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의류·방제공장 ‘활로’ 찾자 北 노동자들 ‘안도의 한숨’

소식통 "18시간씩 일하면서도 좋아해…경영난 겪는 공장 노동자들은 다른 일거리 찾아나서"

중국 지린(吉林)성의 한 의류공장에서 일하고 있는 북한 노동자들의 모습. /사진=데일리NK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경영난에 시달렸던 북-중 접경지역의 중국 의류·봉제 공장들이 최근 중국 당국으로부터 허가를 받아 마스크와 방호복 제작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해당 공장에 파견된 북한 노동자들과 관리자들이 안도감을 나타내고 있다는 전언이다.

중국의 대북 소식통은 6일 데일리NK에 “지린(吉林)성의 중국 공장들이 코로나 때문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 그중에서도 봉제업이나 의류 제작업을 하는 공장들은 재빠르게 정부의 허가를 받아 마스크와 방호복을 제작하고 있어 조금씩 숨통이 트이고 있다”며 “이런 상황은 이들 공장에서 일하는 조선(북한) 노동자들에게도 희소식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이 수출용 의류 임가공 공장들은 코로나19 사태로 생산과 수출에 타격을 입으면서 한동안 수익을 내지 못해 경영상의 어려움을 겪어왔으나, 최근 일부 공장들이 중국 당국으로부터 허가를 받아 마스크와 방호복 제작하는 등 해외 수출 및 판로 개척에 나서고 있다.

북한 노동자들이 다수 파견돼 있는 중국 랴오닝(遼寧)성의 일부 의류공장들도 최근 마스크와 방호복 제작에 뛰어든 것으로 알려졌다.

단둥(丹東)에서 활동하는 한 북한 무역일꾼은 “미국과 구라파(유럽)에 5월까지 마스크와 방호복 수출이 잡혀 (기계를) 쉬지 않고 돌리는 공장이 있어 우리나라(북한) 노동자들이 새벽부터 나가 18시간씩 일을 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그는 “두 달 동안 쉬다가 갑자기 하루에 18시간을 일하려니 코피가 터지는 사람들도 많이 나오고 있다”면서 “그래도 일을 많이 하니까 공장에서 1500~1800원(위안) 주던 월급을 3000원으로 올려준다고 해 다들 좋아하긴 한다”고 현지 분위기를 전했다.

코로나19에 따른 중국 공장들의 경영 사정 악화로 북한 노동자들의 임금 체불 우려도 제기된 바 있으나, 일부 공장들이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활로를 모색하면서 북한 노동자들이 제대로 월급을 받고 일할 수 있는 상황이 전개되고 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이에 북한 당국에 바칠 ‘충성자금’을 마련해야 하는 관리성원이나 무역 책임일꾼들은 걱정을 한시름 덜고 안도의 한숨을 내쉬고 있다.

실제 한 북한 관리성원은 “그간 (중국 공장에) 눈치도 보였고 (충성)자금 때문에 스트레스도 많이 받았는데 이제야 일을 할 수 있게 됐다”며 “일단 (노동자들이) 먹는 것도 많이 좋아졌고, 이대로 계속 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여전히 경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공장에 파견된 북한 노동자들은 돈을 벌 수 있는 다른 일거리를 찾아 나서고 있다는 전언이다.

이와 관련해 대북 소식통은 “지난해 러시아에서 들여온 마른 명태를 가공하는 공장이 허룽(和龍)시에 많은데 조선 노동자들이 지금 이곳에 대거 파견을 나가 손으로 명태를 한참 두드리는 일을 하고 있다”면서 “물론 전에도 이곳에서 조선 노동자들이 일하고 있었는데 최근에 일거리를 찾아 다른 지역에서 온 조선 노동자들도 많다”고 전했다.

한편, 최근 다시 문을 연 중국 내 북한식당은 여전히 찾는 손님이 없어 개점휴업 상태에 빠져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북중 접경지역의 한 북한식당 관계자는 “식재료도 사오고 청소도 다하고 전보다 잘 꾸렸는데 지금 오는 사람이 없다”며 “차라리 공장에 나가는 게 나을 것 같다”며 답답한 심경을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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