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日 모두 한발뒤로…北 “요도호 납치범 日접촉 가능”

▲ 일본 미네 요시키 수석대표 ⓒ교도통신

몽골 울란바토르에서 5~6일 이틀에 걸쳐 열렸던 북한과 일본간 국교정상화 실무회의가 구체적 성과 없이 막을 내렸다. 그러나 북일 양측은 향후 대화의 여지를 열어뒀다는 점에서 긍정적 평가를 내리고 있다.

북한 대표단의 김철호 외무성 아시아국 부국장은 6일 회담 뒤 기자회견에서 “양측은 국교정상화를 위해 성실히 노력하기로 의견을 모았으며, 향후 성의를 갖고 빈번히 협의를 계속해 나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북한의 입장을 대변하고 있는 조총련 기관지 조선신보도 울란바토르발 기사에서 “납치 문제와 관련한 말을 들은 다음에도 감정이 크게 상하지 않은 조선 대표단의 표정으로 미뤄 일본 대표단이 하노이 회의의 전철을 밟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전하며, 이번 회의의 분위기가 지난 3월 하노이 1차 실무회의 때에 비해 다소 누그러졌음을 시사했다.

1차 회의 당시에는 일본 측이 납치자 문제를 꺼내자마자 북한 대표단이 자리를 뜨며, 회의 자체가 결렬됐었다.

일본 측 미네 요시키 수석대표도 “납치문제 등 양국 현안이 해결된 것은 아니지만 의견을 교환키로 한 것은 성과”라며 “국교정상화를 향한 구체적 행동에 대해서도 협의키로 합의한 것은 장래에 연결될 수 있는 적극적 요소”라고 평가했다.

호주에서 열리는 APEC에 참석 중인 마치무라 노부타카 일본 외상도 이 날 “이틀간 진행된 북일관계 정상화 실무그룹 회의에서비록 구체적인 진전은 없었지만 앞으로 해결될 수 있는 토대를 닦았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그러나 핵심의제인 북한의 일본인 납치자 문제에 대해서는 양측이 모두 종전의 입장을 고수하며 진전을 보지 못했다.

김 부국장은 “납치 문제는 조일관계가 최악의 상태여서 논의할 단계가 아니다”며 “이 문제는 관계가 원만해져 신뢰가 구축될 경우에나 논의될 사항”이라고 밝혔다. 북한 측은 일본인 납치자 문제는 모두 해결되었다는 종전의 입장을 재차 강조했다.

일본 측은 이번 회의에서 일본인 납치 피해자에 대한 재조사와 일본 항공기 ‘요도호’ 납치범들의 신병 인도 등을 요구했다.

이와 관련 북한은 “일본 정부와 요도호 관계자가 협의할 문제”라며 “이를 위해 장소를 제공할 용의가 있다”고 말해 북한 내에서 양자 접촉을 주선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요도호 납치범 문제는 미국이 북한을 테러지원국으로 지정한 근거로 삼고 있는 사안으로, 북한의 이러한 적극적 태도는 테러지원국 조기 해제를 겨냥한 것으로 보여진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일본 납치자 문제는 모두 해결됐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 만큼 이에 대한 재조사 의사를 밝히는 것은 어렵지만, 요도호 납치범을 넘기는 문제는 충분히 선택 가능한 카드라고 분석하고 있다.

독일 세계지역연구소의 패트릭 커너 박사는 RFA와의 인터뷰에서 “북한 지도부 입장에서는 요도호 남치범들을 일본에 넘겨주는 문제는 일본측과 협상이 가능하다고 여길 것으로 본다”며 “그러나 북한이 납치범들을 일본에 넘기더라도 일본 여론이 납치 문제 해결에 대해 만족하지 않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커너 박사는 또 “일본이 이번 실무접촉에서 진지한 모습을 보인 것은 최근 6자회담이 진전되는 상황에서 방해자의 이미지를 보이지 않기 위해서”라고 지적했다.

한편, 북미 관계가 급속도로 진전되고 있는 상황에서 일본이 앞으로도 납치자 문제를 강하게 제기하기는 힘들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최대 동맹국인 미국이 북한과의 협상에 나서고 있는 상황에서 일본이 독자적으로 반대의 목소리를 내는 것이 부담으로 작용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그러나 북한에 대한 강경 노선으로 국민들의 지지를 얻었던 아베 정권의 입장에서는 납치자 문제에 관한 적당한 타협이 어느 선에서 가능할 수 있을지를 두고 딜레마에 빠질 수 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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