 북한의 장거리 미사일 발사 이후 유엔 안보리 결의 2087호가 추가 발동했지만 북한의 핵도발은 멈출 기미가 없다. 북한이 스스로 핵을 포기할 가능성이 제로에 가까워진 만큼 중국을 통한 체제 압박을 포함해 레짐체인지(Regime Change)도 거론되고 있다.
김태우 전 통일연구원장(사진)은 14일 데일리NK와의 인터뷰에서 핵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국제사회의 제재와 함께 북한을 변화시키려는 노력이 병행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김 전 원장은 “(북한이) 핵을 필요로 하지 않는 나라로 변화시켜야 한다”면서 “북한의 인권문제를 개선하고 민주화에 힘써야 한다”고 말했다. 북한인권이 개선된 상황에서 북핵문제로 인한 유엔의 대북제재를 불평하는 주민 반응이 나오게 되면 북한 정권도 핵을 포기할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 전 원장은 이를 위해 단계적 변화 노력을 지속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점진적으로 북한 사회가 주민의 복지를 무시할 수 없도록 만든다면 핵을 버릴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언론자유, 종교자유 등 민주화를 불어 넣어야 한다. 이런 작업이 북핵을 해결하는 길”이라고 강조했다.
국제사회의 대북제재에 대해 “중국이 제재에 적극 동참하지 않으면 구멍이 생기고 실효성이 떨어진다”면서도 “안보리 결의안은 실행이 되지 않더라도 대북제재의 합법성을 부여하는 문건이기 때문에 그 자체로 중요한 의미가 있다”라고 말했다.
그는 “지금까지의 대북결의안이 통과되면서 중요한 내용은 대부분 들어가 있다”며 “새로운 결의안을 만든다면 유엔헌장 제7장 42조에 근거한 결의안을 만드는 것이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이어 그는 “중국의 반대에 부딪힐 것”이라면서도 “다음 대북 결의안의 관전포인트는 42조의 명시 여부”라고 덧붙였다.
유엔헌장 제7장(평화에 대한 위협, 파괴 및 침략행위에 관한 조치)의 42조는 군사적 강제조치를 명시하고 있다. 그동안의 안보리 결의안은 41조(비군사적 강제조치)에 근거해왔지만 42조를 명시한 결의안이 통과된다면 제재의 차원이 달라질 것이라는 설명이다.
김 전 원장은 북한의 핵 능력에 대해 “1세대 핵폭탄의 경우 완성단계에 가까워졌다”면서 그는 “합리적으로 추정해본다면 우라늄 실험을 했을 것이다. 만일 우라늄탄 실험으로 밝혀진다면 핵무기 대량생산의 서곡으로 봐야한다”고 말했다.
북한은 우라늄의 경우 세계 최대의 매장량을 자랑하고 있지만 2008년 이후 원자로 가동이 중단돼 플루토늄 보유량은 제한적이다.
핵탄두의 소형화·경량화 수준에 대해서는 그는 “반세기가 넘는 핵개발 기간, 핵개발에 대한 정권의 의지, 대미협상 카드의 필요성, 위성을 위장한 장거리 미사일 개발 등을 종합하면 소형화·경량화에 상당한 노력을 기울였다는 것”이라며 “상당한 수준일 것이라고 봐야한다”고 말했다.
김 전 원장은 추가핵실험에 가능성에 대해 “북한은 핵실험을 할 충분한 동기를 가지고 있다”면서 하지만 “북중 관계를 고려해야 하기 때문에 마음 놓고 핵실험을 할 수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특정한 계기나 빌미가 생기면 핵실험에 나설 수 있다”고 예상했다. 더욱 강력한 안보리 제재안이 통과될 경우 이를 빌미로 추가 핵실험을 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